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으로 쓰기 애매해서 이렇게 정리해서 씀.
요약
-현대적 대함미사일은 적함의 어디에 명중할 것인지 정한다.
-해성이나 넵튠은 길이 기준으로 명중 부위를 정할 수 있다.
-NSM이나 LRASM 미사일은 정확히 조준 부위를 정한다.
-이번 모스크바함 불난 걸 보니 함선 중앙 기관부를 정확히 노린 것 같다.


안녕하세요. maxi(김민석)입니다.  생업으로 바쁜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잠깐 정리해 봅니다.
 
 러시아 흑해 함대 최강함선인 순양함 모스크바가 격침되었습니다. 러시아 주장으로는 화재가 나서 예인 중 침몰했다고 하고, 우크라이나 주장으로는 넵튠 대함미사일 2발에 맞아서 격침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아마 러시아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를 찾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화재가 진행되어 침몰 중인 모스크바함의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이 보였습니다. 화재 부위가 함선의 중앙 후부인 연돌 아래쪽에서 시작되는 것이 보였기 때문인데, 이것은 대함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측 주장의 신빙성을 높여줍니다.


 DMPI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DMPI는 쉽게 말해서 조준점이고, 좀 더 풀어서 말하자면 Desired Mean Point of Impact 입니다. 최신 대함미사일은 함선의 특정 부위에 명중되도록 만들어지는데, 넵튠 미사일의 경우 우리 해군의 해성 대함미사일과 비슷한 DMPI 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성 대함미사일과 넵튠 대함미사일 모두 능동 탐색 레이더로 표적에 최종적으로 명중하는데요. 이들 레이더는 레이더 안테나가 전파를 쏴서 반사되는 반사파로 표적을 추적하는 기능 이외에 ISAR(inverse synthetic aperture rada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 됩니다. 
 긴 이야기를 다 접고 ISAR 기술은 함선의 ‘형상’을 레이더로 파악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우리 해군의 P-3C 해상초계기 장착된 AN/APS-137 레이더가 이 기능을 사용해서 매우 먼 거리에서 군함을 탐지한 다음 군함의 종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레이더로 탐지한 ‘형상’이라는게 참 애매합니다. 사진 같이 선명한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저는 해군의 해상초계기에 탑승해서 레이더 영상을 봤는데요, 그냥 줄 몇개가 직직 그어져 있어서 이게 무슨 배인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런 흐린 직선같은 그림을 훈련과 DB의 도움을 받아서 어떤 배인지 구별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군함은 레이더 마스트나 연돌같이 뾰족한게 많다보니 이 부분으로 식별합니다.
 그래서, 해성 미사일, 그리고 해성과 비슷한 넵튠 미사일은 함선 중간의 뾰족한 부분의 아랫부분에 DMPI 조준점을 정해서 맞춥니다. 이것이 표적함선에게 가장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기관부가 고장나면 아무래도 동력과 전기가 떨어져서 복구가 어렵고, 배에 구멍이 난다면 무게중심부에 가장 가까운 곳에 한 쪽으로 구멍이 뚤리는 것이 회복에 가장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 주장을 그대로 믿는다면 이번 모스크바함이 ‘우연히 폭발’ 한 부분은 대함미사일이 가장 노리는 그 부분에 하필 불이 난 셈입니다. 만약 아니라면, 우크라이나의 넵튠 미사일이 정해진 DMPI를 정확히 타격해서 타격을 준 셈이고요.

 
 마침, 모스크바함도 이 ‘함선 중앙부’ 를 정확히 노린 사건이 있습니다. 2000년에 모스크바함(혹은 슬라바급 다른 함선이라고도 하는데 뭐가 맞는지 몰라요)이 흑해에서 P-500 대함미사일 발사훈련을 했는데, 이 때 우크라이나 배에 잘못 맞는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미사일에는 탄두가 없어서 큰 피해는 없었고요. (초음속 대함미사일이 운동에너지가 너무 커서 운동에너지로 배를 다 작살낸다는 것은 낭설에 가깝습니다.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충돌 순간 얇은 금속으로 된 미사일은 그냥 터지고, 미사일의 파괴력은 탄두 위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때 P-500 미사일이 정확히 함선의 중앙 구조물을 때렸습니다. P-500미사일도 능동 레이더 유도라서 조준점이 함선의 딱 중간부분을 잡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었죠.


 암튼 모스크바함은 우크라이나 배 1회 공격했으니 격침에 실패하고, 우크라이나 함은 모스크바함을 1회 공격해서 격침에 성공했으니 우크라이나 넵튠 미사일이 이번에 멋지게 복수를 한 셈입니다. 우크라이나군 주장이 맞다면요.



 참고로 이 DMPI는 해성이나 넵튠처럼 능동 레이더 탐색기를 쓰는 것보다, 적외선 영상 이미징(IIR) 탐색기를 쓰는게 훨씬 정확합니다.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의 NSM 미사일은 이 DMPI를 맞추기 위해서 적 함선의 외부 형상을 정확히 읽어내서 CIC나 VLS가 있는 곳을 쏠 것인지, 아니면 이지스 레이더 안테나가 있는 곳을 타격할 것인지 정밀하게 지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