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링스(Lynx) 헬기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현역 중령이 애인을 대표로 내세워 부품 납품업체를 설립한 뒤 정비업체에 65억원 상당의 부품을 공급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항공기 정비업무를 전담해 온 장교 한명이 전문성을 악용해 지위를 남용하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사례이며, 33억원의 국방예산이 뇌물로 지급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이춘 부장검사)는 전 해군 군수사령부 수중항공관리처 중령 A(50)씨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A씨의 애인 B(42)씨를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각각 군사법원과 민간법원에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올해부터 방위사업범죄 수사 기능이 수원지검으로 이관된 이후 지난 2월부터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과 함께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또 링스 헬기 정비를 맡고있는 C항공사 군용기공장 전 공장장 등 직원 3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A씨와 B씨가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해외의 부동산 등 14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법원의 추징보전 명령을 받아냈다. B씨는 부모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속여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C항공사의 군용항공기 정비사업과 관련해 관급자재 지원 등 편의 제공을 대가로 자신이 설립한 D사를 협력업체로 등록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C사에 65억원 상당의 링스 헬기 재생정비품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2016년 9월 설립한 D사는 방위사업 실적이 전무한 신생업체였다.
검찰은 D사가 C사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대금으로 63억원을 수령해 부품 수입정가와의 차액 33억원을 순익으로 거둔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국내 에이전시는 중개 및 운송대행 대가로 납품대금의 약 5% 수준인 중개수수료만 해외 공급업체로부터 받지만, D사는 C사와 직접 거래 당사자가 돼 부품 정가에 고액의 마진까지 추가해 납품하면서 큰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C사가 A 중령의 요구로 부품 구매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는 D사를 거래단계에 끼워넣어 지출할 필요가 없는 33억원의 부품비용을 통행세 명목으로 추가지급했다”며 “이는 전액 국가의 군용항공기 정비사업비 예산에서 충당돼 결국 국방비를 재원으로 수십억원의 뇌물을 지급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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