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Pockets」ショートストーリー ~夏の眩しさの中で~
「Summer Pockets」 쇼트 스토리 ~여름의 눈부심 속에서~
카미야마 시키 편[※ 단행본 추가 에피소드]
글 : 카이 (魁)
일러스트 : 후무윤 (ふむゆん)
한국어 번역 : 캐돌 (이글루스 블로그 https://pandolired.egloos.com, 비주얼 아츠 마이너 갤러리 https://gall.dcinside.com/visualarts)
<오무스비의 인도>
하늘도 땅도 푸르게, 어디까지고 푸르게 펼쳐진 몽환의 세계.
한 걸음 걸으면 세계에 파문이 하나 펼쳐진다.
가느다란 원은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얇고 덧없이 사라져 간다.
수많은 기억이 되돌아오는 장소.
고요한 파도 소리가 끝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영원과도 같이 생각되는 이 푸른 세계에서, 나는 혼자 있었다.
몇 개의 작은 빛이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하지만, 가끔…… 그 빛에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을 때가 있었다.
희미하고 어렴풋한 날갯짓으로 계속 망설이고 있다.
나는 살짝 손을 뻗는다.
너에게 닿기 위해서.
※ ※ ※ ※
옛날, 토리시로 섬에는 무서운 오니가 있었다.
나쁜 일이라면 뭐든지 저질러서 섬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샀다고 한다.
그리고 섬사람들은 그 오니에게 쫓기듯이 산으로 도망쳤다.
──고 한다.
나는 그런 옛날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이 섬 어디에도 없었고, 아무도 몰랐다.
어찌할 바 모르고 있었다.
몇 번인가 배가 고파서 쓰러진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먹을 것을 주는 친절한 사람이 있어서, 지금은 그 사람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나와 함께 오니 이야기를 찾아주기도 한다.
지금은 여름 감기에 걸려서 몸져누워 있지만.
밥 한 끼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나는 약을 찾으러 산에 갔다.
그 도중에 작은 오두막을 찾아냈다.
안에서는 들은 적 있는 목소리와 딱딱하고 가벼운 물건을 치는 소리가 났다.
벽 틈새로 안을 들여다본다.
「흡! 네가 나와 랠리를…… 해 주다니, 흡! 어떤 심경의! 흡! 변화가 일어느뇨!」
「마지막 기합 소리, 홋! 어디 사는, 호잇! 이상한 아저씨냐, 욧! 호잇!」
옷을 입고 있는 료이치 선배와 안경을 빛내고 있는 텐젠 선배가 주걱 같은 걸로 둥근 공을 서로 받아치고 있었다.
그 공놀이는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게 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옛날이야기를 찾던 중, 딴 길로 새서 섬사람들과 뭔가를 했었던 것만 같은…….
「시마퐁파이트……」
의도치 않게,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윽!」
「왜 그러냐, 텐젠」
「지금, 탁구를 갈망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도저히 들을 수 있을 리 없는 성량이었을 텐데, 텐젠 선배가 내가 있는 쪽을 예리한 눈초리로 봤다.
「거기서 보고 있는 탁구에 이끌린 자여, 이 성지에 들어오도록 하여라!」
잘 모르겠는 이야기였지만, 보고 있던 것을 들킨 이상 도망가는 것은 볼품이 없다.
나는 텐젠 선배의 말대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어, 너는……」
「시키잖아」
「안녕, 료이치 선배, 텐젠 선배」
「후홋!」
「하웃!」
내 인사에 텐젠 선배는 안경을 누르며 웅크리고, 료이치 선배는 알몸인 상반신을 한계까지 비틀었다.
「아니 변태다~~~~!」
「어? 그야 손님이 오면…… 벗는 거잖아?」
료이치 선배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텐젠 선배를 봤다.
「그럴 리가 없잖아」
「어?」
정말로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료이치 선배.
「그래 그래! 말해 주라구 텐젠 선배!」
「손님이 오면 탁구다!」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구?」
「어?」
정말로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텐젠 선배. 나는 '이거 참' 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손님이 오면 오무스비를 주는 게 당연하잖니」
「「아냐 아냐」」
선배들이 딱 맞춰서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어?」
나는 두 사람에게 제정신인지 의심하는 시선을 보냈다.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야」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거기에는 노미키 선배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노미키 선배!」
「하으으……」
내 목소리에 노미키 선배가 입가를 억누르며 몸부림쳤다.
하이리 군, 네가 가르쳐 준 이 호칭은 정말로 영험하다구.
「오, 노미키. 밥 가져와 준 거야?」
「겸사겸사야. 그렇다곤 해도 오니기리를 만들어 왔을 뿐인걸」
노미키 선배가 포장을 들어 올려 보여준다.
「충분해. 오니기리 하나면 라켓 휘두르기 1000번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지」
「시키는 오늘은 타카하라랑 같이 안 왔네…… 왜 그래?」
노미키 선배가 뺨을 부풀리고 있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그래, 나는 화가 났다.
「노미키 선배……, 지금, 뭐라고 말했니?」
「응? 오늘은 타카하라랑 같이 안……」
「그 전에 말이야」
「겸사겸사야? 그렇다곤 해도 오니기리를……」
「오니기리……」
내 신음하는 듯한 낮은 목소리에 노미키 선배가 더욱 고개를 갸웃했다.
「시키는 혹시 오니기리를 싫어해?」
「오니기리 같은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구. 쌀을 둥글게 뭉친 음식은 오무스비라고 한단다」
「호오?」
내 말에 노미키 선배도 한쪽 눈썹을 찡그렸다.
「야, 텐젠. 잘 모르겠는데, 지금 우리 위험한 분위기에 휩쓸려 있지 않냐?」
「음…… 느껴진다. 시합 중에 티격태격하는 더블스의 기운을……」
「시키는 제법이나 '오니기리'에 고집이 있나 보네. 나라 시대 초기의 서적 <히타치국풍토기(常陸国風土記)>에 니기리메시(握飯)라는 말이 남아 있어. 즉 오니기리는 1300년 전부터 쓰여 온 역사 있는 음식이야」
이겼다는 듯한 의기양양한 얼굴로 노미키 선배가 말했다.
「어이어이, 모르는 거니? '오무스비'는 고사기(古事記)에도 실려 있는 벼 이삭의 신, 가미무스비노카미(神産巣日神)를 유래로 한 영험한 음식이라구.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의 연결을 담은 음식인 거야」
「큭…… 고사기라니……. 하타치국풍토기보다 1년 편찬이 빨라……!」
「아, 노미키가 밀리고 있어. 보기 드문 그림인데, 이거」
「그것보다 저 둘, 오니기리랑 오무스비를 향한 맹신이 무서운데」
쩔쩔매는 노미키 선배를 쓰러트리기 위해, 나는 더 계속한다.
「애초에 오니기리라는 부르는 법이 나는 엄청 싫어」
「무슨 뜻이지?」
노미키 선배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니기리의 다른 유래…… 오니를 벤다(斬る, 키루)는 액막이를 담고 있는 거야……」
「즉?」
「오니인 나를 벤다니, 불손한 것에도 정도가 있다고」
흥, 하고 콧소리를 내며 나는 가슴을 폈다.
「아아……」
「부엣! 갑자기 따스한 눈빛이 됐어!」
방금 전까지의 노미키 선배의 험악한 얼굴은 한순간에 보살처럼 변했다.
「시키……」
료이치 선배도 따뜻한 미소로 내 어깨에 툭하고 손을 올린다.
「료이치 선배도…… 텐젠 선배까지!」
노미키 선배가 미소를 지은 채로 나에게 다가온다.
「시키, 오니…… 아니, 오무스비, 너도 먹을래? 많이 만들어 놨으니까, 사양 말고 먹어」
「방금 전까지 오니기리라고 말했으면서!」
내가 이겼을 텐데도 어째선지 가슴이 아프다…….
「……사양 않고……, 고맙게 받을게……」
뭔가 진 기분이었다.
나는 받은 오무스비를 가슴에 안은 채 풀이 죽었다.
이 섬 사람들은 왜 갑자기 나에게 따뜻해지는 걸까……
오두막 안에서는 료이치 선배와 텐젠 선배가 또 나무 주걱으로 구슬을 서로 받아치고 있다.
「그런데 시키. 아까도 말했는데 오늘은 타카하라랑 같이 안 왔네」
노미키 선배가 푸른색 총을 손질하며 물어봤다.
「아, 하이리 군은 오늘…… 앗」
이런, 깜박하고 있었다.
「하이리 군은 감기에 걸려서 누워 있어」
내 목소리가 들린 건지, 료이치 선배와 텐젠 선배도 나무 주걱으로 구슬을 치는 것을 멈추었다.
「하이리 자식, 감기 걸렸나?」
「차게 자다가 그렇게 됐나 봐. 난 그래서 약을 캐러 산에 온 거야. 요 주변에 칡이 자라는 곳 없니?」
「칡……? 미안하지만 들풀에 대해서는 잘 몰라」
「감기 걸린 거면 병원에 가서 약을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
텐젠 선배가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이리 군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그래서 괜한 고집이란 건 알지만 내 손으로 낫게 해 주고 싶어」
「로맨틱……」
「아, 노미키 설렜다」
「냐! 안 설래쪄!」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는 노미키 선배와 그걸 놀리는 료이치 선배.
「우선 오무스비는 받아 두겠다구. 칡을 찾으면서 먹을게」
「그럼 우린 하이리 병문안이라도 갔다 올까」
「그래. 뭐라도 가져다 주자」
「잠깐, 환자는 가만히 자게 해 주는 게 낫잖아?」
「노미키, 사람은 아플 때 불안해지거든? 그럴 때 친구가 와 주면…… 기쁘지 않겠어?」
「으…… 그렇지만……」
「그렇게 됐으니까, 턴젠! 어느 쪽이 하이리가 힘을 찾을 수 있게 하는지 승부다!」
「훗…… 결과가 뻔한 걸 승부라고는 안 하지만, 받아 주마」
「얘들은 하여간……」
한숨을 내쉬는 노미키 선배와 병문안 갈 의욕이 넘치는 료이치 선배와 텐젠 선배.
「이 섬 애들은 따뜻하구나……」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 것을 깨달았다.
선배들을 보며, 나는 무심코 미소 짓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이리 군은 너희들에게 맡기겠다구.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테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선배들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오두막을 뛰어나갔다.
기쁜 기분이 되어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가슴이 뛰고 있었다.
사람들간의 이어짐을 내 눈으로 보았기 때문일까?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떠올려낼 것만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빨리 찾고자 하는 것을 찾아서 하이리 군에게 돌아가고 싶어졌다.
나는 산길을 뛰어 올라간다.
「응헤헤, 응헤헤헤헤」
웃으면서.
※ ※ ※ ※
그로부터 반 시간쯤 지난 후…….
……나는 달리고 있었다.
혼자서 산중을 전속력으로.
내리막을 이용해서 평소보다도 빠르게 달리고 있다.
도망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쫓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손을 뻗고 땅을 박차도…… 닿지 않는다.
「부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내 오무스비~~~~!」
노미키 선배에게 받은 오무스비를 먹으러 했더니 땅을 굴렀다.
광장한 기세로 언덕을 굴러 내려가고 있다.
내가 전속력으로 달려도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굴러가고 있다!
햇빛을 받으며 하얗게 빛나는 쌀과 말아올린 김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가끔 튀어오르듯이 도망치는 모습은 거룩하고도 밉살스럽다.
「부에에에에에에에에! 그렇게 나한테 먹히고 싶지 않은 거니! 기다려 달라구~~~!」
나는 알고 있다. 이후의 전개를.
옛날이야기를 들은 게 있다. 이대로 오무스비는 나무 아래 구멍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쥐들에 의해 떡으로 바뀌고 마는 것이다.
「그건 오무스비에 대한 모독,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인정 못 해!」
분노와 비슷한 감정으로 땅을 더욱 힘차게 박찬다.
굴러가는 오무스비와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잡았다~~~~~~!」
단숨에 팔을 뻗은 것과 오무스비가 더욱 멀리 튀어오른 것은 동시였다.
「부에?」
갑자기 시야가 트였다.
뻗은 손의 너머에는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펼쳐져 있고, 눈밑에는 그에 못지 않게 푸른 바다가 있다.
어느새 나는 해안길까지 뛰어 내려온 모양이다.
오무스비는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바다에 빠졌다.
「오무스비~~~~~~~!」
그리고.
「어?」
내가 뛰어들어간 곳 너머에는 마침 한 여성이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작은 수레바퀴가 붙은 상자를 끌고 있는, 긴 머릿결을 가진 사람.
「비, 비켜 달라구!」
내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무, 무리야~~~!」
머리가 긴 사람은 그렇게 외치며, 두 손을 넓게 펼쳤다.
말하는 것과 행하는 것이 반대였다.
나는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그 여성의 가슴에 부딪혔다.
「!?」
무척 크고 부드러운 것에 머리가 감싸였다.
그것은 신기하면서 패배감이 느껴지는 감촉이었다.
하지만 움직임의 힘을 모두 받아내지는 못하고, 그대로 그 여성은 나를 받아낸 채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떨~~어~~진~~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와 함께 길 아래의 바다로 떨어졌다…….
「히잉, 아주 혼쭐이 났어~」
우리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된 채로 해안에 있었다.
「이 섬에선 갑자기 여자애가 수풀에서 뛰어들 거라고는 몰랐다구」
「미안. 완전히 내 잘못이야」
솔직하게 사과했다.
오무스비에 눈이 돌아갔다고는 해도, 남에게 민폐를 끼친 것은 반성해야 한다.
「그건 그래도, 왜 안 피한 거니?」
그녀는 명백히 나를 받아내려고 두 손을 펼쳤었다.
그런 판단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피하는 것도 가능했었을 터다.
「그건 그야 엄청난 속도였으니까, 피했다가는 네가 바닥에 넘어져서 다칠지도 모르잖아」
「넌 정말 정이 두텁구나. 나 감동했다구」
「아냐 아냐. 결국 바다에 빠지기도 했고」
「나는 카미야마 시키. 괜찮다면 네 이름도 가르쳐 주겠니?」
「나? 나는 쿠시마……」
쿠시마 양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쓱하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카모메(갈매기). 쿠시마 카모메야」
「저건 괭이갈매기라구」
「…………」
쿠시마 양은 눈을 크게 뜬 채로 굳어졌다.
「이 계절에 갈매기(카모메)는 안 오거든. 그 새는 겨울새라구」
「아, 알고 있어. 그야 저 새는 메~메~하고 우는걸」
「갈매기는?」
「후갸~, 후갸~겠지」
누가 봐도 동요하고 있었지만, 나는 은인을 몰아세울 만큼 무도하지 않다.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어른이란 말이다.
이 사람은 그래…… 근사한 자기소개를 하고 싶었을 뿐인 것이다.
그래서 바로 화제를 바꾸었다.
「카모메 양은 이 섬 사람이 아닌 거니?」
「어? 어떻게 알았어? 아 참, 그래, 여행 가방을 보면 알겠구나」
「섬사람이라면 갈매기랑 괭이갈매기를 착각 안 할 테니 말이지」
「아……아아……」
이런. 몰아세우고 말았다.
「미, 미안. 악의를 갖고 한 말은 아니야」
「아니, 괜찮아. 분명 갈매기랑 괭이갈매기는 사람들 중 90%쯤은 착각할 거라고 보거든……」
은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어, 으음,…… 카, 카모메 선배!」
「어? 선배?」
「나보다 연상이니까 그렇게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별로니?」
「카모메 선배…… 선배…… 에헤헤, 신기하네. 왠지 기뻐지는걸」
하이리 군, 네 조언은 어떤 상황에서든 영험하다구.
「카모메 선배는 이 섬에 여행하러 온 거니?」
「여행이랑은 좀 다르네. 난 뭔가를 찾으러 온 거야」
「흠, 나랑 비슷하네. 참고로 찾는 건 뭐니?」
「내가 찾는 거, 그건 말이지……」
카모메 선배는 쓱하고 집게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댔다.
「안 가르쳐 줄 거지롱」
「가르쳐 달라구」
「아, 대단해. 안 꺾이네. 이런 반응은 처음이야」
「가르쳐 준다면, 내 비밀도 가르쳐 주겠다구」
「비밀? 좀 관심이 가는데」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뭔데?」
카모메 선배의 말에 대답을 한 것은, 내 배가 우는 소리였다.
구꾸루루~……하고 애달프게 울었다.
「시키 양, 배고파?」
「부끄럼을 무릅쓰고 부탁할게…… 먹을 거 좀 안 갖고 있니……」
「어? 참, 먹을 거라면……」
카모메 선배는 가지고 있던 수레바퀴 달린 상자를 끌어당기고, 이쪽에서 안 보이도록 열었다.
그러고는 뭔가 노란 봉투를 꺼냈다.
「삼각형의 비밀이라면 있어」
「그건 뭐니……?」
「백문이 불여일식. 먹어 봐」
카모메 선배는 봉투를 열고는 나에게 내밀었다.
안에는 삼각형 그물 모양의 구운 과자 같은 것이 들어 있다.
먹어 봤다.
「맛있어! 엄청 맛있어! 딱 맞게 짭짜름하고 고소해. 씹으면 기분 좋게 부서져서 맛이 더욱 입속에 펼쳐져! 오무스비 모양은 겉멋이 아니구나!」
「그렇구나. 삼각형의 비밀은 오무스비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내 말에 카모메 선배는 묘하게 납득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 사람과는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내가 삼각형의 비밀을 전부 먹어 치운 후였다.
「미, 미안. 카모메 선배 몫까지 먹어 버렸어」
「괜찮아. 아직 여행 가방 안에 예비분이 잔뜩 있거든」
「그렇니? 그래도 밥 한 끼의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지. 뭐든 하나, 네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구!」
「이거 의리 있는데. 그럼 모처럼이니까 내가 찾는 걸 도와달라고 해 볼까」
「식은 죽 먹기지. 뭘 찾고 있니?」
「응. 실은 나, 해적선을 찾고 있어」
「해적……? 그러고 보니 아오 선배가 말했었어. 옛날 이 섬에 해적이 있었다고」
「나이스 정보. 실은 여기에 그 위치를 가리키는 지도가 있어」
카모메 선배가 기쁜 듯이, 조금 오래된, 손으로 그린 지도를 보여 줬다.
「쭉 혼자서 찾다 보니 시간이 많이도 걸렸지만, 마침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만족스레, 그리고 그리움에 잠기는 듯 미소 지었다.
나는 가만히 지도를 바라보았다.
「이 장소…… 한 번 산을 지나는 모양이네. 내가 지름길을 안다구」
「오오, 시키 양은 믿음직한걸. 그럼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
「맡겨 달라구!」
산을 지나가니까, 안내하는 겸 칡을 찾을 수도 있다.
은혜도 갚고, 일석이조다.
나는 카모메 선배의 길안내를 위해 한 걸음 앞을 걸었다.
「이런. 지금부터 갈 길은 그 상자를 끌고 가기에는 까다로울지도 몰라」
「괜찮아. 이 여행 가방은 특별 사양이니까, 조금 험한 길도 오케이 오케이」
「그렇니? 힘들다 싶으면 말해 줘. 내가 짊어질 테니까」
「그때는 부탁할게~」
나는 동물이 다니는 길이라고까지는 말 안 하겠지만, 사람이 평범하게 걷기에는 나름 요령이 필요한 길을 나아갔다.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되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카모메 선배는 예상 외로 상자와 함께 따라오고 있었다.
「카모메 선배, 대단하다구」
「에헤헤, 이래 봬도 수염고양이단의 리더였거든」
「수염고양이?」
「어렸을 적에, 해적선을 찾아낸 동료들이랑 만든 그룹 이름. 사실 카모메단이었는데, 반대가 많아서 각하됐어」
칫 하고 뺨을 부풀렸다.
「그러고 보니, 시키 양의 비밀이란 건 뭐야?」
「어? 갑자기 무슨 소리니?」
「그 있잖아, 내가 찾는 걸 가르쳐 주면,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는걸」
「그러고 보니 그랬지. 내 비밀. 실은……, 나는 오니인 거야」
근엄한 어조로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안 좋은 오한이 등뒤를 지나갔다.
이 흐름…… 또 다시 나는, 따스한 시선을 받는 게 아닐까…… 하고.
주뼛주뼛 돌아서서, 카모메 선배의 표정을 살핀다.
「……」
멍하니 있었다.
「꿀꺽……」
어, 어떻게 바뀔까? 이 표정은 지금부터 어떻게 바뀌려나?
「대, 대단한데~~~! 오니는 진짜로 있었구나」
전적으로 믿어 줬다고!?
오히려 내가 놀라고 말았다.
「미, 믿어 주는 거니? 다른 사람들은 내가 오니라고 하면,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봤었다구?」
「해적선이 있으니까, 오니 정도야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카……카모메 선배~……」
좀 더 빨리 이 사람과 만났으면 했다!
「우리 엄마는 소설을 쓰는데 말이야, 이 섬에 조사를 하러 온 적이 있거든. 세토 내해에는 오니가시마(鬼ヶ島)라고 불리던 섬도 있었다던데, 그 자손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기다려 줘. 이 섬도 조사했었다고? 그럼 이 섬에 있었다는 오니에 대해 뭔가 아는 거 없니?」
「그건 좀 들은 적 없으려나. 그래도 어떤 아가씨의 이야기라면 들은 적 있어」
「……아가씨?」
「이 섬의 신사에 살았다고 하는, 아가씨무녀님」
「응? 그것도 내 이야기라구?」
「오니면서 아가씨인 거야? 근데 그보다, 아가씨무녀님은 아주 오래 전에 살았다는 사람인걸?」
「이것저것 다 사정이 있어」
스스로도 그 사정이란 게, 머릿속에서 미묘하게 뿌옇게 있는 채로 다 떠올려내지 못했지만.
「그렇구나. 그래도…… 아 그래, 오니아가씨님이구나~」
「오니아가씨?」
뭔가가 내 심금을 건드렸다. 무척이나 매력적인 단어를 들은 까닭이다.
「아가씨면서 오니니까, 붙여서 오니아가씨님. 수염이랑 고양이를 붙인 수염고양이단 같네」
「고양이에게는 애초에 수염이 나 있다구?」
「오니! 시키 양은 맞는 말로 사람을 때리는 오니야!」
「응헤헤…… 너무 치켜세우지 말아 달라구」
「악담이라고 한 거였는데, 전혀 듣지를 않아!」
오니아가씨, 무척이나 좋은 어감의 호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나무들의 틈새로 태양의 위치를 보며, 나아갈 방향을 확인했다.
「카모메 선배, 거의 다 왔어」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수풀을 밀어 헤치자, 산골짜기의 트인 부분이 나왔다.
그곳은 산에서 바위를 파낸 듯한 울퉁불퉁한 장소.
아이의 키 만한 입구의 동굴이 있고, 그 앞을 횡단하듯이 철로 된 길이 산길을 따르듯이 뻗어 있다.
「아무래도, 이 철로 된 길을 따라 왔으면 편하게 왔었을 거 같은데, 많이도 돌아서 와 버렸네」
문득…… 등뒤가 무척이나 고요해져 있던 것을 깨달았다.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카모메 선배도, 수레바퀴 달린 상자도.
「어…… 어라? 카모메 선배……? 카모메 양? 어~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틀림없이 내 뒤에 있었다.
따라가다 놓칠 만한 거리도 아니었고,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내게서 떨어지려 했다 해도, 그렇게 험한 길을 소리 내지 않고 이동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
시야의 끝을 무언가가 지나갔다.
날이 밝은 지금 시간이었기에, 보기 아주 힘들었지만 틀림없다.
나비다.
어렴풋한 빛을 흘리는, 작은 나비가,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 거였구나, 카모메 선배……」
갑자기 가슴이 조인다. 방금 전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물거품처럼 덧없이 사라져 버린다.
「찾던 건, 찾아냈니?」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도울 수 있었다면, 내게 있어서도 그나마의 위안이었다.
꼭 소라카도 같다며, 혼자서 웃고 말았다.
「응?」
문득 보니, 동굴 주위에 칡잎이 자라고 있었다.
「아니, 나도 인도받은 쪽인가. 고마워, 카모메 선배」
나는 동굴 쪽으로 머리를 깊이 숙인 후, 칡뿌리를 캤다.
하이리 군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내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
하늘을 올려다봤다.
높고 푸르게, 어느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곳.
아득히 먼 곳에 있으면서, 가끔 나른한 향수를 풍기는 곳.
내가 돌아갈 곳은 어디일까…….
※ ※ ※ ※
그로부터……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든 것을 떠올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각오를 다지고…… 울고, 웃고.
그리고, 지켰다.
나는 할 일을 다했다.
힘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의 곁에 있는 모든 것을 지켰다.
이렇게나 멀리 떨어지게 된 지금, 하이리 군에게는 괴로운 일을 겪게 하고 말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곳에서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푸른 세상에서, 계속 헤매고 있는 기억에 귀를 기울여서, 돌아가야 할 곳을 가리켜 줄 수 있다.
그것은 아득한 시간을 필요로 할 길이다.
하나하나의 기억을 주의 깊게 알아 가고, 이해해낸 후에 인도한다.
이상한 일이라니까, 하이리 군.
섬을 덮친, 모두가 두려워하는 해적 오니아가씨일 텐데, 마치 섬의 수호신같이 되다니.
아, 그래도, 그 전에는 카미야마의 아가씨무녀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이러고 있는 것은 내 운명이기도 했던 것일까?
하지만……
「오니아가씨라는 이름은 마음에 들었다구. 카모메 선배」
나는 찾아낸 작은 칠영나비를 손끝에 앉힌 채 미소 지었다.
칠영나비는 마치 부끄러워하듯이, 또는 끄덕이듯이 날개를 움직인다.
「시간이 조금 걸리고 말았지만, 너도 돌아가야 할 곳을 향해 가도록 해. 언제까지고 여기서 헤매고 있어선 안 된다구」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가야 하지 않겠어.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
「잘 돌아가, 그 여름으로」
그렇게 말하며 칠영나비가 앉아 있는 손을 높이 들자, 나비는 힘차게 날아올랐다.
어디까지고 드높이, 아득히 먼 곳을 향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바라보면서 배웅한 후, 나는 크게 기지개를 켰다.
「자 그럼, 이번엔 잘 찾아낼 수 있으려나」
이 세계에 떠오르는 수많은 빛을 바라본다.
여러 시간과 기억에 걸쳐 있는 틈새의 세계.
잘 생각해 보면, 처음에 이곳에서 나를 그 여름으로 인도해 준 것은, 그 어린 소녀였다.
여러 여름을 계속 되풀이해 온, 그 아이에게 진 은혜를 아직 갚지 않았다.
「그럼, 어디에 있을까」
나는 천천히 걸어나간다.
발밑에는 걸어나간 수만큼의 파문이 펼쳐졌다.
「난 뒤쫓는 건 자신 있어도, 찾는 건 잘 못하는걸」
하지만 반드시 찾아내 주겠다구.
그러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구, 하이리 군.
그 여름의 푸른 하늘 아래서.
우리들의 술래잡기의 계속을.
ㅁㅊ 카모메 보내준게 시키였구나
ㅠㅠㅠ 시키랑도 만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