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오전 1시경.

나 암녹색 터틀넥에 까만 바지랑 트렌치코트 입음.

편의점에서 라이터 사서 오는 길에 길 건너다가 뒤에서 쿵 하고 충격이 오더니만 다음 순간엔 길 위에 널부러쟈 있었다.


잠깐 의식 잃음.

오토바이 주인은 괜찮아요 하면서 지랄하고 지나가던 행인이 와서 주절주절 참견함.

경찰 부르기 싫어서 서류 쓰고 끝내려는데 이 오토바이 주인 새끼가 연락처도 알려 주기 싫다고 하고 뭘 물어봐고 대답을 안 함. 이 새끼 일본어를 존나 떠듬떠듬 하길래 아 중국인이구나 하고 감을 잡았다.

결국 경찰 부름.

실측하고 책임 소재 확인.

내 자전거는 반파됨. 뒷바퀴 우그러져서 안 돌아감.

중국인은 전방주시 제대로 안 했고, 난 횡단보도 아닌 곳에서 길 건너서 일단 쌍방책임인데 보통 일본에선 사고 낸 놈이 책임 2배임.


경찰이 와서 병원 가서 진단서 떼고 보상 청구 할 거녀고 물어봄. 보상 청구하면 완전히 저쪽 책임 되고, 청구 안 하면 그냥 물손사고로 처리한다고.

안 그래도 좆같아서 중국인 좆돼보라고 한다고 했더니 이 경찰새끼가 자기가 판단할 일은 아닌데 어쩌고 하면서 존나 꼰대질함.

대충 이런 말이었음.

"잘 생각해 봐. 물론 저쪽 책임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비 오는 날 밤에 시커먼 옷 입고 길 건너면서 뒤 확인도 안 하고 횡단보도 아닌 곳 건넌 당신 잘못도 있는 거야. 지금 진단서 떼면 완전히 저 사람 책임 된다고. 넌 절대 사고 안 낼 자신 있어?"

하.

귀찮아질 것 같아서 그냥 안 한다고 했더니 자전거 수리비 같은 것들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네.

일단 자전거 파손된 건 경찰이 채증했음. 근데 수리비 얘기 나오니까 중국인이 자긴 돈 없다고 수리비 내개 싫다면서 지랄함. 게다가 아까 쌍방책임이란 말에 풀발기했는지 자기는 잘못 없다는 말까지 하네.

채증 다 끝나고 사고 땡처리 하려는 시점에 오니까 이제 와서 자기 오토바이도 망가졌다며 징징.

내 자전거는 반파된 게 너무나도 뻔한데 오토바이는 그냥 멀쩡했음. 근데 앞부분에 생채기 난 거 가리키면서 내 오토바이 망가졌어요 이 지랄.

그래서 경찰이 이 스크래치가 사고 때문에 난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있었는지 물어보니까 아무 말도 못 함.

그래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말에 또 "의미를 모르겠어요."하면서 못 알아듣는 척.

경찰도 어지간히 빡친 모양인지 몇 마디 하더니만 내일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가더라.

난 자전거 반파되서 경찰차 타고 기숙사 옴.


하 시발.

내일 그 중국인이랑 전화해야 하네.

씨발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