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다단 연소 사이클이랑 가스발생기 사이클이 뭔지도 모르는 새끼가 개소리 싸지르길래 박제해놨었는데


완장의 삭제빔에 오폭당해 날아가버렸다.


그런 김에 액체로켓엔진의 사이클에 대해 간략히 서술해봄


기술 난이도가 낮은 순서부터 써본다


* 그림 추가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다시 올림. 완장은 이거 념글 올라가면 이전글 삭제좀



0. 사이클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


액체로켓엔진은 기본적으로 연료통, 산화제통, 연소실, 분사 노즐이 있고


연료와 산화제를 섞은 후 압축하여 연소실에 집어넣고 연소하여 그 연소 가스를 분사 노즐로 분사한다


즉, 연소실의 압력이 높아서 연소 가스를 고압으로 분사할 수록 추력이 강해지는 구조이다


그런데 여기서 무작정 연소실 압력만 높아버리면, 연료와 산화제가 연소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역류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연료를 연소실로 구겨넣기 위하여 수많은 방법들을 연구했고, 그 방식의 차이가 사이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1. 가압식 사이클 (Pressure-fed Cycle)



a76d30aa1027b44d93f1c6bb11f11a3952205fa3429538d6



얘는 연료와 산화제 외에 별도의 고압 가압제 가스통을 따로 준비한다


가압제 가스통에서 나오는 고압의 가스를 이용하여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밀어넣는 구조이다


연료와 산화제 외에 가압제까지 로켓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피와 무게가 쓸데없이 커진다


또한 고압 가압제 통으로 얻을 수 있는 압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계 추력 또한 낮다


따라서 얘는 초보적인 과학로켓 같은 곳에 쓰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로는 KSR-3 과학 로켓이 가압식 사이클을 적용한 액체 로켓이다 (KSR-I와 KSR-II는 고체 로켓인걸로 기억)



2. 팽창식 사이클 (Expander Cycle)



28a5c027ebd63db46da6d5b9139f343317b1692951897c9b87af5076



여기서부터 터빈펌프의 존재가 등장한다


터빈펌프는 간단히 말하면 가스터빈에 펌프를 연결한 것으로, 가스터빈을 돌려서 펌프를 작동하여


펌프의 압력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에 구겨넣는다


그럼 여기서 터빈을 작동시키기 위한 가스는 어디서 얻느냐?


주 연료 일부를 우회(bypass)시켜서, 연소실로 집어넣는 대신 연소실 주변과 분사 노즐 주변을 흐르게 한다


우회된 연료는 냉각제 역할을 하며, 고온의 연소실과 노즐에서 열을 받아 가열되고 팽창된다


이 팽창된 가스를 이용하여 터빈펌프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터빈펌프를 작동시킨 것도 어쨌든 연료의 일부이므로 다시 주 연소실로 집어넣어서 최종적으로 연소한다


팽창(expand)된 가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팽창식 사이클이다.


이 방식은 터빈펌프를 사용하는 것 중에선 구조가 가장 간단하고 유지보수가 쉽다


하지만, 최대 추력은 약 300kN (30톤급) 으로 제한되는데 그 이유가 뭐냐면


우선 간접적으로 가열시킨 가스의 온도와 압력 수준으로는 일정 이상의 높은 압력을 얻기 힘들다


로켓에서 추력이란 결국 연소실 압력과 비례하는데, 그것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터빈 펌프를 돌리고 난 가스도 주 연소실에 들어가야하는데, 이게 연소실 압력이 높아지다 보면 이 가스가 역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아래쪽 물건들이 개발되었다



2.1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 (Expander Bleed cycle)



28a5c027ebd63db46cb3d3b0129f3433bbfc73d2412e1241a6478ab9



얘는 팽창식 사이클과는 기본적으로 구조가 같다


대신 터빈 펌프를 작동시킨 팽창 가스를 주 연소실로 집어넣지 않고 그대로 대기에 배출(Bleed) 한다


따라서 연료를 대기에 갖다버리는 꼴이 되므로 연료 효율은 떨어진다


그러면 얘를 도대체 왜 쓰냐? 하면, 우선 추력 한계가 약 2000kN (200톤급)으로 높아진다


왜냐하면 역설적으로 팽창 가스를 다시 연소실에 집어넣지 않기 때문에 역류 걱정 없이 연소실 압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즉 연료 효율을 희생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추력을 얻고 간단한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사이클은 일본에서 개발했고 현재도 일본만이 사용한다


그쪽 동네에서는 나름대로 자기네 기술의 쾌거랍시고 홍보를 돌리는 모양인데, 글쎄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이 추력 150톤급 남짓 되는 중형 로켓 엔진에 아주 적합한 기술인 것은 맞다


하지만 단점 역시 존재하는데, 우선 이 방식으로는 추력이 높아봐야 다단 연소 사이클보다는 추력 한계가 낮다


결국 중형 이상의 대형 엔진을 개발하려면 다단 연소 사이클 기술까지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확장성이 떨어지고 기술의 정규 테크트리에서 약간 벗어난 감이 없잖아 있어서


우리나라같이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을 목표로 두고 로켓 엔진 기술을 확보해나가야 하는 실정과는 맞지 않다


그러면 일본은 왜 이 방식을 사용하냐? 일본은 이미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을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 가지 기술을 다 가진 상황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을 사용하는 것이고


그것은 일본이 로켓엔진 기술에서 앞서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역시 기술이 충분한 미국이나 러시아같은 선진국에서는 왜 이 방식을 안 쓰냐? 라고 묻는다면 


다음 가스발생기 사이클에서 예상되는 요인을 풀어보겠다



3. 가스발생기 사이클(Gas generator cycle)과 다단 연소 사이클 (Staged-combustion cycle 혹은 pre-burner cycle)



2abcc321e0dc76b660b8f68b12d21a1d6b29c8c0cd

얘가 가스 발생기 사이클



3ea9d121e0d676b660b8f68b12d21a1d4f3998c89e

얘가 다단 연소 사이클


여기서부터는 주 연소실 이외에 보조 연소실이 추가된다


터빈 펌프를 돌리기 위한 가스의 압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예 우회된 연료를 보조 연소실에서 한번 연소시킨다


그렇게 연소되며 고온 고압이 된 연소가스를 이용하여 터빈 펌프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펌프를 작동시키고 난 고압 연소가스를 대기 중에 그대로 배출하면 가스 발생기 사이클


연소가스를 다시 주 연소실로 돌려서 한번 더 연소시키면 다단 연소 사이클인 것이다


즉 보조 연소실이 단지 터빈 펌프를 위한 가스를 생성시키는 역할만 한다면 가스 발생기 사이클


보조 연소실에서 한번 연소한 연료가 주 연소실에서 다시 연소되면 다단 연소 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다


설명을 같이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두가지 사이클은 기술적 유사성이 크다


즉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을 개발하기 이전에 가스 발생기 사이클 엔진을 먼저 개발한 후 그것을 개량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가스발생기 사이클인 현재의 누리호 75톤급 엔진 KRE-075를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으로 개조하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사이클 별로 장단점을 설명해보자면


우선 가스발생기 사이클은 이전에 설명한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 엔진과 똑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터빈 펌프를 작동시킨 연소가스를 그대로 대기에 배출해버리므로 연료 효율이 다단 연소 사이클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다단 연소 사이클은 연료 효율도 높고 발휘할 수 있는 추력 또한 가장 높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로 다단 연소 사이클을 노리지 않고 가스발생기 사이클을 거친 이유도 그렇고.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중형 엔진에는 가스 발생기 사이클이 적합하고, 대형 엔진에는 다단 연소 사이클이 적합하다


실제로 요새 유명세가 아주 높아진 스페이스X사의 멀린 엔진은 가스발생기 사이클을 이용한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이 중형 엔진 체급에서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 대신 가스발생기 사이클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편의성을 어디에 중점적으로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경우는


중형 엔진에 따로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을 쓰기보다는, 그저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을 축소시켜서 쓰거나 아니면 재연소 부품을 빼고 가스발생기 사이클을 쓰는 편이 생산성이나 유지관리 면에서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반면 일본은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서는 인프라가 영세한 편이고,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냈기 때문에,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 엔진을 쓰는 것이 유지관리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그런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본만이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을 사용하는 것이다



4. 마무리하며


이제 발사 시각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누리호 발사 성공을 기원하며


후속 발사로 예정된 달 탐사선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