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foreignpolicy.com/2022/01/24/ukraine-us-russia-stephen-walt/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는 한두 국가에 있지 않다

미국의 이상주의에 집중하는 것은 러시아의 자주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Seva Gunitsky, 토론토 대학 정치학과 조교수


22. 1.24.


최근 기사에서 본지(Foreign Policy) 칼럼니스트 Stephen Walt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을 ‘미국의 오만’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좁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동맹국이 오만함, 희망적인 생각, 자유주의적 이상주의에 굴복하지 않았다면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은 과도하게 행동함으로서 러시아를 자신의 국익을 수호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았다는 것이다.


현실주의자들은 때때로 약소 국가의 자주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지만 Walt는 미국 정책 입안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자주권을 부정함으로써 그 주장을 터무니없는 수준까지 늘려 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나머지 세계는 단순히 역사의 영원한 법칙을 실행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 관리들 만이 의미 있는 선택을 하며 이 선택들은 나쁘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이런저런 ‘주의’(-ism)에 대한 학문적 논쟁이 아니다. 러시아와 미국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냉전 기간 중, 초강대국 간의 갈등을 일으킨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했다. 이 복잡한 논쟁을 단순화하기 위해 이에 대한 답변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자면: 소련을 비난한 전통주의; 미국을 비난한 수정주의; 그리고 특정 진영의 행동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무정부 상태가 만들어낸 불확실성과 상호 의심을 탓했던 포스트-수정주의.


정책 입안자들은 이제 이러한 논쟁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 쟁점은 누가 냉전을 시작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냉전을 다시 되살렸는지 이다. Walt는 수정주의적인 입장에 해당하는 입장을 취한다. 미국이 한 일이며 더 이상 논란의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푸틴이 한 일이다라는 워싱턴의 통념에 대한 반론으로서는 납득할 만하다. 워싱턴의 이러한 통념은 미국을 정의의 힘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취급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외교 정책 실패에 기여했기 때문에, 여기에 Walt가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와 유사한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Walt는 한 국가만을 비난함으로써 그의 주장에서 현실주의자들이 (타당하게)강조하기를 좋아하는 전략적 맥락이라는 요소를 박탈해 버렸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다른 당사자들의 역할을 무시할 뿐만이 아니라 Walt 자신의 이론과도 모순된다. 현실주의자들은 지역 강대국이 항상 자신이 인접한 지역에서 우위를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회복 중인 러시아는 미국의 행동에 관계없이 지역 패권을 재구축하려고 할 것이다. 서구가 양보했다면 그 과정을 가속화하기만 했을 것이다. Walt가 자유주의적 환상이 러시아 위기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지역 열강이 자연스럽게 이웃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 워싱턴이 이 지역에 대한 모든 국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일관성의 결여는 푸틴의 동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까지 확장된다. 현실주의의 핵심원칙은 국가가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주의자들이 베트남, 이라크 및 기타 지역에서 미국의 모험주의를 멋지게 비난하였던 이유이다. 이 국가 중 어느 곳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던 것이다. 침략을 하고 싶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분쟁을 일으키는 당사자에게 요구되는 이러한 높은 기준은 다른 국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실주의자들은 푸틴이 이 위기를 확대함으로써 어떤 국가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푸틴이 직면한 실존적 위협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전쟁과 수만 명의 사상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NATO가 걱정거리라고 해도 이를 즉각적인 위험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러시아의 우려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것 같지도 않은 확장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푸틴이 단지 서방의 압력에 반응하고 있고 그의 반응이 이해할 만하고 예상된다고 주장한다면, 전쟁을 하기로 한 그의 결정이 현실주의적 근거에서 정당화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알 수도 없는 이유로 조작되고 수행되는 선택적 전쟁을 설명하는 데 그 효용이 매우 의심스러운 방법이다.


좀 더 현실주의에 맞게 이 상황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강대국은 미국이든 다른 누구이든 항상 지역 우위를 확립하려고 한다.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었을 때, 그 후계 국가는 지역 우위를 잃었고 서방이 진입할 수 있었다. 미국은 세계적인 영향력 범위를 추구했고 그것을 자유 질서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으며 이제 러시아는 지역 우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역사의 교훈은 이 과정을 막으려는 시도가 특히 강대국들 사이에서 충돌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자신이 인접한 지역에서 가지는 우위에 미국보다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싸울 것이다. 따라서 서방은 거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Walt는 이러한 설명 대신 러시아의 지역 우위 추구가 부활한 것에 대해 자유주의적인 미국 정책 입안자들을 비난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것임은 그 자신의 이론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그가 비난하는 미국의 행동(이전 라이벌의 영향권에 대한 무자비한 확장)은 실제로 그가 비난하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보다 공격적 현실주의의 교훈과 더 일치한다.


러시아 외교 정책에 있어, 현실주의자들이 참고할 만한 선례 중 하나는 1917년부터 1924년까지 불안정한 시기에 러시아와 소련의 외교 정책이다. 그 당시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붕괴와 지역 우위의 상실로 인해 러시아 제국 주변에 새로운 국가들이 탄생했다. 1991년과 마찬가지로 서구의 관측자들은 이 제국의 몰락으로 촉발된 운동을 민족 해방운동이라기 보다 민주주의 혁명으로 잘못 해석했다. 1917년과 1991년의 결과는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높은 기대와 빠른 실망이었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러시아의 중앙이 회복되면서 러시아는 필요한 경우 무력을 통해 새로운 국가를 자국에 재통합함으로써 지역적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17년 러시아의 회복 후 유럽 역사의 상당 부분 동안 유지되어 온 러시아의 역내 영향권이 강대국 간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여전히 필요한가? 이것은 미국의 對러, 對중 외교 정책에 대한 많은 논쟁 뒤에 숨어 있지만 흔히 간과되는 질문이다.


여기에 암시된 불편한 트레이드오프에 유의하자. 영향권을 불가피하거나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강대국이 그 안에서 하는 일을 용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미국에 대해서는 사실이었고, 미국은 자신의 영향권 내에서 자유롭게 타국의 정1권에 영향을 주거나 전복해 왔다. 그로 인해서 다른 강대국과의 충돌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고도 말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Walt의 반대자들, 즉 워싱턴을 지배하는 매파적 반 러시아주의자들의 도덕적으로 정직한 입장은 "나는 강대국 간의 충돌, 심지어 파괴적인 전쟁까지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다. 왜냐하면 억압은 변명의 여지가 없고 침략은 억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Walt와 같은 현실주의자의 도덕적으로 정직한 입장은 "나는 작은 국가의 정복과 억압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 강대국 간의 전쟁은 더 나쁘고 훨씬 더 많은 고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발언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보다는 옹호의 여지가 있는 발언일 것이다.



볼드체는 역자 추가.


3줄요약:

1. 현실주의자 아죠쉬들은 미국의 확장주의적 정책이 러시아를 자극해 이 위기가 일어났다고 함.

2. 근데 느그 현실주의 이론으로 보면 미국이 확장하려는 것도 요 십수년간 기가 살아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먹으려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뿐임.

3. 근데 왜 미국한테만 책임이 있니 뭐니 하면서 손가락질함? 러시아 애들은 자기 맘대로 정책도 못 정하고 미국한테 휘둘리기만 하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