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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이방의 종업원 인형 (집필 : 오카노 토야)

레첼 "오늘부로 흑묘정에 돌아왔습니다."

스커트를 살짝 집어 들며 그녀는 우아하게 인사했다.


레첼 "레첼이에요"


우사미 "정말 정중하게도......"


몸짓이 너무나 세련된 나머지 저도 모르게 꾸벅 고개를 숙여버린다.


우사미 "저, 우사미입니다...... 호키보시 씨 대리로 지금 주방원을 맡고 있습니다."


레첼 "잘 지도해 주세요, 우사 씨."


조금 짓궂어 보이는 미소를 띄운다.


우사미 "그 별명, 모두에게 들었어요?"


레첼 "예, 방금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왔으므로"


말을 꺼낸 건 하이자쿠라였을까, 어느새 우사 씨로 통했다.

발밑에서 야옹하고 작은 울음소리가 난다.

나긋나긋하게 몸을 뒤틀며 나타난 것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다.


레첼 "샤노, 방금 긴 여행에서 돌아왔어요. ......살이 좀 쪘나요?"


그르릉 목을 울리며 몸을 다리에 문지른다.

그런 샤노의 머리를 하얀 손끝으로 쓰다듬는다.


우사미 "레첼 씨는 로벨리아에 돌아가 계셨군요."


레첼 "예, 저는 원래 로벨리아에서 만든 인형이라서요."


그렇게 말하는 옆얼굴은 확실히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레첼 "대전 말기에 만들어진 시제기인 모양인데, 어디서 어떻게 흘러왔는지 동방까지 왔네요. 연구 대상으로 적국에서 눈을 뜬 거죠. 정말 불쌍하게도."


우사미 "하하하...... 하지만 그땐 이미 전쟁이 끝났죠?"


레첼 "하지만 사람의 의식이라는 것은 금방 바뀌지 않는답니다. 관찰도 겸해 흑묘정에 맡겨졌지만, 이 외견 때문에 얼마나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우사미 "......로벨리아와 교류가 시작된 것도 최근 일이니까요."


레첼 "예, 그 덕에 귀향할 수 있었지만"


오랜 세월 교전 상태에 있던 황국과 로벨리아.

종전하고 나서도 한동안 이 두 나라 간 교류는 없고 왕래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 이런 방침이 완화된 것은 극히 최근 일이다.


우사미 "역시 그리웠어요?"


레첼 "그럴 리가 없네요. 이래 보여도 저는 황국에서 눈을 뜨고 황국에서 자란 인형"


우사미 "듣고 보니......"


레첼 "결국 로벨리아도 저에게 있어서는 이국. 어디에도 거처할 장소는 없답니다......"


시선을 내리곤 몹시 쓸쓸한 얼굴을 한다

돌아갈 장소가 없다. 그 기분은 나도 알 것 같았다. 전쟁은 소중한 것을 모두 앗아 간다.


우사미 "......저기"


그래서 레첼 씨의 슬픔을 어떻게 공유할 수 없을까 하고 말을 골랐다.


우사미 "레첼 씨가 있을 장소는 여기 흑묘정이 아닐까요?"


레첼 "......우사 씨"


흠칫 놀란 모습으로 레첼 씨가 고개를 든다.


레첼 "......내가 있을 장소는 흑묘정......"


우사미 "그래, 맞아요"


레첼 "하이자쿠라 언니의......곁......"


우사미 "응?"


레첼 "그, 부드러운 팔 안......작은 몸으로 꽉 안아주는...... 거기가 제가 있을 장소......?"


우사미 "레첼 씨?"


멍하게 어딘지 황홀한 미소를 짓고 있다.


레첼 "하이자쿠라 언니는 유일하게 저를 차별 없이 대해 주신 분......"


우사미 "으, 음, 하이자쿠라는 그런 성격이니까요"


레첼 "내가 돌아갈 장소...... 지켜야 할 분이에요."


우사미 "......지켜?"


레첼 "나쁜 벌레가 붙지 않도록"


어딘가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띄운다.

다음 순간ㅡ


우사미 "어?"


없어?


우사미 "레첼 씨?"


샤노만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도대체 어디에......


레첼 "우사 씨"


우사미 "힉!?"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레첼 씨는 바로 옆에 있었다.


레첼 "......하이자쿠라 언니에게 치근덕거리지는 않으셨겠죠?"


귓전에 대고 속삭이듯 충고 어린 말을 건넨다.

찰칵하는 금속음.

눈치챘을 땐 테이블 나이프를 그 손끝에 쥐고 있었다......


우사미 "잘 지내고 있어요...... 동료, 로서"


레첼 "흐응......"


살며시 내게서 떨어진다.

칼은 어느덧 홀연히 사라져 있었다.


레첼 "그럼, 흑묘정 일을...... 아니, 언니를 도와드리고 오겠답니다."


다시 우아하게 인사를 하고 망토를 사뿐히 흩날리며 떠나갔다.


※ ※ ※


주방 입구에서 흘끔흘끔 플로어를 살펴본다.

한낮이 지나 손님은 뜸한 모습이지만......


카라스바 "하이자쿠라, 이 접시 좀 찬장에 치워줄래?"


하이자쿠라 "알겠어요! 영차 영차......"


산더미처럼 쌓인 접시를 치우려고 하는 하이자쿠라.

하지만, 그 움직임은 아무리 봐도 서투르다......


하이자쿠라 "아아앗!?"


아니나 다를까, 발을 휘청거리고 있다.

이대로는 접시를 다 깨뜨려 버리는데!?


레첼 "언니"


......라고 생각한 순간, 등 뒤에서 사뿐히 몸을 껴안는 모습이 있었다.


레첼 "절반 가져갈게요"


하이자쿠라 "뮷...... 고마워요!"


손님도 완전히 적어졌을 무렵......


호키보시 "안녕하세요~"


하이자쿠라 "호키보시 씨! 안녕하세요!"


훌쩍 호키보시 씨가 그 모습을 보였다.


우사미 "어라, 오늘은 도와주러 오는 날이 아닌 것 같은데......"


호키보시 "맡길 물건이 있어서 들렀어요. 자, 이거"


그것은 새빨간 장미 꽃다발이었다.


하이자쿠라 "와~, 감사합니다!"


테이블에 장식하는 용도일까.

진홍색 색조가 흑묘정 점내에 잘 어울릴 것 같다.


호키보시 "하이짱, 장미에는 가시가 있으니까 조심해 주세요~"


하이자쿠라 "뮤? 아, 앗! ......위험해요!"


꽃다발을 받기는 했지만, 당황하고 있다.


레첼 "언니, 맡겨주세요“


쓰윽 하고 옆으로 다가오는 레첼.


레첼 "......흣!"


반짝임과 함께 무언가 일섬했다.


레첼 "네, 이걸로 걱정 없답니다."


하이자쿠라 "뮤뮷!? 가시가 없어져서 깔끔해졌어요~"


레첼 "어머, 신기하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레첼 씨는 슬그머니 뒤로 테이블 나이프를 감추고 있었다.

이윽고 오후 휴식시간......


겟카 "밤을 대비해서 가볍게 청소할 겁니다."


하이자쿠라 "네! 저는 걸레로 닦을게요."


걸레를 손에 들고 삐걱삐걱 마루를 닦고 있는 하이자쿠라.

그러나 그곳은 술이 진열된 선반 옆으로......


하이자쿠라 "뮷!?"


아니나 다를까 걸레 자루가 술병에 부딪혔다.


우사미 "하이자쿠라, 위험해......!"


휙 균형을 잃은 술병이 그녀의 머리 위에 떨어지려 하는데......!


레첼 ".........!"


다음 순간, 공중에서 뭔가가 번쩍였다.


하이자쿠라 "어...... 어라?"


레첼 "언니, 이제 괜찮아요"


머리 위의 술병은 어디로 갔는지 휙 사라져 버렸다.


하이자쿠라 "그렇지만......"


레첼 "여기는 제가 처리할게요"


생긋 웃고 있다. 하이자쿠라는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레첼이 던진 테이블 나이프가 술병에 적중해, 파편으로 만들어 버린 뒤 벽에 꽂혀 있음을......


※ ※ ※


우사미 "레첼 씨, 벽에 구멍을 뚫지 말아주세요......"


레첼 "어쩔 수 없었답니다. 언니의 위기인 걸요."


결국, 카라스바 씨에게 들켜서 같이 혼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왠지 나도 말려들어 나이프로 만든 구멍을 점토로 막고 있었다.


레첼 "제가 로벨리아에 돌아갔을 때, 눈치챘어요. 배후에서 언니를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 존재 의미...... 아니 운명이라고......"


우사미 "음...... 과연 그럴까요?"


레첼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진지한 기분이에요!"


우사미 "하이자쿠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레첼 "예......?"


하이자쿠라 "레첼 씨!"


등 뒤에서 말을 건다.


레첼 "언니...... 그리고 여러분도"


거기에는 카라스바, 겟카, 그리고 호키보시도 있었다.


하이자쿠라 "다시 한번...... 잘 다녀왔어요"


대표로 하이자쿠라가 그 가슴에 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다.

살며시 레첼에게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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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첼 "이 꽃...... 저에게?"


호키보시 "예, 귀국을 축하해서요."


겟카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카라스바 "또 함께 일하죠."


레첼 "언니...... 여러분~......"


지그시 꽃다발을 안는 레첼.

너무 기쁜 마음에 뚝뚝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