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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 여름이 부르는 소리 (집필 : 카이)
여름이 찾아 왔음을 느끼는 눈부신 태양. 부썩 오른 기온에 내 발걸음은 무겁다. 두 팔에 든 커다란 종이봉투는 팔에서 땀을 흡수해 군데군데 색이 변했다.
하이자쿠라 "우사 씨, 짐은 제가 들게요"
그렇게 말한 것은, 옆에 걷는 나보다도 더 큰 종이봉투를 안은 하이자쿠라다.
우사미 "하이자쿠라는 이미 충분히 들고 있잖아, 이 정도는 나도 괜찮아. 그건 그렇고 덥네"
하이자쿠라 "네, 저도 냉각수가 멈추지 않고 나와요"
우사미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더 더워질 거야"
하이자쿠라 "뮤! 매미가 기온을 올리나요?"
우사미 "하하하, 그런 건 아니지만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면 왠지 여름 더위를 더 강렬히 느끼게 되거든"
하이자쿠라 "그런가요? 신기하네요."
입을 벌린 채 감탄한 듯 하늘을 올려다본다.
우사미 "어라?"
하이자쿠라 "뮤? 무슨 일 있으세요?“
우사미 "흑묘정 앞에 자동차가 서 있어. 저런 차를 타고 오는 손님이라니 별일이네"
약간 모양은 낡았지만 검은 외관은 잘 닦였는지, 태양을 눈부시게 반사하고 있었다.
※ ※ ※
우사미 "다녀왔습니다"
하이자쿠라 "다녀왔어요"
흑묘정 문을 들어서자
겟카 "잘 다녀온 겁니다"
레첼 "밖은 더웠겠죠. 시원한 땅콩버터 쉐이크를 준비할게요. 그리고...... 우사 씨도 뭔가 필요하세요?"
우사미 "그럼 아이스티를......"
레첼 "냉장고에 들어있어요"
우사미 "........."
레첼 씨는 하이자쿠라가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안고 주방으로 사라진다.
하이자쿠라 "뮤~? 뮤뮤?"
문득 보니 하이자쿠라는 의아한 듯이 가게 안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우사미 "하이자쿠라, 왜 그래?"
하이자쿠라 "아뇨, 손님이 안 계신 것 같은데, 그럼 가게 앞에 있는 자동차는 어느 분 차일까요?"
카라스바 "저건 흑묘정에 들어온 새 비품이야"
카라스바 씨가 대기실에서 나온다.
카라스바 "오너 연줄로, 군 방출품을 아주 싼 값에 넘겨 받았어."
그 목소리는 어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마치 장난감을 손에 넣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다.
카라스바 "쇼핑도 편해지고, 누군가를 태워 줄 수도 있게 될 거야. 흑묘정의 든든한 조력자야."
우사미 "오, 확실히 편해지네요. 그런데 운전은......"
겟카 "저는 발이 닿지 않습니다"
하이자쿠라 "연습하면 할 수 있을까요?"
카라스바 "후후, 그 점은 내게 맡겨둬. 이래 봬도 옛날에는 자동차도 이륜자동차도 수족처럼 다뤘어.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들기도 하고, 산길을 달리거나, 총알을 피하기도 하고...... 후후, 그립네."
하이자쿠라 "그랬었나요! 역시 카라스바 씨예요"
우사미 "전시에 있었던 일인가요......?"
카라스바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사미 "어...... 반대로 섬뜩한데요......"
레첼 "저기"
주방에서 얼굴만 내비친 레첼 씨가 말했다.
레첼 "신난 분위기에 죄송하지만, 조금 전 장을 보면서 계란을 깜빡한 것 같네요"
하이자쿠라 "뮤! 죄, 죄송해요!"
레첼 "아뇨! 언니를 탓하는 게 아니에요. 우사 씨가 칠칠치 못할 뿐이에요!"
우사미 "저요?"
억울하게 혼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깜빡 잊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카라스바 "정말......"
이어서 카라스바 씨에게도 주의를 받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도 하이자쿠라도 풀이 죽었다.
카라스바 "어쩔 수 없네~. 이제 자동차를 쓸 차례야"
예상외로 명랑한 목소리
레첼 "얼마나 자동차를 타고 싶은 거예요......"
카라스바 "우사 씨랑 하이자쿠라도 같이 어때? 시장까지 눈 깜짝할 사이야."
하이자쿠라 "괜찮아요? 꼭 태워 주세요!
우사미 "......뭘까, 안 좋은 예감이 들어......"
※ ※ ※
나는 뒷좌석에, 하이자쿠라는 조수석에 탄다.
제대로 청소와 정비를 하고 인수했는지, 차 안에는 새 기름 냄새가 남아 있었다.
좌석 시트도 다시 붙였는지, 아직 견고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이자쿠라 "와! 와~ 떨려요, 자동차가 떨리고 있어요!"
카라스바 "느껴져, 이 아이의 고동이......"
우사미 (뭔가 말했다!)
카라스바 "그럼, 잠시 가게 좀 부탁할게"
배웅을 위해 겟카와 레첼 씨가 가게 밖에 나와 있었다.
겟카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는 겁니다."
겟카는 카라스바 씨에게 그렇게 말한 뒤, 내 쪽으로 돌아선다.
겟카 "조심해서 다녀오는 겁니다"
우사미 "왜 다시 말했어? 더 예감이 안 좋아!"
카라스바 "그럼 가자, 출발"
하이자쿠라 "출발~합니다"
레첼 "언니, 레첼은 언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릴게요"
레첼 씨의 알 수 없는 이별 촌극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동차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나는 좌석에서 몸에 꽉 힘을 주고 있었다.
하이자쿠라 "대단해요. 움직여요! 카라스바 씨가 운전해서 자동차가 달리고 있어요!"
카라스바 "운전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하이자쿠라도 다음에 가르쳐 줄게"
하이자쿠라 "꼭 부탁드려요.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면, 저, 모두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자동차는 내 상상과는 달리, 안전한 속도로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카라스바 "왜 그래, 우사 씨."
우사미 "아뇨, 그...... 난폭 운전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죄송합니다"
카라스바 "당신......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우사미 "그야 적진에 뛰어들거나, 산길을 달리거나, 총을 피했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이렇게 달리고 있는 지금도, 카라스바 몸은 힘이 빠져 있지 않다.
어깨에 힘을 주고, 어떠한 사고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자세로 운전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방어 태세를 취해 버린다.
카라스바 "그래, 그렇지. 그런 일도 있었어"
카라스바는 똑바로 앞을 보면서, 약간 그리워하는 듯 쓴웃음을 짓는다.
카라스바 "그렇지만 이젠, 그런 운전을 할 필요는 없어.
그리 말하며, 옆에 있는 하이자쿠라를 본다.
하이자쿠라 "와~! 와~! 대단해요! 본 적 없는 속도로 경치가 지나가요!
카라스바 "옛날에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느긋하게 달릴 수 있어."
그러면서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는, 카라스바 씨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카라스바 "모처럼이니까, 조금 멀리 돌아가자"
하이자쿠라 "괜찮아요? 모두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요?"
카라스바 "이 자동차가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야.
그래도,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나도 간신히 몸에 힘을 뺄 수 있었다.
하이자쿠라 "아...... 우사 씨! 카라스바 씨! 매미가 울고 있어요! 들렸어요!"
우사미 "어? 아, 그러네. 좀 조급한 매미가 있는 것 같아"
자동차 엔진음 사이로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
카라스바 "여름이 오네. 여름 메뉴를 준비하자"
우사미·하이자쿠라 "네!"
카라스바 씨의 들뜬 목소리에, 나와 하이자쿠라는 기운차게 대답했다.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