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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439810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미국에서 환수된 ‘대군주보’(大君主寶) 국새, ‘효종어보’가 공개된다. 환수 형식은 ‘기증’. 재미교포 이대수씨가 경매, 개인간 거래를 통해 소장하게 된 두 유물을 고국에 돌려줬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패도 전달된다.

대군주보와 효종어보의 귀향이 기증이란 형식을 띄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된 국새, 어보는 유출, 개인 혹은 기관간 거래가 불법이고, 따라서 외부에 있는 것은 엄격히 말해 ‘장물’이다. 그간 수사, 소송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돌아온 사례가 적지 않은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장 자체가 불법인 유물의 환수에 소장자의 선의를 전제한 기증이 강조되는 이유는 뭘까.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을 거치며 도난, 약탈 등으로 반출되어 이제는 행방조차 알기 어려운 유물의 소재를 파악하고, 자발적인 환수를 촉진하려는 데 있다.

◆유출·거래 모두 불법, 조선의 상징을 환수하다
2017년 환수된 문정왕후어보(왼쪽)와 현종어보. 세계일보 자료사진관련 기록을 종합하면 국새(國璽·공문서에 사용된 도장), 어보(御寶·왕 혹은 왕비의 덕, 업적을 기리기 위한 의례용 도장)는 조선, 대한제국에서 모두 412점이 제작됐다. 국권와 왕실 권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국가에서 엄격히 관리되어 외부 반출 자체가 불법이고, 개인 혹은 기관간 거래 역시 불가능하다.

그간 국새, 어보의 환수 과정에 법적 강제력이 종종 동원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4월 방한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반환한 ‘황제지보’ 등 인장 9점과 2017년 7월 대통령의 귀국길에 대통령 전용기에 실려 돌아온 ‘문정왕후어보’, ‘현종어보’다.

황제지보 등은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으로 반출한 것으로, 후손이 보관해오다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에 의해 압수된 후 반환됐다. 유출 시점이 정확하지 않은 문정왕후어보, 현종어보는 미국인 A씨가 각각 박물관에 팔거나 소장하고 있었다. HSI는 2013년 문화재청의 수사 요청에 따라 도난품임을 확인하고 같은 해 두 어보를 압수했다.

어보 판매를 시도하다 무산된 적도 있다. 2016년 문화재 수집가 A씨가 ‘장렬왕후(인조의 비)옥보’를 미국 경매에서 1000여 만원에 구입한 뒤 국립고궁박물관에 되팔려고 건넸으나 정부는 불법 도난품이라는 이유로 대금 지불은 물론 돌려주는 것도 거부했다. A씨는 “인도한 어보를 반환하거나 2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A씨가 어보를 구입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법률은 도난품을 취득한 경우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불법취득자’ 아닌 ‘기증자’ 예우로 원활한 환수 모색

강제력을 동원하려 들면 못할 것도 없으나 정부가 소장자를 예우하는 기증 형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반출 유물의 환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412점의 국새, 어보 중 73점은 지금도 행방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불법성을 강조하며 강제력을 동원하려 들면 소장자, 소장기관을 움추려들게 만들어 소재를 파악하는 것조차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불법이긴 하지만 소장자, 소장기관이 취득 당시 국새, 어보의 성격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에서는 수집가는 말할 것도 없고, 박물관 등의 문화재 전문기관도 한국 유물에 대한 지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해 국새, 어보를 중국이나 일본의 것으로 알고 있거나 용도를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2015년 4월 ‘덕종어보’를 기증한 미국 시애틀미술관의 관장은 “우리가 어보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 것은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를 받은 이후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대수씨 역시 1990년대 후반 대군주보, 효종어보를 경매 등을 통해 구매할 당시 두 유물의 성격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한다.

또 유물 반출의 불법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강제력 동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미국의 경우 선의취득(불법성을 모른 채 취득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 강제력 동원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일본처럼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 유출되었다고 해도 소장자가 ‘모르고 샀다’고 하면 수사나 소송 등으로 환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선제 묘지’를 기증한 일본인 도도로키 구니에 여사(왼쪽)가 감사장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2017년 일본인 소장자가 기증한 ‘이선제 묘지(墓誌: 죽은 사람의 생애를 평평한 돌이나 도자기에 새겨 넣어 무덤에 함께 매장한 기록물)’가 그런 사례다. 이선제 묘지는 도굴 후 1998년 밀반출된 것이 관련 기록을 통해 확인됐지만 소장자가 “한국의 후손들이 조상을 더욱 잘 모실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증 결정을 내린 뒤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강임산 팀장은 “본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불법 취득자’가 된 소장자를 영예로운 ‘기증자’로 예우하는 것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며 “(행방을 모르는 국새, 어보를 가진) 소장자들에게 기증을 했을 때 어떤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건 미국 버지니아 주법으로도 위법인 행위이므로 해당 당사자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게 아니라 판매자에게 따졌어야 할 문제임.
그리고 문화재청에서 기증자들 사정 고려 안하는것도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