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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2179989


일단 발단이 된 글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우크라이나를 놓고 전쟁을 할 정도의 긴장 상황이 아니며, 오히려 긴장을 조장해 서로 이득을 보고 있으니 진지하게 전쟁까지 갈 만큼 으르렁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근거로는 러시아의 대미 석유 수출량을 보여주고 있고요. 잠시 새나가서, 사회과학은 인과를 추적하는 학문이고 그를 위해 다양한 과학적 방법론을 동원합니다. 이에 따라 대표적으로 아주 기초적인 가능세계(possible worlds)의 비교를 통해 인과 관계를 알아내거나 과정 추적 같은 질적 방법론을 통해 인과 관계를 추론하죠.


근데 저 글은 분명 어떠한 사실들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어떠한 인과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국 글은 저렇게 무역을 하는데 전쟁을 하겠는가? 서로 이득을 보고 있는데 전쟁을 하겠는가? 하는 경제적 상호의존 평화론의 연장선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전 글에도 써놨듯이, 무역은 전쟁 개전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린버그의 논문을 인용한 것은 심지어 전쟁이 나도 적국과 무역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베네수엘라 제재를 이야기한 것도 미국이 긴장도가 심화되면 충분히 제재라는 행동을 할 수 있단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써놨고요.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위험하다는 것은 단순히 군갤럼들의 설레발이 아니라 애저녁부터 각종 연구소들에서 지적한 겁니다.

Eugene Rumer, Andrew S. Weiss, "Ukraine: Putin’s Unfinished Business"

Simon Saradzhyan, "Why There Won’t Be a People’s Republic of Left-Bank Ukraine Just Yet"


카네기재단이나 벨퍼센터의 연구원들이 멍청해서 전쟁 위기라고 말하는 것일까요? 미러협상 이후에는 아예 이런 기고들도 있습니다.

Alexander Vindman, Dominic Cruz Bustillos, “The Day After Russia Attacks”

Seth Jones, "Russia's Possible Invasion of Ukraine"

이처럼 FA나 CSIS에서는 아예 전쟁 시나리오까지 써놓고 있는데 이건 그치들이 설레발을 떠는 것일까요?


물론 러시아가 개전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도 있습니다.

Jeff Hawn, “Russia Isn’t About to Attack Ukraine”

Eugene Chausovsky, “How Russia Decides When to Invade”

전자는 침공의 군사적 비용이 큼을 들어, 후자는 러시아가 군사적 행동을 취하는데 5가지 조건이 있음을 들어 전쟁 가능성이 낮다고 말합니다.


또, 우크라이나가 애초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의 적대적 공생이라고 말하는 기고문도 있습니다.

Katharine Quinn-Judge, “Why the Stalemate in Eastern Ukraine Will Likely Hold“

이 기고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상호간에 정치적 이익이 있어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대부분의 기고에서 대미 석유 수출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사실 벨퍼센터 러시아매터스에도 며칠 전에 올라온 쟁점인데 그걸 다루면 그것대로 놀라울 것 같긴 하다만, 어쨌든 대부분은 석유 말고 다른 걸 근거로 해 논지를 전개하고 있죠.


애초에 이걸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이 있긴 한데, 그냥 미국과 러시아가 상호이익을 위해 긴장 상태를 지속하고 있고, 또 그 때문에 전쟁이 나지 않으리란 것을 대미 석유 수출로 설명하는 전문가의 글을 인용하면 됩니다. 전문가들이 예측 제대로 못 한다고 만날 까이지만 그건 반대로 말하자면 그 영역은 비전문가가 활동하기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라는 반증도 됩니다. 실제로 전문가들과 비전문가들의 방법론 차이는 엄청나고, 지금처럼 단순하게 기사 몇 개 좀 가져와 짜깁기한 추론은 맞춘다 하더라도 사실상 점술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이걸 경제 환원주의라고 표현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특히 경제 기사 몇 개 좀 가져와 추론하는 건 음모론자되기 딱 좋고요.



뭔가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 싶긴 한데, 애초에 상대방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도 힘들어서 뭘 어떻게 접근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거기에 국제경제는 제 전공도 아니고 다른 정치학도 아저씨도 이런 글 쓰지 말라카고 또 갤 떡밥 이상하게 바꾸는 것 같아서 굳이 쓰고 싶진 않은데 이상하게 이런 거 냅두면 어느새 갤이 방폐장이 되더라고요. 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여튼 국제정세 이야기할 때 근거도 첨부하라 하면 웬만하면 기사 한 두 개 말고 전문가 기고를 인용하십쇼...


Thomas Graham, Breaking the Impasse Between Russia and the West Over European Security

그리고 댓글로 올라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이 기고문이 어느 정도 읽어볼만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