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7a8826ceb3ee79be458db343a0f4d165eca9e6b946f6bd360

회의에 미친 사람들(1922)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밤이 새벽으로 바뀌자마자
매일 나는 목격한다
본부로 가는 사람
위원회로 가는 사람
정치국으로 가는 사람
교육국으로 가는 사람
온갖 관청으로 흩어져 간다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서류가 비오듯 쏟아지고
50개만을 골라내어(중요한 것만!)
온갖 회의로 흩어져 간다

나는 출두하여
"부탁합니다 면회를 허가해 주시오
태고적부터 나오고 있습니다만."
"회의에 갔습니다 이반 바누이치 동지는
테오와 구콘의 합작 문제로."
나는 계단을 백 개나 돌고 돈다
세상은 무정하다

또다시
"전해드립니다, 한 시간 뒤에 오십시오.
회의 중입니다.
현 소비조합의
잉크병 구입 건으로."

한 시간 뒤
남자 비서도
여자 비서도 없다!
텅 비었다!
22세 미만인 자는 모두
콤소몰 회의에 출석 중

다시 기어오른다 벌써 밤인데도
7층 빌딩의 맨 위층으로
"돌아오셨습니까 이반 바누이치 동지는?"
"회의 중입니다.
가갸거겨고교구규 위원회."
발끈 화통이 터져
회의장으로
나는 쳐들어 간다
야만적인 욕설을 퍼부으면서

그리고 나는 목격한다
인간의 반쪽이 앉아 있는 것을
오, 무서운 일이다!
나머지 반쪽은 어디에?
"잘려나갔어요!
살해당했어요!"
나는 고함지르면서 뛰어다닌다
무서운 정신에 정신이 돌아버린 채
그 참에 들린다
극히 냉정한 비서의 목소리가
"한 번에 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답니다
하루에
스무 개 남짓한 회의에
나가야 한답니다
어쩔 수 없이 둘로 쪼개야지요
허리띠까지는 이쪽으로
나머지는 저쪽으로"

울화가 치민 나머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른 이침
꿈을 안고 새벽을 맞는다
"오, 적어도 하나의 회의를 바랍니다
모든 회의의 폐지에 관한
회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