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서 구입한 리틀 버스터즈!

저번에도 이야기했듯이 공략 없이 맨땅에 헤딩하기로 플레이했고,

그 첫 번째로 노미 쿠드랴프카 루트를 클리어했습니다.


1. 리틀 버스터즈의 공통 시나리오는 줄곧 가볍고 활기찬 분위기였는데,

쿠드 루트로 진입하니까 분위기가 많이 진지해지네요.

리키와 쿠드가 서로 가까워지면서도, 갈등도 겪고 시련도 겪고, 그렇게 하면서 서로 좋아하게 되는 스토리.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많이 탔습니다.



2. 노미 쿠드랴프카라는 캐릭터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처음에는 클라나드의 이부키 후코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으나, 알면 알수록 그 이상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후코에겐 없지만 쿠드에겐 있는 매력이라면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는 것'. 그리고 '꿈이 있다는 것'.

특히 새벽에 리키를 몰래 불러내서 무늬를 그려주는 장면은 참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귀엽지만 귀여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속이 깊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소녀. 정말 마음에 들어요.


3. 그렇게 루트를 진행해 나가다가 이야기는 더욱더 심각해지고...... '보낸다'와 '붙잡는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딱 봐도 배드엔딩과 굿엔딩을 가르는 분기점인 것 같아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이런 걸 플레이어 보고 선택하라고 하다니...... 젠장!)

고심 끝에 결국 제가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갔지만

그 뒤로 배드엔딩 뜨는 거 아닌가 하고 조마조마하면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4. 마지막에 쿠드가 죽어가면서 "난 이제 끝인가 봐요...... 리키의 환청이 들려요......" 하는 게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안돼... 리틀 버스터즈의 9번타자를 이렇게 잃을 순 없어... 엉엉...)

리키에게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되어 리키가 하는 말을 속으로 따라하면서 플레이했습니다.

그래도 결말은 행복하게 끝나서 참 다행입니다. 그러니까 후회 → 절망 → 기적 → 아 다행이야... 하는 느낌?


쿠드 루트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플레이어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참으로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좀 쉬었다가 다른 루트로 한번 가봐야겠군요.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여담 1: 쿠드 루트 후반부에 나오는 '니 푸하, 니 페라'는 직역하면 '털도 깃도 없다'라는 뜻인데,

원래는 사냥꾼들이 '너 오늘 사냥감 하나도 못 잡을 거다.'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크 초르투!'(지옥에나 가라)라고 맞받아쳤다고 하네요.

이렇게만 보면 상대를 저주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러시아에서는 중요한 일을 앞둔 사람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말로써 쓰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쓰이는 셈이지요.


여담 2: 엔딩곡 '비 온 뒤 맑음'이 참 듣기 좋네요.
클라나드 엔딩곡이었던 '그림자 두 개'보다도 더 마음에 듭니다. 물론 '작은 손바닥'하고는 비교 불가능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