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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는 특집 일러스트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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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증기와 활동사진 (집필 : 오카노 토야)
희미하게 달콤하고 싱그러운 봄바람이 불었다.
와삭와삭하고 벚나무가 흔들리면서 얼마 남지 않은 꽃잎이 흩날린다. 활짝 핀 꽃잎이 얼마 전까지 한창이었지만, 지금은 무성하게 자란 푸른 잎사귀들이 우거져 햇빛에 짙은 초록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하이자쿠라 "킁킁......"
노면전차에서 내려 흑묘정으로 귀가하는 길, 가슴에 안은 종이봉투를 조금 열고서 하이자쿠라는 코를 킁킁거리고 있었다.
우사미 "냄새 좋아?"
하이자쿠라 "정말 향기로워요!"
호키보시 "커피 원두 향기는 각별하죠~"
들뜬 듯 걷고 있는 하이자쿠라 옆에서 호키보시 씨가 활짝 웃고 있다.
우사미 "커피란 게 이렇게 종류가 많은 줄 몰랐네요."
한낮 무렵 커피콩 도매업자를 만나러 갔다.
무려 새로운 수입처를 확보했다는 모양으로, 그동안 국내에 유통되지 않던 산지의 콩이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여럿 듣고 시제품까지 듬뿍 받아 버렸다.
호키보시 "이전에는 커피콩을 거의 구할 수 없었으니, 지금이 마치 꿈만 같네요."
하이자쿠라 "뮤, 그런가요?"
호키보시 "전쟁 중에는 운송 경로가 한정적이라 수송선이 뇌격을 당하기도 했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에는 너무나......"
온화한 어조로 돌아보고 있지만 당시는 어려운 정세였을 것이다. 그때 나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어른의 사정까지는 알지 못했지만.
하이자쿠라 "커피를 구할 수 없을 때는 뭘 마셨나요?"
호키보시 "대용 커피네요. 민들레나 우엉 뿌리를 달여 마시는 거죠."
하이자쿠라 "뮷...... 맛없을 것 같아요"
호키보시 "맛은 떨어지지만 의외로 마실만해요. 언젠가 재평가를 받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네요."
우사미 "그런 얘기를 하니까 바로 커피가 마시고 싶네요."
조금 걷다가 지쳤기 때문에,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고 살짝 식힌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이자쿠라 "우사 점장님, 우사 점장님!"
우사미 "응?"
하이자쿠라 "저기! 카페 아닌가요!? 쉬었다 가면 어떨까요~?"
하이자쿠라가 가리킨 곳은 커피 잔을 기울이는 신사가 그려진 포스터가 붙어 있다.
우사미 "시제품 잔뜩 받았으니까, 흑묘정에 가서 마시자"
호키보시 "하이짱, 그리고 이 가게는 카페가 아니에요"
하이자쿠라 "하지만......"
호키보시 "저건 활동사진 포스터네요"
확실히 신사 밑에 "망향의 커피"라고 제목이 게시되어 있었다.
하이자쿠라 "활동사진이...... 무엇인가요!?"
※ ※ ※
카라스바 "활동사진은 필름과 영사기를 사용해서 작품을 상영하는 걸 말해. 황도 뉴스는 알고 있지?"
하이자쿠라 "네, 길거리 TV에서 자주 봤어요!"
카라스바 "그런 느낌으로 움직이는 영상이 나오는 거야. 연애극이나 사극...... 게다가 가극도 즐길 수 있어."
하이자쿠라 "네......"
카라스바 "자, 밀크 커피. 시제품 콩을 써봤어."
흑묘정에 돌아오자 카라스바 씨가 활동사진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커피도 데워주었다.
카라스바 "우사 점장도 수고 많았어. 설탕 듬뿍 넣어뒀어."
우사미 "감사합니다."
카라스바 "호키보시는 블랙으로 괜찮지?"
호키보시 "예. 제대로 맛을 확인하고 싶으니까."
각자 컵과 받침 접시를 받아 안쪽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었다.
이 시간대는 다른 손님도 없어 여유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천천히 컵을 기울이며 감칠맛 나는 커피 맛을 느끼고 있자......
하이자쿠라 "저, 활동사진이 보고 싶어요!"
푹하고 등의 연돌에서 증기를 뿜어내며 천천히 하이자쿠라가 말했다.
우사미 "무슨 일이니, 갑자기"
하이자쿠라 "이야기를 듣고 엄청 흥미가 생겼어요. 가극...... 노래와 춤 쇼도 볼 수 있을까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호키보시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하이짱이 좋아하는 상연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우사미 "하지만......"
인형이 활동사진을 보러 갈 수 있을까?
카라스바 "그만두는 편이 좋겠어."
그렇게 의문을 느끼고 있자, 카라스바 씨가 말했다.
카라스바 "인형이 극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우사미 "걱정이라면 제가 따라갈게요. 제대로 설명하면 괜찮을지도......"
카라스바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야."
작게 한숨을 내쉬며 하이자쿠라 뒤에 선다. 이따금 배낭에서 솟아오르는 연돌을 가리켰다. 이는 인형에게 있어서 연료탱크에 해당한다.
카라스바 "이 아이, 흥분하면 연기를 뿜어."
우사미 "확실히 지금도 희미하게 연기가 나고 있네요......"
지적대로 지금도 증기가 옅게 피어오르고 있다. 희미하게 향기로운 이유는 커피 탓일까?
카라스바 "좁은 극장에선 폐가 되어버려."
하이자쿠라 "저 참을 수 있어요~! 괜찮아요!"
카라스바 "정말일까......"
겟카 "그렇다면 시험해보는 편이 좋을 겁니다."
소란을 들은 모양인지 주방에서 겟카가 얼굴을 내밀었다.
우사미 "하지만 우리 영사기 같은 거 없으니까......"
겟카 "활동사진 그 자체가 아니더라도, 요점은 기분을 억누를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
우사미 "확실히"
호키보시 "그렇다면 일단 낭독극부터 시험해보면 어떨까요?"
짝, 하고 호키보시 씨가 손뼉을 친다.
호키보시 "나, 책은 잔뜩 가지고 있으니까 가져올게요~"
※ ※ ※
호키보시 "코치코치 산의 쿠리타로"
※ : 카치카치 산과 모모타로 패러디
흑묘정에는 작은 스테이지가 있다.
원래 이 건물에 설치되어 있던 것으로, 피아노 등을 이용한 간단한 연주를 선보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금 거기에 호키보시 씨가 올라서서, 의자에 얕게 걸터앉아 책을 편다.
호키보시 "옛날 옛적 어느 곳에 코치코치 산이라는 굉장히 추운 산이 있었어요"
낭독하는 건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는 동화다.
하이자쿠라는 무대 앞에 앉아 등을 펴고 경청하고 있다.
호키보시 "쿠리타로는 배가 몹시 고파요. 왜냐하면 겨울을 대비해 모아둔 밤을 다 먹어 버렸기 때문이죠......"
역시 이 정도 낭독극이라면, 하이자쿠라도 충분히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이자쿠라 "으흑흑흑"
우사미 "울고 있어?"
하이자쿠라 "배가 고픈데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니 불쌍해요~......!"
우사미 "연돌! 수증기 엄청 뿜고 있어!"
하이자쿠라 "뮤뮤뮤~......"
눈물에 맞춰 폭폭하고 마치 증기 기관차처럼 연기가 치솟고 있다.
호키보시 "설마, 이런 초반부터 실패할 줄 생각도 못했네요"
하이자쿠라 "괜찮아요! 저 참을 수 있어요!"
호키보시 "마지막에 할머니와의 이별이 기다리고 있는데, 견딜 수 있어요?"
하이자쿠라 "어.........으흑......우우우~......불쌍해요~"
우사미 "이건 안 되겠네. 뭔가 다른 방법은......“
※ ※ ※
우사미 "안녕! 나는 고양이 토라 짱이다냥"
나는 조그만 고양이 인형을 손에 들고 무대에 섰다.
우사미 "신나는 인형극 시작한다냐~"
하이자쿠라 "와~!"
다음에 도전해본 건 인형극이다.
호키보시 씨의 상냥한 말투가 그만 눈물샘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능한 한 즐거운 말투를 유지한다.
우사미 "아, 저기 흑묘정의 샤노 짱이 있다냐."
흑묘정 집고양이 샤노가 플로어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오늘도 토실토실 살찐 몸으로 누워 하품을 하고 있다.
우사미 "샤노 짱, 친구가 되자냐~"
그대로 샤노 가까이 인형을 가져간다
눈앞에서 폴짝폴짝 뛰자, 거기서......
우냣!
기성과 함께 날카로운 고양이 펀치를 맞는다
우냐냐냐냐냣!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형에 덤벼들어 엉망으로 만들고 있어!
하이자쿠라 "샤노!! 싸움은 안 돼요~~~우우우!!!!"
필사적으로 막으려 드는 하이자쿠라.
물론 연기는 멈추는 일 없이 하염없이 뿜어지고 있었다.
※ ※ ※
겟카 "이 천하공인의 초승달 흉터, 모른다고 하진 않을 겁니다.“
......결국
뭘 어떻게 하든 하이자쿠라가 연기를 뿜기 때문에 활동사진은 포기하기로 했다.
겟카 "당신들의 악행, 달님은 내다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러면 하이자쿠라가 슬퍼할 기색이라, 살짝만 분위기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무대 위에서는 겟카가 작은 몸을 가득 움직이며, 칼을 대신해 빗자루로 겨누고 있다.
겟카 "자, 처단하겠습니다!"
하이자쿠라 "이욧!"
짝짝짝, 박수
하이자쿠라 "사극이란 정말 재미있네요"
우사미 "활동사진이 아니라 그냥 무대가 되었지만"
하이자쿠라 "그래도, 정말 멋져요!"
우사미 "그럼 뭐...... 괜찮나"
하이자쿠라는 팔짝팔짝 뛰면서 기뻐하는 모양이고
겟카 "......왜, 제가 주연인 겁니까......."
......약 한 명, 불만이 있는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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