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국제 포병 나침반 올린 군붕이임
고모부 유품인데 몇년전 돌아가셨다
백마부대셨음


경상북도 김천 소작농 집에서 태어나 혼자서 동생 서너명 건사해야하는데
인사계(행보관)가 너 월남전 안갈거나고 했다고 함
가면 전투는 미군이 다 하고 한국군은 망고땡하다 온다고

가서 중대장에게 보고하고 신청서 썼더니 중대장이 반색하며 휴가증 써주면서 여비쓰라고 돈을 오백원짜리 지폐 두장으로


그때 돈으로 천원인가 줬다더라?

남대문 들어간 500원이라 하셨는데 지폐 중에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음

지금 돈으로 10만원 15만원 하는 큰돈인데 이걸 그냥 줄리는 없고 집에 뭐 사가면서 이야기잘하라는 뜻이었음

그런데 고모부는 그 돈을 펑펑 썼음

20대 초반 청년이 어떻게 하겠어

어차피 월남땅 다른 나라에 가서 죽을몸 그동안 먹고싶었던 음식이나 먹고 죽자며
돈까스(당시에는 경양식으로 스테이크 취급)도 먹고 중국음식도 먹고 오무라이스도 먹고

그렇게 몇날며칠 놀고먹다가 휴가 막바지 날이 왔대
기차로 올라가기 전에 밥을 먹는데
그제서야 동생들 생각나고 죽으러 가기 싫다는 생각이 탁 들면서 내는 월남안갈란다 하고 밥먹다가 울면서 토하고 그랬데

복귀해서 중대장에게
중댐요 저 월남 안갈랍니더 했는데 중대장이 뭐 이 새끼야 장난하자는거야 하며 워카로 까고 싸닥션 올려붙이는 걸로 시작해 디지게패고서
황근출 썰처럼 담배 한대주면서 걱정마라 설마 죽기나 하겠노 했대

살아는 돌아왔지만 수십년 지나서 나중에 고엽제 후유증으로 풍맞아서 자리보전하다가 돌아가셨지

중대장은 먼 훗날 서울에서 만났는데
"부하들 죽으라고 몰아넣고 제가 뭔 낯이 있다고..." 하더래
자기도 월남가서 싸우고 왔다고 함
돼지갈비집에서 소주만 존나 마시고 나왔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