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영나비'라는 명칭과 해석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오 루트뿐이고, 그외에 딱 한 번 포켓 루트 후반부에 나나미가 '칠영나비'를 직접 지칭한다.

하지만 '신기한 빛깔의 나비'는 모든 루트에 등장한다. 먼저 아오 루트에서 밝히는 설정을 정리하고 나머지 루트를 각각 살펴보자.



「아, 여기네」

「여기에 칠영나비에 대한 얘기가 적혀 있어」

「어어…… 간단히 설명하자면……」

「죽은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죽은 자의 영혼이 나비가 된다……」

「그게, 칠영나비래」


가장 먼저 칠영나비의 설정이 등장한 것은 쿄코가 창고에서 찾아준 고문서다. 여기서는 '칠영나비 = 죽은 자의 영혼'이라고 나름 깔끔하게 정의한다.

먼저 말하면 '죽은 자'의 영혼이라는 정의는 나중에 아이의 칠영나비를 찾으면서 확실하게 부정된다.




「……이 섬은, 기억이 돌아가는 장소라고 불리고 있어」

「언제부턴진 모르겠지만, 꽤 옛날부터, 칠영나비는 이 섬에 있었어」

「그렇다기보다도, 이 섬에 모여드는 거야」

「그런 장소는 몇 곳인가 있는 듯하지만, 그 중에 하나가 여기인 듯해」


「어…… 미안,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칠영나비가 뭐야?」


「칠영나비는, 사람의 기억의 잔재인 거야……」

「미련이나 후회를 남긴 사람의『기억』이, 나비의 모습으로 이 세계에 남아있는 거야」

「저 나비는, 사람의 기억 그 자체라고 해도 좋아」


「유령……?」


「말하는 방식은 나쁘지만, 맞아」


「확실히 표본으로는 못 하겠네……」


「그래도, 기억뿐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론 이 세계에 남아있어선 안 되는 것들이야」

「본래 가야 할 장소로, 이끌어 줄 필요가 있어」

「그것이, 소라카도 가의 사람이 대대로 맡아 온 산의 제사야」


아오가 내린 칠영나비의 정의는 '미련이나 후회를 남긴 사람의 기억의 잔재'다.

아오의 정의에는 죽은 자라는 전제가 빠져 있다. 아이의 기억을 찾는 아오에게는 당연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만.

또, 기억의 잔재라는 말은 영혼보다 좀 더 폭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여튼간, 식물인간 상태로 살아 있는 아이의 칠영나비가 존재한다는 생각의 출처는 나중에 밝혀진다.




「옛날에, 이 섬에 있었던 신기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긴 시간동안 계속해서 잠들어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떴다는 이야기를」

「신기한 나비를 찾는 옛날 이야기야」


「누구한테서 들었는데?」

「카토 할머니」


「우리 할머니?」


「지금 생각해 보면, 침울해져 있는 나를 격려해주기 위해서 해준 직접 만든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소라카도 가계의 역할이나, 칠영나비에 대한 걸 생각하면 거짓말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어서」


다소 주제에서 벗어나지만 카토 할머니도 상당한 떡밥 캐릭터다. 칠영나비에 관한 고문서를 창고에 모아둔 점, 츠무기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었다는 점, 쿄코의 양모였다는 점 등. 여하튼 이 이야기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짐작가는 바는 없지만 아오와 같은 일을 한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소라카도가 쪽 조상일까.




거짓말…… 이거……!」


「왜 그래?」


「찾았어……」

「기억……」

「자고 있는 몸에, 칠영나비를 되돌려 주는 방법!」


「뭐?? 진짜로?」


「이 책은, 그걸 체험했던 사람이 쓴 책이야!」


후에 창고에 있던 고문서를 쿄코가 현대어로 해독해 주는데 이 책은 아오와 같은 일을 한 덴포 시대(1831~1845) 사람이 쓴 책이란다. 분명 같은 책인데 죽은 자의 영혼 운운하던 좀전의 설명과는 모순된다. 카토 할머니가 말한 이야기의 출처가 이것일 수도 있겠다.




「……? 칠영나비…? 대체 어디서……」


「……에헤헤……」


「아…… 아오…?」


잘못 본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칠영나비가…… 마치 아오의 몸으로부터 흘러나오듯, 날아가 버리고 있다……


「이건…… 설마……」


「많은 기억들에 접해버린 대가일까……」

「……머릿속이… 꽤 엉망진창이라서 말야……」

「계속……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자아를 유지하는 게… 힘들어……」


「아오…… 그럴 수가……」


「솔직히…… 이젠, 일어나 있을 기운이… 안 나서……」

「에헤헤……」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도, 아오의 몸에서 칠영나비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아오는 분명 칠영나비에 접해 기억을 읽은 후, 나비를 신역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그렇다면 아오에게서 흘러 나오는 나비들은 무엇일까?




「아, 아오……!?」,


칠영나비는, 아오의 안에서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젠 흘러나온다라고 할 수준이 아니다.


「설마, 이건……」


잠자는 것으로는 다 정리할 수 없었던 기억들이, 굉장한 기세로 흘러넘쳐 나오고 있다.


하이리의 설명대로라면, 아오에게서 흘러나온 나비는 아오가 접한 후 미처 정리하지 못한 기억이라고 한다.


칠영나비 그 자체가 한 사람의 영혼이라는 설을 채택하면 사람과 접할 때 나비의 영혼이 두 개로 분열한다는 비상식적인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칠영나비는 기억의 잔재, 즉 사념이라는 아오의 설명에 더 무게가 실린다.


아오는 "칠영나비를 건드린다는 건, 그 사람의 기억 그 자체를 자신에게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 기억을 복제하며 나비를 복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중 칠영나비에 접하는 묘사로 보면 칠영나비에 한 사람의 모든 기억이 담겨있다기보다 기억 중에서도 미련, 후회와 같은 특정한 사념이 하나의 칠영나비를 만들어낸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모든 기억을 읽을 수 있는 거라면, 작중 내내 하이리가 우미의 칠영나비에 접하고 있었다는 Q&A가 말이 안 된다.


아이의 칠영나비에 담긴 것은 전부 아오를 향한 후회와 슬픔, 상냥함과 애틋한 마음이었다. 아마 이 칠영나비는 사고 당시에 아이에게서 흘러나왔을 것이다. 이 칠영나비의 부재가 아이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보면, 아이에게는 아오가 전부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런 해석은 이어서 카모메 루트를 해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단 그 전에 먼저 츠무기를 살펴보고 가자.




……여기는, 그 등대인 건가?

창문으로, 등대 밖을 보니……


「뭐…… 지 이게?」


사방에, 꽃이 피어 있었다.


「어디야…… 여기?」


그 등대로 돌아왔을 텐데.

길…… 잘못 왔나?

하지만, 섬에 이런 장소가 있다고, 들어 본 적이 없다.

종류는 모르겠지만, 뒤덮이듯이 피어 있는 꽃과, 커다란 나무……

그리고 대량의, 신비한 빛깔의 나비……


----


그날……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수 많은 나비가 나는 꽃밭에, 등대가 있고…… 거기의 창문으로, 등대를 오르는 쓰무기 짱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내려가는 모습도 보이고, 올라가는 모습이 몇 번이고 보입니다.

아무래도, 등대의 정상에도 다다를 수 없고, 그렇다고 아래로도 내려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나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있어, 손을 흔드는 것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알았습니다. 역할을 끝낸 나는, 여기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다음 여름이 끝날 무렵에, 나는 이 모습이 되어, 여기서 지낼 것이라고…….

원리는 수수께끼……입니다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츠무기 루트에 나비가 언급되는 것은 카미카쿠시를 경험한 하이리가 등대 바깥에서 신역의 풍경을 볼 때 한 번이다. 이 신역의 풍경은 츠무기 외전에서 츠무기가 꿈속에서 본 공간과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츠무기 에필로그에서 츠무기와 주인 츠무기(쓰무기)와 재회하고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곳도 신역이다.





츠무기가 돌아가야 할 장소, 아오가 말한 칠영나비가 돌아가야 할 장소가 똑같이 신역이다. 어찌되었건 츠무기의 존재도 칠영나비와 분명 연관이 있어 보인다.

칠영나비가 한 사람의 미련과 후회와 같은 기억의 잔재라면, 어쩌면 인형이 츠무기의 모습으로 실체화할 수 있었던 데에 쓰무기의 사념이 담긴 칠영나비가 관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본격적으로 카모메 루트를 보자.




바람이, 불었다.

카모메의 긴 머리가 나풀나풀 휘날렸다.

햇빛이 눈에 들어와, 나는 무심코 눈을 감았다.

빛의 저편에서, 카모메가 무언가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묘하게 작게 들렸다.

멀어져 가는 것처럼, 잘 들을 수 없다.

──바이 바이.

문득, 하얗게 흐려지는 시야의 저편에서, 카모메가 손을 흔든 것처럼 보였다.

아니, 손이 아니다.

팔랑팔랑, 무언가가 날고 있다.

그리고, 무언가는, 빛의 저편으로 날아간다.

눈을 뜬다.


「나를 뭐라고?」

「……응?」


어라.

거기에……

방금까지 서 있던 카모메의 모습이 없었다.


카모메가 사라지는 장면에서 카모메의 실체가 칠영나비로 돌아가는 묘사가 있다. (이는 알카 루트에서도 그대로 오버랩된다.)




「이 여행 가방은, 제가 가지고 온 거예요」

「다만, 이 섬에 도착했을 때 잃어 버렸어요」


「잃어 버린 건가요?」


「이 섬에 도착했을 때, 신기한 체험을 했어요」

「신기한 색의 나비」

「그것들이 여행 가방에 모여 있었어요」

「그 후…… 한 순간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여행 가방이 사라져 있었던 거예요」

「적당히, 더위를 먹어 멍하니 있는 사이 도둑맞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발견된 곳이 동굴 안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그 나비는,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어요」

「카모메가 쓰러졌을 때」

「쓰러진 카모메 주위를, 날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신기한 색의 나비가……」

「지금 생각하면, 그 나비와 카모메 사이에는 무언가 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주목할 점은 배에서 카모메가 쓰러졌을 때, 즉 죽거나 식물인간이 되기 전에 이미 카모메의 칠영나비가 관찰되었다는 점이과 가방에 모인 나비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두 가지 모두 칠영나비=영혼 설에서는 설명이 힘들고, 칠영나비=특정한 사념 설에 잘 들어 맞는다.


해적선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강한 미련과 아쉬움이 칠영나비로서 흘러나온 것이고, 핀란드의 병원에 누워 있는 카모메의 '친구들과 모험을 하고 싶다'는 수많은 사념 하나하나가 칠영나비가 되어 토리시로 섬에 카모메를 실체화한 것이다.


Q. 카모메 루트에 대해, 카모메의 여행 가방에 모여 있던 칠영나비는 카모메의 기억, 이라고 할까 칠영나비가 맞나요? 그리고 그 칠영나비가 카모메가 되어, 하이리 앞에 나타난 것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A. 카모메는 먼 외국 땅에서, 토리시로 섬에서 보낸 여름의 추억으로 마음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칠영나비가 되어 섬에 남아 있습니다. 카모메의 칠영나비에 닿은 사람은 눈 앞에 카모메 본인이 있는 듯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카모메의 생사에 대해서는 굳이 딱잘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아이 같은 예도 있습니다, 정도로만 답변 드리겠습니다.


Q&A 답변대로라면, 카모메는 카모메의 칠영나비에 닿은 사람에게 보이는 환상과 같은 존재다. 중요한 것은 카모메가 자신이 실제로 존재하고 여기에 모험을 하러 왔다고 믿고 있었던 점이다.


섬에 거처도 없는 카모메가 어떻게 밤 사이에 진실을 깨닫지 못하고 다음날 멀쩡히 나타나는 것인지 의문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아무도 자신을 관측하지 않는 동안에는, 카모메는 카모메라는 형체로서 존재할 필요가(또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와 진실을 깨달았을 때, '모험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카모메를 실체화하던 칠영나비는 칠영나비가 돌아가야할 곳을 깨닫고 모습을 감추었을 것이다. 물론 하이리의 해적선 완성을 지켜봐 주기 위해 좀 더 현세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카모메의 생사다. 사실 어느 쪽도 나름의 근거가 있는데, Q&A를 보면 이러한 모호함도 제작진이 의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기의 대사의 뉘앙스로 보았을 때는 여름 전 카모메가 죽었다는 것이 더 개연성이 높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살아 있는 동안에도 카모메는 토리시로 섬에 자신의 마음이 담긴 칠영나비를 보내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카모메가 살아 있다는 결론을 에필로그를 통해 이끌어 내 보고자 한다.




옅은 물색의, 두꺼운 봉투에 행선지가 쓰여져 있었다.

살펴보니 분명 주소가 쓰여져 있었을 부분은 더러워져 읽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행선지도 불분명하다.

이 편지, 너덜너덜하다.

훌륭한 봉랍이 붙어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그것은 수염을 기른 고양이를 본뜬 것이었다.

수 많은 도장이 찍혀 있다. 영문 도장이나, 잘 모르는 언어의 도장이 몇 개나 겹쳐져 찍혀 있었다.

도대체, 어떤 경로를 더듬어 보내진 것일까.

혹은 편지를 보낼 곳도 반환할 곳도 모르게 된 우체국 직원이, 만에 있는 배의 소문을 듣고 여기에 보낸 것일까.

정박한 배에 그려진 마크와, 봉랍 마크의 부호만을 의지해서.

……

문득, 편지를 통해 이국 냄새를 맡은 것 같았다.

바다 냄새라든지, 숲 냄새라든지, 여러 향기가, 서로 섞여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이 편지는, 온 세상을 여행해 온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긴 시간을 들여…… 마침내 이곳에 다다른 것이다.


(…)


편지에는 그저 간결하게,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사랑을 담아』

『해적 수염고양이단, 쿠시마 카모메』


코토미 루트를 오마주한, 세계 곳곳을 돌아 도달한 발신지 불명의 편지.

실제로 핀란드 북쪽으로 북극해를 출발하여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하면 칠대양을 모두 돌아갈 수 있다.

이것이 무엇을 암시하는지는 자세히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칠영나비를 중심으로 아오, 츠무기, 카모메 루트의 떡밥을 살펴 보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루세 가-히토미, 시로하, 우미-의 능력과 연관 지어 분석해 볼 텐데, 그나마 떡밥 풀이가 동시에 진행되는 아오 루트와 달리 시로하, 우미 루트에서는 설정과 관련된 해석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이때문에 플레이 중 아오 루트에서의 대략적인 설명과 매치되지 않아 혼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칠영나비에 대한 해석의 전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거기에 나루세 가의 능력을 더하는 것으로 생각보다 깔끔하게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카모메의 정체는 우미의 시간 여행과 같은 핵심적인 떡밥을 해석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바꾸어 말하면, 카모메에 대한 떡밥을 우미에게 그대로 옮겨 해석할 수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할 수 있다.


칠영나비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아닌, 삶과 죽음에 관계 없이 강렬한 사념이 만들어 낸 잔재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해석의 대전제다.

물론 어지간히 강한 사념이 아니고서야 살아 있는 동안보다는 죽고 나서의 마음이 사념으로서 남을 확률이나 그 빈도가 높을 테니 작중에서는 칠영나비가 곧 죽은 사람의 영혼과 비스무리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나루세 가의 능력은 마음을 과거로 보내는 힘이다. 이를 바꾸어 표현하면, 자신의 칠영나비를 과거로 보내는 힘이다. 죽었거나 살았거나는 관계 없다.


「신역?」

「이 나비들이 돌아가야 할 장소야」


그것은, 산의 안쪽에 있었다.

조금 트인 장소에, 단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 있었다.

이렇게나 어두운데도 보이는 진한 녹색의 나뭇잎들이 빽빽이 자라 있어, 그 안에 조그마한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월광에 비춰져, 마치 저 나무 자체가 희미하게 빛을 뿜어내는 것처럼도 보인다.


「산 안쪽에, 이런 곳이 있었던 건가……」


「헤매는 귤나무」

「소라카도 가의 신목이야」

「귤나무는, 실은 여름이 되기 전에 꽃을 피우는데, 이 나무는 조금 늦어」

「현세와 조금 엇갈린 장소, 조금 엇갈린 시간……」

「영원과의 경계에 있다는 의미로 신목이 되었다는 거 같아」


「영원과의 경계……」


모든 칠영나비는 신역으로 모여들고, 이곳이 칠영나비가 돌아가야 할 곳이다. 헤매는 귤나무, 신목은 시공간이 엇갈린, 영원으로 향하는 경계다.

최종적으로 미련, 후회와 같은 한 사람의 사념이 담긴 칠영나비는 이곳에서 영원의 안식을 얻게 된다는 의미인 걸까.


하지만 예외적으로 나루세의 핏줄을 가진 사람의 칠영나비에는 영원의 경계를 넘어 과거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이때 지나는 장소를 '시간의 틈새'라고 한다.


Q. 시간에 묶인 사람이란 게, 대체 무슨 존재인 건가요? 시로하 루트에만 나와서, 엄청 신경쓰여요.

A. 시간에 묶인 사람이란, '나루세 가'의 무녀들의 총칭입니다. 나루세의 여성은 힘의 차이는 있지만, 마음을 과거로 돌려보내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때 '지나는' 장소에 그녀들의 기억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 장소에는 시간 개념은 없고, 또 소라카도의 신역에 있는 '헤매는 귤나무'와 이어져 있습니다. 칠영나비가 돌아가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과거로 돌아갈 때, 그 장소에 기억을 두고 갑니다만, 우미는 기억을 가진 채로 그곳을 지나, 과거로 돌아가는 특별한 존재입니다(이전에 시로하의 엄마, 히토미도 같은 일을 했습니다). 이 장소에는, 시로하도, 히토미도, 그 이전의 코바토의 아내(시로하의 할머니)도 모여 있습니다.



Q. 나나미와 놀고 있던 그림자(카케보시) 씨는 누구인가요? 그 장소는 어디인가요?

A. 그림자는, 시로하입니다. 시로하 스스로, 2000년의 여름방학의 시작부터, 우미가 태어나는 때(자신이 죽는 때)까지의 사이를, 무의식 중에 루프하고 있습니다. 그 루프 동안의 일은, 시로하 스스로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기억을 가진 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우미가 예외 능력자입니다). 마음만이 과거로 돌아갈 때에 통과하는, 시간 개념이 없는 시간의 틈새가 있습니다(우미가 ALKA 루트에서 Pocket 루트까지의 사이에 이동하고 있었던 공간). 그곳에는 시간에 묶인 사람들이 있고, 나루세 가 무녀들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우미는 하나의 루프가 끝날 때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ALKA에서 Pocket으로 나아갈 때 시간의 틈새를 지나가게 된다.


시간의 틈새를 지나는 칠영나비는 과거로만 나아갈 수 있지만, 시간의 틈새는 시간축에서 분리된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을 지난 나루세 가문의 무녀들의 기억들이 모두 보존되어 있다. 쉽게 말해 한번 들어간 칠영나비의 사념은 이곳을 통과해 과거로 빠져나가지만, 일단 그 공간을 지난 기억은 동시에 그곳에 쭉 남아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칠영나비가 과거의 자신에 닿아 전해지는 것, 이것이 나루세 가 루프 능력의 정체다.

보통은 기억이 대부분 빠진 채로 사념만이 전해질 것이다. 가령, 시로하에게 있어서는 히토미에 대한 그리움, 절벽에 떨어진 아이나 바다에 떠밀려간 아이를 구하지 못한 회와 같은 단편적인 것이었을 테다.


하지만, 우미와 히토미는 그중에서도 시간의 틈새를 지날 때 기억까지도 그대로 보존하는 특수 능력자다. 사념과 기억이 모두 담긴 온전한 칠영나비를 그대로 전해줌으로써 온전한 루프를 가능하게 해 준다.


히토미는 이 시간의 틈새를 지나며, 자신의 기억을 보존할뿐 아니라 다른 나루세 가의 시간에 묶은 사람들의 기억을 보았을 것이다. 이곳은 시간 개념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시간축으로는 더 과거에서 루프한 히토미가 미래의 시로하와 우미가 이곳을 지나며 남긴 기억까지 보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과제는 '몸째로 가는 루프'를 해명하는 것이다. 우미와 히토미 둘은 모두 몸째로 과거로 가는 루프의 끝에 육체가 소멸하였다.

몸째로 가는 것이라는 표현을 잘못됐다. 사실 우미는 자신이 존재하기도 전으로 칠영나비를 보낸 후, 거기서 자신을 실체화해낸 것이다. Pocket 루트에서 나오듯 실체화된 형체에는 아를 엮어줄 기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루프는 기억을 보존할 수 있는 능력자만이 가능하다.


칠영나비를 통한 여행은 과거로밖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존재하기 전의 과거로 간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루프이자 죽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미의 루프가 산에서 굴러 떨어지는 급박했던 상황에 벌어진 것을 떠올리면, 중의적인 의미로 이때 우미는 사실상 죽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때의 실체화는 카모메의 그것과 같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미 또한 카모메와 마찬가지로 우미의 칠영나비에 닿은 토리시로 섬 주민들이 보는 환상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카모메는 자신이 신목으로 돌아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고 형체를 감추었다. 반면, 우미는 애초부터 기억과 '엄마와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싶다'는 목적을 간직한 채 왔기 때문에 형체를 유지한 채 속 루프를 반복할 수 있었다.


Q. 루트를 클리어해 나감에 따라 카토 우미 짱의 목소리가 어려져 가는 것은 어째서인가요?

A. 우미는 본래 2000년 토리시로 섬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래에서 왔기에, 시간의 강제력이 발동해 그 존재가 사라져 갑니다. 그 순번으로, '새로운 기억'부터 사라져 갑니다. 새로운 기억이라고 하면, 본래의 우미가 쌓아 온 연령과 같은 뜻입니다. 그래서, 우미는 서서히 어린 존재로 되돌아 갑니다.


대신, 우미는 그 시간대에 본질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목적 달성에 실패하여 루프를 반복할수록 '시간의 강제력'이 발동해 점차 기억을 잃고 존재가 희미해져 간다. 우미의 발버둥은 '희미한 것', '잊혀진 것'에서 유래한 알코르의 반짝임(Twinkle of Alcor)이라는 테마곡 명으로 표현된다.



「응, 돌아가자」

수많은 여름방학은 모두 나에게 있어서의 발자국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확실히 남겨갈 것이다.

되돌아보면서, 과거로 나아간다──……

「……?」

문득, 무언가가 흘러넘친 것 같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아가야만 한다.

희미한 이명……, 그리고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 간다. 나는 다시 여름의 시작으로 돌아간다. 다시 여름방학을 시작한다. 걸은 만큼 발자국을 남기고. 작게 날개짓하며.

----
Q. 하이리는 극중에서 데자뷰를 느끼거나 칠영나비가 보이거나 하는데요, 카토 가 또는 타카하라 가에는 특별한 힘이 갖추어져 있는 걸까요?
A. 아니오, 카토 가나 타카하라 가에는 특별한 힘이 없습니다. 강하게 말하면 칠영나비가 보이는 정도는 영감이 있는 것뿐입니다. 하이리의 작중에서의 데자뷰는, '우미의 칠영나비'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의 토리시로 섬에는, '우미'와 '우미에게서 흘러나온 칠영나비'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루프를 반복할 때마다 우미의 기억을 구성하던 칠영나비가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는 (칠영나비가 실체화해 낸) 우미와 우미에게서 흘러나온 칠영나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Q&A의 답변과도 잘 매치된다. 카모메 루트에서 살펴 보았듯이 한 사람을 구성하는 칠영나비는 하나가 아니다.


마지막에 도달한 희미한 존재, Alcer=ALKA 루트에서는 카모메 루트에서와 같은 현상을 보인다. 주변 사람에게 잊혀짐, 형체의 소멸 모두 카모메와 우미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서 형체의 소멸과 주변 사람에게 잊혀지는 것은 서로 밀접하게 엮여서, 사실상 존재의 소멸과 동일하게 여겨진다.


카모메는 형체를 잃음과 동시에 하이리를 제외한 토리시로 섬 주민 모두에게 잊혀진다. 어째서 하이리만이 카모메를 기억해낼 수 있는가 하면, 하이리는 과거에 읽은 동화책을 통해 토리시로 섬의 칠영나비가 만든 환상 이외의 카모메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미는 ALKA에 이르러서 자신을 실체화해내는 칠영나비가 매우 희미해졌다. 최종적으로 우미의 형체가 완전히 소멸하였을 때, 하이리와 시로하는 우미와의 기억을 완전히 잊고 만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ALKA 에필로그에서 하이리와 시로하를 쭉 지켜보는 우미의 칠영나비에는 어떻게 기억이 온전하게 남아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나비인 상태에서는 퇴행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까. 어찌 되었건, 우미의 형체는 소멸했지만 우미의 존재를 증명하는 칠영나비는 하이리와 시로하의 인연으로 우미의 탄생이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우미는 시로하가 능력을 얻는 것을 막아 시로하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이때 우미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던 목소리(그림자), 즉 시간의 틈새에 존재하는 시로하의 사념으로부터 '날개'를 받는다. 이 날개는 시로하가 2000년 여름부터 자신의 죽기까지의 수많은 여름을 루프할 때 시간의 틈새에 놓고 간 기억, 추억의 결정이자 하나하나가 모두 칠영나비로 표현되어 있다.


이 추억에는 각각의 개별 루트에서의 추억뿐 아니라 ALKA에서의 시로하와 우미와의 추억까지 담겨 있기에 자신을 형체화할 기억을 모두 소진한 우미가 나나미로서 다시 한 번 시로하가 어렸을 적으로 루프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여행에는 시로하에게서 받은 날개와 별도로, 시로하의 칠영나비와 히토미의 칠영나비도 함께 하여 나나미를 지켜봐 준다.


국, 포켓 루트의 끝에 나나미가 시로하에게 이 날개에 담긴 즐거운 추억을 전해줌으로써 시로하가 능력을 얻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날개에 담긴 것은 시간의 틈새에 있던 기억뿐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시로하는 우미를 떠올리지 못한다.


잘 보니, 시로하 짱의 어깨에 한 마리 칠영나비가 앉아 있다.

내 몸에서 흘러나온 것 중 한 마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나비는 어째서인지 다른 나비보다도 다정한 빛을 내뿜었다.

마치 지켜보는듯한 빛을 나에게 보낸다.


「당신은……」


나비는, 내게 대답하듯…… 시로하 짱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듯, 천천히 날개를 움직였다.

무언가를 전하려는 것처럼……


그런데 여기서 시로하의 사념이 담긴 칠영나비가 어린 시로하에게 접하며 칠영나비의 사념과 시간의 틈새에 두고온 기억이 합쳐져 비로소 시로하는 완전히 우미를 떠올려낸다.

즉, 시로하는 우연한 방식으로 사념과 놓고 온 기억이 결합하여 결과적으로 우미나 히토미의 능력과 동일한, 자신이 죽은 먼 미래에서 어린 과거로의 루프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나나미로서 자신을 유지시켜 주던 날개가 없어졌으니 우미는 시로하의 품속에서 소멸한다. 시로하의 능력을 없앰으로서 자신의 존재의 인과마저 깨뜨렸으니,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소멸일수도 있다.



옛날 옛날에, 세상에는 색이 없었습니다.

그런 세상에, 예쁜 날개를 가진 나비가 있었습니다.

나비는 여러 장소를 여행해 갑니다.

여행지마다, 나비는 그 예쁜 날개에 있는 색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예뻤던 나비는, 새하얗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나비는 여행을 계속합니다.

날개가 너덜너덜해져도 계속 날았습니다.

이제 아무도, 그 예뻤던 나비였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색이 넘쳐흐르게 되어, 세상은 아주 예쁘게 변했습니다.

이윽고 고향으로 돌아간 나비는, 사뿐히 꽃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

나비는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했습니다.

나비는 조용히 잠에 들었습니다.


「………」


들으면서, 생각했다.

전에 언젠가도 문득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이 이야기는, 우미를 가리키고 있다고.

우미는 나비다.

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시간여행이고, 우미는 그 여행을 반복하는 동안, 너덜너덜해진다.


「……으응…?」


완전히 유아로 돌아가 버린, 지금의 우미처럼.

그렇다고 하면……

이 그림책의 결말대로의 미래가, 우미에게 기다리고 있는 걸까?


「……지나친 생각이야」


「아, 맞다」

「이 이야기, 뒤에 더 있었어」


끝까지 나오지 않았던 그림책의 뒷내용.

에필로그에서 하이리는 시로하의 차오판을 먹은 후 창고에서 찾은 종이비행기를 통해 일순간이지만 우미를 떠올려낸다. 그리고 이 종이비행기는 엔딩에서 시로하와 하이리의 새로운 만남의 매개가 되어준다.

가족 셋의 추억이 담긴 종이비행기를 통해, 가족의 인연, 우미가 존재할 수 있는 인과를 되찾을 가능성을 상징하는 장면인 것이다.



나오지 않은 그림책의 결말이 바로 시로하와 하이리가 새롭게 만들어나갈 인연이다.



어디까지나 칠영나비의 떡밥을 해석하는데 목적을 둔 글이라 루트 별 세세한 떡밥 풀이는 생략하였다.

두서 없이 쓰다보니 미처 깜빡하고 다루지 못한 것들도 있는데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쓰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