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우리대대에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연달아터지는 바람에

군단에서도 사단에서도 예의주시하는 이른바 중점관리부대가 되버렸음

뻑하면 헌병에서 설문조사하러 찾아오고

폐급들아 다이죠부? 하면서 높으신 참모들 들락거리고 그랬음



연대장 형아도 꽤 찾아왔었는데

언제는 연대장이 우리 중대를 콕 집어서 훈시한다고 불쑥 찾아온거임

일과하다말고 오메오메 시발 작업하다 연장 다 집어던지고 생활관에 집합해서

개노잼이지만 하여튼 교육 열심히 들었지

마지막에 여지없이 질문타임있었는데 상식의 틀을 깨겠다며

연대장이 역으로 우리한테 질문을 하기 시작함

딱히 어려운 질문들은 아니었는데

대령이 막 질문해대니까 애들이 쫄아서 어버버거렸지


그러다 내 동기가

"우리XXX가 보기에 부대생활은 좀 어때?" 질문받았는데,

"저희 XXX대대 xx중대는 과거의 실수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이를 반복하지않겟다는

개개인의 각오와 서로에 대한 이해로 전우애를 함양하고 이를통해 나은 미래를 지향하며,

초탄명중 완전격멸이라는 부대의 기치를 지키기위해 정진하고 있습니다"


뭐야 갑자기?

너무 뜬금포라 7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함


"허허헣 너무 교범적인 답변같은데 ㅎㅎㅎㅎ

말 잘하는 친구 같은데 그럼

너희 중대장과 행보관은 어때 니가 보기에?

부대 운영 잘 하는거 같아?"


저 인자한 얼굴로 저딴 극악무도한 질문을 하네;;;

뭐라말해도 좆되는 각 아닌가

근데 이새끼가 거의 뜸들이지않고 입을 열었다





동기 : "분명 저희부대에서 일어난 근래의 사건사고는 지울 수도 넘어갈 수도 없는

크나큰 실책이며 인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럼에도 중대장을 제 큰형처럼, 행보관을 어머니처럼 따릅니다.

왜냐면 저는 그 두사람이 부족했을지언정

그들이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정말이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넘어도 교육훈련 강구를 위해 둘이서 야근하는 모습

바쁜 과업중에도 틈틈이 부대를 순찰하며 안전관리 중점사항이나

지휘관 훈령이 잘 지켜지는 지 몸소 확인하며

허심탄회한 간담회를 통해 분대원의 고충을 헤아리며

부대원의 일치단결에 나서는 모습등이 그렇습니다.

제 마음을 울렸던 것 중 하나는 주말에도 출근하여

3지대 통하는 둑길의 배수로를 단 둘이서 보수하고 있던 모습입니다.

같이 하겠다는 중대원들의 말에도 주말간 특이사항없는 작업은 금지라며

한사코 저희를 막사안으로 들이밀며 끝끝내 단 둘이 보수를 끝냈습니다.


말과 글로 허세와 위선을 떠는건 쉽고 편하지만 삿 된 길입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전하는 진심은 어렵고 고단하지만 참 된 길입니다.

저는 그 날 그 두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부대운영을 잘 하냐는 질문에 쉽게 예라 하지않고 이리 길게 드리는 것은

쉬이 거짓을 고해 모면하기보다 진실을 전하는게 

지휘관을 대하는 바른 태도라 생각해서이며,

또한 간부와 부하 사이 이전에 같은 밥 먹는 부대원인 저희 중대장과 행보관을

위하는 소심한 배려에서 나온 제 주접입니다.

긴 말 드려 죄송하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듣는내내 맘속으로 오시발 오시발 저새끼 뭐야 난 혀를 내둘렀는데

내 기억엔 저거보다 더 길었는데 저게 기억하는 전부임


연대장은 우리 xx부대 정말 변한거같어이 하며

오케이 하고 바로 퇴영하셨음

그 뒤로 잦은 감찰이니 설문조사니 하던것도 싹 사라졌음

연대장이 케어해준듯


팩트 : 내 동기가 말한 사례중 2할은 트루 8할은 과장이다


몇년전에 듣기로 국문학과 때려치고 연극무대 갔다고들었는데

잘 사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