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으로 제주도에 이틀 여행 계획을 잡았는데

평소에 가족이랑 가기는 좀 거시기 한 곳을 방문했읍니다

모슬포에 있는 비행장 터가 그곳입니다

네비가 가르쳐주는 비행장 터로 가면 말 그대로 비행장 터가 있습니다

표지판에 따르면 지금도 비상착륙정도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변에는 관제탑 터가 있습니다.

이 위에 원래는 가건물이 있었겠죠?

주변 경치가 참 좋습니다

노오란 꽃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보면...

지휘통제실 벙커가 나옵니다

안내도에 붙어있는 지휘통제실 상상도입니다

저 구멍속에 무전기들을 넣어놨을 거라고 하는군요

벙커라서 그런지 상당히 스산합니다

귀를 기울여보면

"여명 1004? 정말 좋아유~~"
"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 양호하십니까"
"화~~환~~삼뫈 팔처넌~~~"

이 들리는 듯 합니다...

두께 좀 보십시오

폭격에도 버틸 수 있게 만들어져있다는 것이 안내문에 적혀 있었습니다

인력은 물론 제주도민으로 때움

짧은 벙커를 나와 보니

꽃밭과 버려진 비행기 격납고가 보입니다.

비행장 터니 당연하지만 이 주변엔 격납고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비행장 터 대부분이 밭이기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한 격납고도 많으니 참고하십쇼

이 격납고 중엔 특이한 게 하나 있는데

골조로 만든 제로센 모형에 여러 사람들의 소원이 적혀진 리본이 전시된 격납고가 하나 있습니다.

2월말 입대 게이야...


저도 제 소원을 하나 적어놓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의미가 담겨있는 전시물 같습니다

주변엔 일본군의 고사포 진지도 있습니다.

고사포라고 해서 발칸이나 승공포같은 진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진자료에 의하면 대전기 일본 물건답게 그냥 대구경 화포입니다

고사포 진지도 엄청나게 크고 잘 다져져 있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은 고사포 진지의 시야

주변에 산같은 것도 없고 참 널찍합니다.

원래는 나무들이 없었을 테니 훨씬 시야가 좋았겠죠.

여기서 7.62mm 쯤 되는 탄의 탄두로 보이는 물건을 주웠는데...

7.7mm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일본군은 제주도에서 전투를 한 적이 없으니 쏠 일이 없어서 탄두만 남을 일이 없었을텐데

제주도에서 7.62mm급 탄을 쏠만한 일이라고는...

"그 일"밖에 생각되지 않아서 좀 께름찍해진 나머지 버리고 왔습니다.

탄두를 가지고 싶으신 분은 고사포진지로 가보세요.

고사포 자체는 제주도에서 철수하면서 폭파하고 같다고 합니다.
가운데가 아마 그 잔해겠지요.

내부와 내부의 시야는 이렇습니다.

하여튼 가족이나 애인과 갈만한 곳은 아닌 것 같고

군대라고 하면 껌뻑 죽는 저같은 인간이나 좋아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