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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가 사수였음, 우리 부대는 사수가 초소 바깥에서 어디 누구오나~감시하고


부사수가 안에서 멍때리고 이런식이었는데


하루는 대대 사통관이 왔더라고


이 양반이 참 유난스러운게 어떨때는 나라망한 애국지사마냥 혼자 축 쳐져서 입 꾹 닫고 일만 하다 집에 갈때도 있는데


또 어떨때는 점심짬밥에 비아그라를 넣었나 막 열의에 차서 온 부대를 쑤시고 다닐때가 있는데


그날은 매우 하이하이한 상태였음. 분명히 다른 볼일로 우리 포대에 온거 같았는데 날 슬쩍 쳐다보더니


"저기 너 이름이..... 어 ㅇㅇ야"


"예 병장ㅇㅇ 근무중 이상무"


"어 그래 근데 너 초소옆에 있는 장애물 쓸 줄 아니?"


초소 옆에는 비상시 차량 접근 막으라고 드럼통 세개를 겹쳐서 쌓아놓고 안굴러가게 지지대를 박아놓은 장애물이 있었음


초소 안에서 줄을 잡아당기면 지지대가 넘어지면서 드럼통이 데굴데굴 굴러가서 위병소 정문을 막는 거임



"예, 직접 써보지는 않았지만 용도와 원리는 알고 있습니다"


"군대는 실전이 중요하다 어서 줄 당겨봐"


기분이 쎄했지만 짬중사가 시키는데 싫습니다라고는 못하겠고 후임한테 줄당겨서 핀 뽑으라고 시켰음


그랬더니


쾅쾅~콰쾅 쾅쾅 하면서 드럼통 세개가 지들끼리 부딪히며 굉음을 내면서 데굴데굴 굴러가는데


우리부대는 산꼭대기에 있는 부대라 부대앞에 엄청난 내리막길임


어어?어어어?어어! 드럼통이 정문만 막아서야하는데 안 멈추고 언덕 밑을 향해 고속으로 탈영하는 중이었음


그래서 사통관이랑 같이 졸라 뛰어가서 어찌어찌 드럼통 세개 다 붙잡았는데


존나 무겁네 이 시발  다시 이거 밀면서 낑낑 언덕을 밀고 올라가는데 땀 졸라 뺌


사통관은 "음 이 장애물 방향이 살짝 잘못됐네 각도를 문쪽으로 좀 더 틀어야해 다시 힘 좀 쓰자"


또 낑낑거리고 장애물 위치 바꾸고 어 수고해 이러면서 유유히 사라짐


하마터면 근무중 손망실로 군생활 위기올뻔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