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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제 자신을 키빠라고 하지만 정작 key작품을 끝까지 다 해본 것은 플라네타리안, 리틀버스터즈, 그리고 저번주에 엔딩을 본 섬머포켓이 전부라 키빠라고 불리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애니까지 합하면 에어, 카논, 클라나드는 봤네요.
그 외에 해본 원작은 클라나드, 토모요애프터, 엔젤비트 정도이고, 이것들도 끝까지 하지는 못하고 중간에 그만 두었었죠. 물론 언젠가 끝까지 해보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가지고 있습니다.
각설해서 이번에 끝까지 플레이한 작품인 섬머포켓은 리틀버스터즈ex 이후 근 7년만에 엔딩을 보게된 두번째 key작품입니다.
아마 그동안 key에 관심을 좀 적어지게 된게 key작품들을 좋아하기 이전에 '마에다 쥰'의 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리토바스 이후 작품인 리라이트부터 관심을 아예 안 가지게 된게 마에다가 더이상 각본에 참여를 하지 않은 것 보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끄게 되었네요.
그 후 시간이 지나고 섬머포켓이라는 작품이 나오는 것을 어렴풋이 듣긴 했지만, 역시 마에다는 원안만 내고 작품 제작에 참여를 안 했다는 것을 듣고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되었다가 여기 갤러리에서 한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의외로 평가가 괜찮아 보이게 되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리뷰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정말 만족스럽게 플레이 했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한 당일은 잠을 자지 못하고 하루종일 섬머포켓 음악만 듣는 이상행동을 하기도 했고요.
이런 감정을 느끼게된게 오랜만이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제작진이 가장 key다운게임을 만들었다고 말을 하던데, 확실히 플레이 하면서 "아~ 이게 key감성이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네요.
플레이 하면서 에어랑 클라나드가 많이 떠올랐네요. 반대로 구성이 뭔가 옛 작품들과 다른 것 같지 않아서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 공동루트
스토리를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영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방황하게 되어, 결국 사고를 치고 학교에서 정학을 먹은 하이리라는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정학 중인 여름방학 동안 쿄코 이모의 토리시로 섬에 초대 편지를 받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겸 가출겸 해서 섬으로 가게 됩니다.
섬에 도착하고 다른 친척인 '우미'와 같이 생활을 하며 이모의 일을 도우려고 했지만, 이모는 계속 거절하고 온 김에 관광이나 하라고 해서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서 섬에 다른 친구들과 만나고 추억을 쌓고 연애도 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 섬 여자 꼬시기
하지만 저는 이런 멋진 추억은 없네요 :(
이 때는 그냥 우미가 귀여워서 찍었던 스샷 이지만 설마 이게 그리 커다란 복선일 줄 몰랐다...
작품의 개그를 담당할 남자 조연 캐릭터 두명(벗고 있는 것은 신경 쓰지 말자)
안경 쓴 탁구광 친구인 텐젠은 보자마자 전작의 두 명의 캐릭터가 떠올랐습니다. 엔젤비트의 타카마츠, 샤를로트의 타카조 조지로.
key사가 안경 바보 근육캐에 꼿였는지(...) 이런 류 캐릭터가 계속 나오더군요. 실제로 위에 언급한 저 둘과 포지션도 비슷한 것 같고...
그리고 오른쪽에 알몸남 료이치는 리틀버스터즈의 마사토 포지션이 떠오르더군요. 바보짓으로 노미키에게 얻어맡는 역할. 덕분에 많은 웃음을 주었네요 ㅋㅋ
노미키 표정 중 가장 귀여웠다고 생각하는 장면.
노미키는 공략불가 캐릭터인게 좀 아쉬웠네요. 나름 매력덩어리 였는데...
뭐 나중에 혹시 섬머포켓 엑스터시(여기서 비슷한 bgm이 아방튀르니 섬머포켓 아방튀르인가?) 같이 확장판(?)이 나올리 없겠지만 나온다면 노미키 루트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예전에는 공략 찾아보면서 어떻게 히로인을 공략해야 하고 뭐가 배드엔딩 선택지인지 좀 찾기 어려운 반면에 이번 작품은 엄청 쉬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공략할 캐릭터만 클릭만 하면 되고 딱 봐도 배드엔딩 같이 보이는 선택지만 거르면 되어서 쉽게 쉽게 플레이 했습니다.
- 아오
첫 번째로 공략하게 된 캐릭터는 아오였습니다. 처음으로 엔딩 보는 캐릭터는 "진 히로인을 제외하고 가장 마음에 든 애부터 하자!" 때문에 아오를 택하게 되었네요.
프롤로그부터 보여주는 개그 장면들과 교미에 환장한섹드립으로 캐릭터가 정말 귀여웠기 때문에 공통루트 때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했습니다.
윗 스샷에서 보이는 아오에게 빙수 던지는 장면은 진짜 엄청나게 웃었던 것 같네요.
아오 루트에 들어서니 공통 루트에서 없었던 판타지적 요소가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플레이 할 때는 key겜 치고 판타지적 요소가 없어서 의외였는데 역시 본 루트를 들어가니 슬슬 나오더라고요.
자신의 언니를 위해서 칠영나비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무녀, 그것이 아오의 정체였습니다. 칠영나비를 접촉해서 타인의 기억을 엿보는 대신, 그 대가로 점점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죠. 이때부터 저는 스토리에 관한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 불안감은 결국 아이의 칠영나비를 찾고 아이의 기억이 돌아올 때 적중했습니다.
결국 아이가 깨어나고 아오가 영원한 잠에 빠지는 것을 보고 진짜 슬펐네요. 다음 이야기를 보기 싫어서 아오가 잠드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진 저는 게임을 종료하고 그 다음날 플레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 결국에는 하이리가 아오의 일을 대신하고 1년 뒤에 다시 아오를 깨우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참 사람 마음 졸이는 짓을 잘 하더라고요 ㅋㅋ
아오 루트만 깼을 때 든 생각이 이거 R-18판으로 내도 상관없지 않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도 둘이 야외에서 지지고 볶고 한 묘사가 있으니... (이 생각은 결국 다른 루트를 플레이 하면서 이 게임이 전연령이길 잘했다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약 팬 디스크가 아오로 나온다면 전 성인판이 었으면 좋겠네요 :)
-츠무기
두 번째로 공략한 캐릭터는 츠무기였습니다. 츠무기 캐릭터 자체가 제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key스러운 히로인 느낌이었네요. 비슷한 느낌으로는 카논의 마코토 리토바스의 코마리가 떠오르는 캐릭터였습니다. 정박아 4차원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 무규무규 거리는 말투가 적응이 안 되다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결국 리토바스 할때 이타루 그림에 적응하듯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는 츠무기 루트자체가 저에겐 뭔가 너무 늘어진다고 느껴져서 좀 지루하게 되더군요.
츠무기 루트에서만 등장하는 캐릭터인 시즈쿠는 츠무기의 다른 친구였죠. 저는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캐릭터의 없으면 뭔가 길게 늘어진 츠무기 루트가 더 심심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결국 끝까지 싫어할 수는 없는 아이였네요 ㅋㅋ
츠무기의 옛날사진이 발견되고 인간이 아닐 것 같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루즈하게 느껴졌던 츠무기 루트를 엄청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루트를 진행하면서 츠무기가 떠난다고 말하는 것이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죠. 그리고 저는 옛날 츠무기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영원히 갇힌 세계에서 결국 나오지도 못하게 되어서 저 아이에게는 모든 루트를 통틀어도 행복해지는 루트가 없어 보여서...
여담이지만 츠무기 루트를 하면서 이 겜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는 것, 아마 휴대폰이 보급되기 전 시대인 약 90년도 정도라는 것을(실제로는 00년도였지만) 눈치챘습니다. 애들끼리 만나기 위해 휴대폰 없이서 직접 만나기 위해 돌아다닌다던가, 멀리 떠나는 츠무기에게 연락수단을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충 감이 왔었습니다.
마지막 천 개의 촛불 씬과 같이 나오는 '츠무기의 여름방학'의 bgm을 듣고 '아 여기서 사람들 많이 울었겠구나' 싶었죠.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진짜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잠잠했던 감정들이 화산이 폭발하듯 모든 것을 마지막에 터져버리던 장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츠무기의 만남은 개인적으로는 더 슬펐습니다. 과거의 츠무기는 영원히 카미카쿠시 당해서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곰 인형은 진짜로 사람이 되었네요.
- 카모메
수염고양이단의 모험이라는 꿈을 이룬 소녀 이야기
세 번째로 한 카모메 루트는 개인적으로 즐겁게 플레이 했습니다. '어린시절 했던 모험을 되새기며 그 시절로 돌아가서 했던 놀이를 다시 즐긴다'라는 소재는 정말 좋아했고 스토리도 전적으로 만족했습니다. 조오오금 아쉬운 것 몇 가지 빼고...
처음에는 하이리가 이 섬에 데자뷰를 느꼈다고 하는게 이런 이유인 줄 알았습니다. 위 스샷에서 보이는 카모메 옆의 남자애인 '타카'라는 애가 '타카하라 하이리'의 줄인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하이리랑 카모메는 사실 옛날에 만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습니다만, 결국 아니더군요 ㅋㅋ
딸보다 엄마가 더 이쁘다
카모메 루트를 재밌게 했지만 정말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연애 이야기의 부재입니다. 아오, 츠무기 그리고 후에 쓸 시로하도 결국 연인이 되고 서로 연인스러운 이벤트들이 종종 일어나는데 카모메는 하이리라는 동료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느낌이었죠.
두번째는 모험의 끝, 해적선(을 가장한 현대식 범선)에 도착하고 나서 카모메의 소원이 이루어져 성불 사라져버려서 이야기가 아직 40퍼 정도 남았는데 카모메가 거의 안 나와서 아쉬웠다는 점이네요. 카모메의 부재 상태에서 떡밥을 풀어버리니 뭔가 그 이후는 사라진 카모메를 위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죠.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정말 깔끔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운도 꽤 남았고요.
생령 비슷한 존재로써 후코가 떠오르게 되더군요. 성격은 완전 반대지만...
열린 결말같이 나긴 했지만, 저는 카모메가 무사히 낫고 하이리랑 수염고양이단을 조직해서 멀리멀리 모험을 떠났다고 믿고싶네요 :)
-시로하
시로하는 사실 알카부터 제대로 활약하는 캐릭터여서 그런지 시로하 루트 자체에서는 그냥저냥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소심한 섬소녀에게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을 알아가면서 서로 썸타는 두 남녀의 이야기였네요.
그래도 시로하 루트에 들어오면서 타 루트에서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요리도 잘하고 본성은 착해서 남의 부탁도 은근히 잘 들어주고... 완전 소심한 성격(그것도 매력이지만)을 제외하면 완전 현모양처더군요.
이 장면은 저두 섬뜩했던... 하이리에게 아는 이쁜 소꿉친구, 동급생이 있다고 했는데... 맞아 남고였지...?
시로하 루트에서는 아오 료이치 텐젠 노미키 등 원래 섬 소꿉친구들도 많이 나와주었습니다. 덕분에 매력적인 친구들이 활약을 많이 해주더군요. 고립된 친구와 다시 친하게 되는 과정은 정말 좋았습니다.
축제 때 자신이 물에 빠져 죽는 '시로하의 미래예지 능력을 진지하게 마주해서 해결하자!'라는 장면은 저에게 슈타인즈 게이트의 마지막 눈속임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비록 여기서는 잘 해결되었지만, 나중에 나루세가의 이 저주 때문에 알카에서 결국 하이리가 왜 '헤자푸'를 느끼게 되었는지... 우미랑 시로하의 무한 여름방학 만들기가 되어버리게 되어 버리는게 정말 안타까울 뿐이네요...
시로하의 마지막 사진
클리어 당시에보면 풋풋해서 좋았는데, 지금보면 참 씁쓸한 장면...이네요.
3. 공동 루트 및 각 캐릭터들 리뷰를 마치며
key사의 작품은 진 루트부터 발휘를 시작이어서 캐릭터 별로 스토리의 작품성이 좀 들쭉날쭉하다는 단점을 느꼈었는데 이번 섬머포켓은 그래도 캐릭터 4명 다 스토리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 4명 다 매력이 있고 조연들은 전 작품들 캐릭터의 오마쥬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또한 마에다 쥰이 쓰지 않아서 걱정했던 부분이 아예 싹 사라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아무 캐릭터라도 좋으니 팬티스크를 내놔라!!(사실 아오가 제일 끌림)
사진 첨부 수가 20개까지라 알카, 포켓부터는 2편에서 적겠습니다.
장문 리뷰추
진짜 개별루트 탄탄한데 본루트마저 완벽한 갓겜
리뷰는 개추야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