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반려동물 사육은 본질적으로 주인이 동물의 동의도 없이 마음대로 동물을 데려와서 거세시키고 짝도 없이 평생 혼자 살게 하는 것이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외모와 성격을 지닌 동물을 직접 골라서 선택할 수 있지만 동물은 사람을 고르지 못하며 싫든 좋든 일방적으로 선택당하는 입장이다. 어쩌면 동물은 인간과 같이 사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고, 설령 원한다 하더라도 그게 당신일 확률은 매우 낮다.

 물론 처음에 그 주인이 맘에 들었건 안 들었건 개는 결국 주인에게 복종하고 따르게 되어 있다. 이는 복종 훈련을 필수적으로 거치기 때문이다. 동물의 의사는 거의 무시되는 이 관계를 '반려'라고 부르는것은 매우 기만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동물은 애초에 인간과 같은 위격의 존재로 취급된 적이 전혀 없었는데, 동물을 위해 온갖 비싼 의료 행위를 시전하며 자신이 동물을 "가족"처럼 책임감 있게 키운다고 자위하는 것은 매우 미성숙한 행위이다.

 전세계 공통적으로 수의사의 자살율이 높고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보통은 생명 살리려고 왔는데 죽이니까 죄책감이 들어서라고 얘기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수의사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애초에 인간이 아닌 동물들이 그렇게 전문적인 의료행위를 행해야 할 대상이 아닌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니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모순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