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0년 초... 6학년 겨울방학이었다.


당시 나는 처음으로 '야한 것'을 접하고 문화충격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런 남자애들이 으레 그렇듯 거기에 무척이나 심취해서 하루하루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나갔다.


그때 처음으로 접했던게 '망가', 'HCG' 같은 거였기 때문에 오타쿠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생각이 든다.

망가를 어디서 구해야하는지조차 알지 못해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빅파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다운받곤 했는데, 동인지를 보면서도 정작 그 작품, 캐릭터를 모르다보니 이해가 안되곤 했었다.


역주1을 보고도 왜 설명하는지 몰랐으니까 ㅋㅋ

그렇게 신문물을 접하는 재미에 빠져있었는데


'이제 야동, 야만화, 야설 등을 다 접해봤으니까 야겜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 민번으로 가입한 파일공유사이트에서 야겜을 다운받으려고 했다.


그게 2010년 가을쯤이었을거다.

이쯤되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지.


거기서 다운받았던 게 '쿠드와후타'였다.


처음엔 쿠드와 후타로 이해해서 후타는 누구지 싶었던 기억이 난다.


클립후커니 아랄이니 이지트랜스니 야겜은 한번 하려는데 준비해야될게 많더라.


그렇게 밤에 부모님 눈을 피해가며 게임을 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야한게 보고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다보니 나는 점점 쿠드에 빠져들고 있었다.


원래부터 로켓, 우주를 좋아했던 나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여자애(그것도 동년배)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쿠드와후타를 다 클리어하면서 처음 목적대로 쓴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중2때는 친구가 책상에 立華 奏라는 낙서를 쓰고 있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대답을 회피하고 낙서를 지웠었다.

한자를 기억해서 찾아보니 '타치바나 카나데'라는 캐릭터였고 그렇게 엔젤비트를 봤다.


알고보니까 쿠드와후타도 엔젤비트도 key라는 같은 회사에서 만든거였더라.


그렇게 키빠가 됐다.


대학 전공도 쿠드와 비슷한 길로 가고 key가 내 인생을 바꾼것같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마지막 구절을 빌리자면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다만 그때는 누나였던 친구들을 아직까지도 좋아하는데 이제와선 페도로 몰리는게 좀 안타깝긴 하다.


이제는 진로를 바꿔서 로켓과는 완전 딴판인 길로 나아갔지만 아직도 로켓을 보면 가슴이 뛰곤 한다.

쿠드를 배신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쿠드에게 부끄럼 없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