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공권 장악의 정의


우선 정의하고 넘어갈게 제공권 장악, 혹은 방공망 제압등의 용어부터 정리하겠음.


제공권이란 하늘에서 맘 편히 비행기를 날릴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함. 이걸 획득하기 위해서 적성 세력의 전술기, 그리고 방공망을 제압해야함. 즉, 방공망은 제공권 장악의 필요 조건이라 할 수 있음.



2. 제공권 장악의 방법


적의 전술기를 조지는건 크게 항공전에서 전술기끼리 공중전을 펼치는 방법과, 적의 공군 기지를 타격하는 방법으로 수행됨.


제공권 장악 = 공중전이라 인식하는 경우가 다분히 있지만, 현실은 제공권 장악 방법의 일부분에 속함. 어쨌거나 적군의 전술기가 하늘에 뜨지만 않게하면 되므로, 적의 활주로를 타격하여 활주로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적의 전술기가 주기되어 있는 상태에서 타격을 해도 노상관임.



대신 활주로 타격은 한국 공군의 경우 4시간 정도면 1000파운드 폭탄으로 인한 구멍 정도는 복구가 가능함. 공군 복무했던 군붕이라면 가끔 폭약을 터트려서 복구하는 훈련 해봤을거임. 야가다 아재들이 땅 고르고, 군붕이들이 금속 매트 깔아서 덮어주는 훈련. 미군은 걸프전 초기까지만 해도 이게 어려울거라고 생각했었음. 그래서 활주로만 한번 조지면 될줄 알고 신나게 활주로에 폭탄 던지고, 철심 박았다가 적의 공군기가 꾸역꾸역 기어나와서 놀란게 걸프전 초기 미공군의 모습임.


그래서 흔히 활주로를 타격하는걸 '마비'시킨다고 말함. 일시적으로 못 쓰게 만드는 거니깐.



그리고 또 하나로 지상에 주기되어 있는 전술기를 타격하는 방법임. 피하지 못하니 쉽고 확실하지. 대신 이라크전 이후에 제대로 돈 들여서 만들어진 공군 기지는 벙커의 내구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강화 엄체호 하나에 2000파운드 폭탄 2방씩은 꽂아줘야 한다고 함. 근데 우크라이나 공군 기지들마냥 벙커 그런거 없으면 순항 미사일 한방에도 전술기가 2~3기씩 피해를 입기도 하고.



공중전으로 적을 제압하는게 쉬운게 아닌 이유는, 적도 대가리가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불리하다 싶으면 그냥 영공에 적 전술기가 들어오면 냅뒀다가 임무를 수행하고 연료가 떨어져서 돌아갈 때쯤에 스크램블 걸어서 뒤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니 생각보다 헤드온(서로 바라보는 상황)은 잘 일어나지 않음. 그렇다고 공대공이 중요하지 않다는 소리가 절대 아님. 이거부터 이겨야 적이 마음 놓고 요격기를 띄우지 않기 때문임.



3. 방공망 제압의 방법


일단 적의 전술기가 일시적이라도 못 뜨게 만들면, 그동안 SEAD/DEAD 임무를 수행하는 스트라이크 패키지가 들어감.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군의 지대공 포대들은 자국의 공역에 적기가 출몰하면 대응하려 할테고, 그러면 레이더를 돌려서 적기를 찾아내려 하게됨. 이런 전파 신호를 역추적해서 레이더를 조지는게 SEAD 미션임. 미사일을 쏘든, 아니면 전자전기의 전파로 특정 대역을 번아웃시키든 어쩌든.


그런데 영리한 방공 포대 지휘관들은 자기네 상황이 불리하다 싶으면 일단 레이더를 꺼버림. 그러다가 전방의 초소에서 전술기의 이동을 보고하면 기다리고 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레이더를 켜서 미사일을 날림.


그러니 결국 방공망 제압은 SEAD'만' 가지고는 불가능하고, 근본적으로 적의 대공 포대 자체를 박살내는 DEAD로 넘어가는게 목표임.



4. 방공망의 분류


그러면 이제 방공망을 조지는거 까지는 알겠는데, 방공 수단이 ㅈㄴ 많아서 이걸 다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게 문제임. 그래서 간략히 방공 포대를 '고도'에 의해 분류해보면 아래와 같음. 저고도 방공망은 중고도에서 일방적으로 타격할 수 있고, 중고도 방공망은 고고도에서 일방적으로 타격할 수 있으니 보통 고고도 방공망부터 박살내고, 그 이후에 중/저고도로 타겟을 내림.


아래의 구분은 러프한 수치이고, 예외는 언제나 있음. 요즘 맨패즈는 요격 고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중/저고도로 퉁쳐서 말하는게 맞지 싶음.



a. 지상~고도 3km까지


지금은 JDAM처럼 고고도에서 폭격하는게 당연한 시대가 왔지만, 냉전 시기만 해도 저고도 폭격이 기본이었음. 당시엔 공중의 조기 경보기가 룩다운 레이더(자기보다 저고도의 적을 찾아내는 레이더)의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저고도로 날기만 하면 지대공 레이더는 지평선에 의한 음영 지역이 상당했기 때문에 침투에 용이했음.


그래서 이런 저고도로 날아오는 놈들을 딱 기다리고 있다가 조지는게 맨패즈, 혹은 대공포들임. 한국의 비호도 마찬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짐. 이제와서는 주로 드론이나 헬기를 사냥하는 용도로 사용되겠지만, 과거엔 나름 방공망의 주력이었음. 요즘은 적의 소형 드론들을 대상으로 주목받는 중.


대표적인 체계 : 비호, 쉴카



b. 고도 3km~6km


이 범위가 대략 신궁과 같이 좀 커다란 지대공 미사일들이 대응하는 고도임. 소련의 퉁구스카나 혹은 판치르와 같은 체계도 이 정도가 됨. 이 정도부터는 레이더 돌리지 않고서는 거의 사격이 불가능한 정도가 되지만, 여전히 미사일 자체의 시커를 믿고 레이더를 키지 않은체 목측으로 사격한 뒤에 미사일의 액티브 시커에 적이 걸리도록 쏠 수도 있기는 함.


대부분 저고도 방공망과 중고도를 따로 커버하려고 하지 않고, 대공포와 대공 미사일을 통합하여 운용하는 경우가 많음. 맨패즈도 이 고도까지는 커버가 되는데, 여전히 시커 냉각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방 초소에서 보고를 해주면 기다리고 있다가 사격하는 형태로 운용함. 그리고 이 고도까지는 커버가 되어야 헬기를 모두 다 격추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음.


대표적인 체계 : 퉁구스카, 판치르등



c. 고도 6km 이상


여기부터는 본격적인 고고도 방공망이라 할 수 있고, 대충 이름을 들으면 일반인도 알만한 물건들이 나오기 시작함. 사거리도 짧게는 10km부터 길게는 200~300km까지 다양하고. 실제로는 고고도도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BMD)에 따라 요격 고도를 더 세분화해야 하지만 여기선 제공권 장악을 이야기하는 거니깐 논외.


이즘되면 체계가 비싸기 때문에 대량으로 배치할 수 없는 대신에, 모형을 만들어서 적을 기만하려고 함. 아니면 터널 속에 숨기거나 등등.


대표적인 체계 : 패트리어트나 신궁, S-300, S-400 등




정리.




미군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우선 개전 처음에는 순항 미사일을 이용해서 적의 공군 기지를 마비시키고, 대공 레이더중에 일부를 타격하여 적의 방공망에 구멍을 뚫음. 그러면 이 구멍을 통해 스트라이크 패키지가 들어가서 구멍 주변의 공군 기지와 방공 포대를 조지기 시작하고, 전자전기들은 이들을 보호하며 SEAD 임무를 수행함.


이 짓을 미군은 2~5일 정도 충분히 해서 이제 정말 중/저고도 방공망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고도 방공망을 확실히 조졌다고 판단되면 그 이후부터는 중/저고도 방공망을 사냥하러 다님. 이때부터는 E-8과 같은 대형 정찰기가 SAR를 통해 지상을 관찰하며 찾아내서 사냥하는 단계이며, 또한 적 공군 기지의 벙커에 폭탄을 2발씩 꽂아주는 단계임.


러시아가 개전 첫날에 순항 미사일을 통해 고고도 방공망을 다 조졌다고 생각하고 바로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선포했는데 현실은 공군 기지도 제대로 타격하지 못한 상태였음. 당시 공군 기지 상황을 민간 위성으로 찍어둔 사진으로 확인해볼 수 있음. 그리고 방공 포대는 대부분 레이더를 꺼놨을텐데 이걸 '다 조졌다'라고 판단한거 같기도 함. 아니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공포를 주기 위해서 구라핑을 쳤거나.




나도 정리할겸 써보는 거고, 반박 환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