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부터 마에다의 감동코드와 전개의 툴은 일관됐음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 -> 일상의 불행한 붕괴와 상실 -> 캐릭터들의 각성과 클라이맥스


이 툴 속에서 일상은 독자가 캐릭터에,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성에 애착을 가지게 하는 절대적인 역할임

마에다는 게임 작가로서 일상을 묘사하고 캐릭터에 애착을 만들어내는데에 천부적인 두각을 드러냈었음


마에다 3부작의 가장 큰 실패원인은 저 툴을 따라가면서도 캐릭터들에게 애착을 쌓게 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임

야구, 마작 넣어서 분량조절 실패했다 이런 건 결과론이고 전성기 마에다는 야구도 감정교류의 중요한 피스로 잘만 활용했었음


엔젤비트에서부터 마지막화쯤 가면 점마 저것들 왜 갑자기 죽어 못싸노 하는 의문을 다들 가졌겠지만

그때는 텐시 매력 하나로 어떻게든 커버해서 문제들을 조금이나마 묻어갔다는 느낌임

다만 텐시라는 캐릭터 자체는 참 매력적인데 전개속에서 매력적인 캐릭터였냐고 하면 글?쎄?

샬롯에 가면 토모리도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전개에 매몰돼 캐릭터성이 붕괴되는 단계까지 가면서 문제가 더 심화됨

신날에서는 원점회귀랍시고 저 툴을 의식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에 애착을 주기는커녕 혐오감을 주는 최악의 형태였고


여기서 문제의 포인트로 생각하는 지점은


1. 일상편에서 캐릭터들간의 감정교류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단순 사건해결과 엔터테이먼트 요소에 치중

2. 일상 붕괴 이후의 전개가 주인공과 히로인, 넓게 보면 캐릭터들간의 관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음 (엔비, 샬롯의 경우)


이러면서 정작 클라이맥스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눈물겨운 사랑타령이니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지


신날은 좀 다른 게 툴은 따라가지만 1번(일상)에서 꼴아박은 덕에 일상붕괴 후 주인공 히로인에 초점을 맞춰봤자 역호과만 더 키웠음


마에다 애니 에피중에 그나마 괜찮았다고 느꼈던 편은 일상의 사건해결 과정속에 주인공과 히로인의 감정교류를 녹여낸 샬롯 OVA

만약 샬롯 초반 일상 에피가 전부 OVA처럼 나왔고 오므라이스 이후 정석으로만 갔으면 샬롯도 명작이 될 수 있었으리라 싶음



헤번레 얘기로 넘어오면, 헤번레도 마에다의 전개 툴에 충실한 작품이 될 확률은 99%라고 보고

CBT 프롤로그와 1장 정도만 본 감상을 말하면 일상 묘사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게임에서의 마에다였음

작위적인 사건 없이 일상 이벤트의 연속으로 캐릭터간의 감정교류를 느린 템포로 쌓아가는 부분이 맘에 들었음




PV에서 대놓고 스포한 저 장면을 예로 들면 장면만 똑 떼고 보면 평가를 내릴 수가 없음

다만 저 장면이 성공적일 조건을 끌어낼 수는 있는데

1. 독자가 두 캐릭터 모두에 애착이 있을 것 2. 독자가 둘 사이의 관계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


마에다 전성기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들에서는 하나같이 저런 조건들이 완벽하게 충족이 됐었고

저 조건을 완전히 무시하고 클라이맥스를 땡겨쓴 결과물이 신날의 대참사라고 평가함


간단히 말해 감동을 끌어내는 데에 부가적인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건 캐릭터들에 몰입하게 만드는 빌드업이라는 거

빌드업만 잘 돼 있으면 평균적인 연출로도 명장면이 충분히 만들어지고, 그게 없으면 아무리 그 장면에 신들린 연출을 보여줘봤자 신파로 끝임



마에다가 진짜 애니 각본 작법에 있어서만 절망적이었던 건지, 감동을 끌어내왔던 본인의 툴 활용력 자체가 맛이 가버린 건지는

이제 앞으로 일주일이네


힘내자 마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