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폴만(Otto Pollmann) 중위(Oblt.z.S).

국방군에서 461번째로 기사십자 철십자장을 수훈했고, 1944년 4월 25일에는 백엽 기사십자 철십자장을 수훈한 인물임. 전후에는 서독 해군에 복무해서 소령까지 진급했고. 전쟁해군에서 백엽 기사십자장 수훈자 태반이 잠수함 함장들로 도배될 때 유일하게 구잠함 함장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임.


전쟁해군 시절에는 지중해에 배치되었던 제22구잠전단(22. U-Jägdflottille)에서 복무함. 여기서 중위가 지휘한 함선은 1942년 11월 안톤 작전 때 징발된 프랑스 저인망 어선 '마르셀라(Marcella)'로, 구잠함(U-Jäger)로 개조받은 후 UJ 2210의 함명을 받고 제22전단에 배치받음.


그리고 1944년 5월 28일, 리구리아해에서 왕립해군의 제7고속어뢰정전단(7th MTB Flotilla)과 미 해군 제15고속어뢰정전대(MTBRon 15)의 MTB 419, 420, 421(각각 원래 PT-88, PT-90, PT-91)과 PT-218 등의 합동 공격으로 격침당할 때까지, 15개월의 기간 동안 무려 12척의 연합군 잠수함을 격침함. (본인은 14척을 주장했고, 해전지휘부(SKL)는 12척을 인정함.)

이 정도면 거의 HMS 스탈링이랑 워커 대령의 전과도 씹어먹는 수준의 대잠전 전과지. 영국 애들은 호위항모에다가 딱 대잠전 임무에 적합하게 설계된 초계함이며 슬루프들에다가 굴려가며 얻은 전과인데, UJ 2210은 프랑스 어선 하나 데려다가 개조해 놓은 거였으니까.


개쩔지?


구체적으로 전과 목록은 이러함.


1943년 2월 27일, 영국 T급 잠수함 HMS 티그리스(Tigris) 격침.
1943년 3월 10일, 영국 T급 잠수함 HMS 트루퍼(Trooper) 격침.
1943년 3월 12일, 영국 T급 잠수함 HMS 썬더볼트(Thunderbolt) 격침.
1943년 3월 30일, 영국 T급 HMS 트리뷴(Tribune) 격침.
1943년 4월 11일, 영국 S급 잠수함 HMS 시빌(Sibyl) 격침.
1943년 10월 1일, 영국 S급 잠수함 HMS 시클(Sickle) 격침.
1943년 10월 2일, 영국 U급 잠수함 HMS 언쉐이큰(Unshaken) 격침.
1943년 11월 19일, 영국 U급 잠수함 HMS 언신(Unseen) 격침.
1943년 12월 23일, 프랑스 르두터블급 잠수함 프로테(Protée) 격침.
1943년 12월 28일, 프랑스 르두터블급 잠수함 카사비앙카(Casabianca) 격침.
1944년 2월 27일, 영국 U급 잠수함 HMS 유니버설(Universal) 격침.
1944년 4월 11일, 영국 U급 잠수함 HMS 언타이어링(Untiring) 격침.



진짜 개쩔지 않냐?








구라가 아니었다면 말야.







지금부터 팩트체크 들어가 보자.


HMS 트루퍼(N91) : 1943년 10월 17일에 독일 기뢰에 접촉해 격침. 폴만이 격침일자로 주장한 1943년 3월 10일에는 존 레이스 대위가 지휘했고, 이탈리아 유조선 로사리오를 격침시켰음. 로사리오가 소속된 선단 호위로는 이탈리아 구축함 리브라, 그리고 독일 구잠함 UJ 2201, 2202, 2203, 2204, 2210 등이 있었음. 격침 이후에 2203함과 2210함이 대잠 공격에 나섬.

트루퍼의 기록을 보면 이러함.

1654시, 1500야드 거리의 3000톤급 상선에 어뢰 4발 사격. 두 발의 폭음 청취. 2분 후 꽤 정확한 폭뢰 공격에 의해 경미한 피해 입음. 아스딕을 장비한 두 척의 적함이 총 57발의 폭뢰 공격을 수행. 북쪽으로 이탈에 성공.


HMS 트리뷴(N76) : 얘는 구차하게 팩트체크 들어갈 필요도 없는 게, 전후까지 뻔히 생존했음... 1943년 3월 30일에 한 건 스튜어트 포터 대위의 지휘하에 이탈리아 상선 베네벤토에 3발의 어뢰를 사격. 이후 호위함들에게 공격받았으나 무사히 회피하고, 18번째 전투초계를 마침.


HMS 시빌(P217) : 얘도 역시 전후 생존함. 1943년 4월 11일에는 어니스트 터너 대위의 지휘하에 트라파니에서 팔레르모를 향하는 선단을 공격. 이탈리아 구축함 페가소, 아우구스토 리보티, 구잠함 비보나와 UJ 2210, 소해정 M.6524 등이 호위하는 선단이었음. 시빌의 어뢰 3발이 전부 빗나간 이후, UJ 2210은 소나로 적함을 탐지, 이탈리아 항공기와 합동으로 폭뢰공격을 가했음. 총 2차례의 폭뢰공격을 감행한 UJ 2210은 적함 격침을 주장.

하지만 시빌은 그 후에도 잘만 돌아다녔고, 1948년 3월 스크랩당하는 걸로 함생의 끝을 맞이했음.


HMS 시클(P224) : 그나마 대전기에 격침당하긴 함. 1944년 6월에. 문제는 UJ.2210은 근처에도 없었을 뿐더러, 인근 해역에 있었던 독일 함선들인 오리온, GN.72, GN.73은 전부 전과를 주장하지 않았단 것. 그래서 기뢰 접촉으로 손실이 추정됨.



이런 식으로 다 추려내 보면, 폴만이 주장한 소위 '전과' 중 절반은 아예 격침당하지도 않고 멀쩡히 전후까지 생존한 잠수함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폭뢰공격에 당한 게 아니라 기뢰 접촉해서 골로 간 경우들임.


저 중에 유일하게 유력하다고 추정되는 전과는 HMS 티그리스(N63) 한 건. 1943년 2월 27일, 조지 콜빈 소령의 지휘하에 나선 18번째 전투초계 중 실종되었는데, 독일측 기록이랑 아주 잘 맞아떨어지기에 이것만은 UJ 2210의 실제 전과로 생각되어짐.

또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건(달리 말하자면, 나머지는 씨알도 없음) HMS 썬더볼트(N25).

폴만의 보고에 따르면, 1943년 3월 14일 1310시에 적함을 청음, 1316시에 최초 공격, 1327시에 2차 공격, 1358시에 3차 공격을 감행. 수면에 기름이 떠오르는 걸 확인하고 폭음을 청취. 1407, 1409시에 수중 폭발 확인. 적 잠수함 격파로 간주.

그리고 썬더볼트의 함장 세실 크라우치 소령은 실제로 1943년 3월 28일 정시보고를 하지 않았고, 영영 귀항하지 못함. 그러면 썬더볼트는 정말 UJ 2210이 죽였을까?

그게 또 아닐 수가 있다는 거지.

이탈리아 초계함 치코냐(Cicogna)의 보고는 이러함.

3월 13일 오후, 치코냐와 페르세포네는 전날 구축함 리브라가 보고한 잠수함의 추적을 위해 트라파니에서 출항.
3월 14일 0516시, 치코냐 음탐이 접촉을 보고. 하지만 페르세포네에 확인되지 않고, 동료함은 팔레르모로 향하는 상선 페글리의 호위를 위해 해역에서 이탈.
0738시, 치코냐는 2천 미터 거리 떨어진 잠망경을 포착.
0848시, 총 24발의 폭뢰 공격이 이루어짐. 심하게 기운 적 잠수함의 함수 등이 수면 위로 돌출되고, 곧이어 적의 격침이 확인됨.

물론 치코냐가 구라치는 걸 수도 있어. 이럴 경우 썬더볼트가 기적적으로 살아서 돌아가던 와중에 UJ 2210이 막타친 걸수도 있고.

그래도 전과 2척 격침으로 끝임.

아무리 전과 부풀리기가 트렌드였고, 잠수함 격파전과는 확인하기 엄청나게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어도... 이쯤이면 허언증 수준이 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