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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왜 그런 모양으로 지은 건지를 아예 이해를 못하고 껍데기만 따라해서 그렇다.

한옥은 기와지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내부구조와 사용자 편의가 제일 핵심적인 거다.


한옥의 정의가 뭘까? 라고 물어보면 온갖 쌉소리 다 튀어나오겠지만,

기술적으로는 마루와 온돌이 있는 집이다.


홍수와 태풍, 혹한과 폭설이 반복되며 연교차가 큰 한반도 기후에 맞춰서 그에 맞는 재료로

여름에 시원하게 마루를 즐기고, 겨울엔 온돌방에서 따뜻하게 등 지지려는 집을 지으려고

치열하게 고민을 해서 재료 하나, 구조 하나에도 다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가 녹아있는 거다.


조선 사람들이라고 편한 걸 몰랐을까?

상투 틀고, 갓 쓰던 조선 양반들도 서양 구두를 보곤 좋다고 사 신었다.

그 전엔 짚신을 신던가, 갓신이라고 얇은 가죽신을 신었는데,

구두가 들어오니 갓 쓰고, 도포 두르고, 버선발로 구두 신고 다녔다.

고무줄 같은 게 일찍 들어왔더라면 굳이 귀찮게 대님같은 것도 안두르고 다녔을 거다.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어렵사리 소나무 베어다가 기둥 세우고, 바람 슝슝 들어오는 창호지로 창문 달아 평당 1500씩 건축비 들여

비싸게 집 짓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에 철골 세우고, 공구리 쳐서, 훨씬 더 튼튼하고 지을 수 있다 그러면

얼마든지 그렇게 했을 거다.


실제로 개화기 이후 근대 건축물 변화 과정을 보면 철저하게 사용자 편의 위주로 변화하고 변한 게

오늘날까지 흘러오며 가장 실용적인 형태로 변하고 변해서 지금의 주택 양식이 됐다.

거실에 나무로 마루를 깔고, 바닥에서 좌식 생활을 하며 소파를 등받이로 쓰고, 겨울에는 온돌로 바닥난방이 되는 건축.

그게 21세기의 한옥이다.



진짜 기와지붕이 보고 싶으면 한 여름에 경복궁에 가봐라. 땡볕에 땀이 줄줄 흐르는 와중에도

근정전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면 무슨 에어콘 틀어놓은 거처럼 존나게 시원하다.

되도 안하게 기와 지붕 흉내만 내면서 무게만 늘려놓고 공간이나 좀먹는 것들은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