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9년, 루이 12세는 스위스 연방과 10년간의 대규모 용병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의 이면에는, 스위스 각 주의 주정청들이 용병들의 귀향을 꺼려한다는 속사정이 있었다.

용병들이 타향에서 보내오는 송금은 언제나 환영받았지만, 용병들 자신의 귀향은 그들의 가족 외에는 아무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전장에서 구르며 온몸이 피에 절은 용병이 돌아오면, 평화로운 산간 지방이 어지러워질 거라는 편견 가득한 시선 때문이었다.

심지어 어떤 주 의회에서는 "차라리 귀환 용병들을 다 죽이는 것이 낫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제는 우리가 그들 앞에서 두려움에 떨어야 할 테니까." 라는 희대의 망언까지 나왔다.


당연히 귀환 용병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대체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라는 불만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주정청들이 생각하는 해법이라곤 그저 서둘러 귀환 용병들을 다시 어딘가로 팔아치우는 것이었다.

이 상황에서 강력한 대규모 용병대를 원하던 샤를 12세와 스위스 연방의 이해가 일치했던 것이다.




- 기쿠치 요시오 저 "용병, 2000년의 역사"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