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양군의 장병들이 시산혈해를 이룬 베르됭의 지옥에서, 

독일군은 화학전 특수부대를 투입, 포스겐을 실전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독가스탄을 난사한 결과 독일 병사들 가운데서도 예기치 못한 사상자가 속출했다.

포탄구덩이에 숨었던 독일 병사들은 구덩이 위에 있는 전우들이 방독면을 벗은 것을 보고

자기도 방독면을 벗고 한숨을 돌리려다, 즉시 엄청난 양의 포스겐을 들이마셔 피를 철철 토하며 질식해 죽어갔다.

포스겐 가스는 공기보다 무겁기에 움푹 패인 구덩이에 고인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포스겐의 개발을 지도한 자는 카이저 빌헬름 과학협회 물리화학·전기화학 연구소장 프리츠 하버였다.

그는 화학전 특수부대를 편성하고 유명한 화학자들을 끌어모아 밤낮으로 각종 화학무기들을 개발했다.

물론 하버도 1907년 헤이그 국제조약에 의거 독극물을 전쟁에 사용하는 것이 엄금되어 있음을 뻔히 알았으나,

이런 말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대량의 청산가리를 들이마시는 것은 별로 괴롭지 않듯,

쟁터에서는 독가스를 마시는 것만큼 빠르고 편히 죽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에세이 세계사 제 5권 : 현대"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