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28년, 무더운 여름이었다.


" 군붕아, 이걸 좀 봐라! "


" 이병! 김군붕! "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대한민국 해군의 상징인 백두산급 항공모함의 함장이시자

나의 직속 상관이신 해군대령 박군붕 함장님이셨다.

함장님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었고,

그 핸드폰 속에는 빨간 마후라를 멘 조종사 한명이 박살이 난 전투기의 옆에서 활짝 웃고있는 기사가 있었다.

" 동체착륙의 기적 "
" 가족 생각하면서 해안선 따라 날았죠 "


비행기를 박살낸것 치고는 굉장히 밝은 표정이어서,

나는 누구인지 여쭤볼 수 밖에 없었다.


" 혹시 누군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


" 아아, 이분? 이번에 우리 배에 새로 들어올 항공전력 연수를 맡아줄 교관님이시다! "


아! 2개월 간의 빈배 생활 뒤 드디어 항공모함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의 신문기사 속에는 해군에 입대한다는 어떠한

내용도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런 의문을 가진 나의 표정을 보신 함장님께서는


" 걱정할 것 없다! 이 분은 그냥 아직 전군 절차를 밟지 않은것 뿐이다.

  오늘 밤에 이 양반을 찾아가 용기를 새겨주고,

  성대한 환영식을 열어줄 생각이다. 같이 갈거지 군붕이? "


라고 말씀하셨다.





시간이 지나 밤 11시가 되었고,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현문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코란도 한대와 무모칠 수병님, 강권두 수병님,

고노야추 수병님, 톤톤정 수병님 등 함장님과 여러명의 

선임수병님들이 계셨다.


" 가자 군붕아! 어서 차에 탑승해라! "


라는 말과 함께, 나는 성급히 봉고차에 탑승했다.

그렇게 8명의 해병대원을 태운 코란도는 평택항을 빠져나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잠실을 향해 하염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 한적한 아파트 단지 근처 골목길에 

들어서고 나서야 코란도는 멈췄다.


함장님과 선임 수병님들은 일사불란하게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손에는 쇠파이프 혹은 오함마, 야구빠따를 

챙기시는 모습이었다.


나는 저것이 환영식과 무슨 상관이 있나 궁금했지만,

괜히 잘못 깝쳤다가 좆같은 배를 내리지 못할까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순간, 저 멀리 신문기사에서 본 40대로 보이는 중령 계급의 남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누군가와 정답게 전화를 하며 걸어오는 모습에

나는 배에 두고온 핸드폰 생각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 응 응 아빠 지금 들어갈거야
뭐? 햄버거? 아이 짜식아 진작에 얘기하지.... 안돼 임마 지금 너무 늦어서 먹고자면 살쪄
내일사다줄게 어허 뚝해! 뚝! "

그 때 였다.


코란도를 운전하고 계시던 함장님께서

갑자기 피눈물을 흘리며 풀악셀을 밟더니 급발진을 하시는게 아닌가?

아마 단란한 그의 모습을 보고 항공모함 배치를 신청하자 사모님이 자기보다 배가 더 좋으면 배하고 같이 살라며 대구 친정으로 내려가신 것을 떠올리고 화가나신 듯 하였다

코란도와 그 남성의 거리는 순식간에 가까워졌고,


끼익!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남성과 코란도는 충돌했다.


남성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대략 4~5m 정도 

날라가 데굴데굴 구르다가, 신음을 내지르며 

그 자리에 엎어져 있었다.


그 장면을 본 무모칠 수병님과 강권두 수병님은

아직 의식이 있는 남성에게 다가가 오함마와 야구빠따로

머리를 내려쳐 기절시켰고,


톤톤정 수병님은 그 장면을 목격한 필리핀계로 추정되는

외국인 노동자 3명을 붙잡아 순식간에 프레스갱 하였다.

내게도 후임 3명이 생긴것이다.

기절한 남성을 들어 코란도에 태우고,

코란도는 그렇게 아무일 없다는듯이 다시 부대로 향했다.


차 안에서 나는 그의 핸드폰과 지갑을 확인하며, 

그의 신원을 파악했다.

공무원증

직위/계급 공군중령

' 김조조팔' 


놀랍게도 함장님 다음가는 영관급장교였다. 


이미 공군에서도 지휘계통으로 물러나게 되는

말똥 두개가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해군에 일개 수병으로 자진 입대하다니..

감동이 눈물로 차올라 눈앞을 뿌옇게 만들었다.


배에 도착한 우리는 환영식을 거행하기 위해,

갑판위에

쇠말뚝 4개를 박은 뒤, 족쇄를 사지에 채워 그를 고정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