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11월 11일, 정전협정 당시 베르됭 전선에 있던 미국 대륙원정군 부대들 중에는 테네시 주방위군 출신인 55야전포병여단 114연대가 있었음. 생미엘 전투랑 뫼즈아르곤 공세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부대였는데, 연대장인 루크 레아 대령은 싸움도 끝났겠다 엉뚱한 생각을 해냄



카이저를 납치해서 파리 평화회담에 끌고 오면 어떨까?



본인 회고에 의하면, 레아가 이걸 결심하게 된 이유는 6월에 영국 코노트 공작이 주최한 무도회에 55여단 장교들이랑 참석했는데, 자기가 카이저의 삼촌이라고 뻐겨서 굉장히 꼴받았다고 함 + 1918년 12월엔 로이드 조지가 재선될 때 슬로건 중에 하나가 카이저 전범재판 끌고 나오겠다는 선언이었던 등 미국, 영국 국민감정은 “카이저를 목매달아라!” 였음



토미 귀족 치들은 카이저를 심판장에 끌고 나오기 꺼려할 거라고 생각한 이 미친 양키새끼는 지가 직접 카이저를 끌고 나와야 된단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얘 근데 사회적으로 씹엘리트여서 컨넥션이 좀 있었던 고로 완전히 허황된 소리가 아녔던 게 문제 ㅇㅇ 39살의 루크 레아는 1917년까지 테네시주 상원의원 역임한 정치인이었고 변호사 겸 신문사 사장이었음. 교육도 잘 받고 독일어도 유창하게 하는 놈이었고. 또라이라서 문제였지...



당시에 카이저가 벨기에 스파에 위치한 독일군 사령부에서 네덜란드 아메론겐으로 기차 타고 튄 건 딱히 비밀 정보가 아니었고, 레아는 114연대에서 파티를 모집함



B포대장, 렐란드 스탠퍼드 '래리' 맥페일 대위 : 백화점 사장, 로펌 일한 적 있음

F포대장, 토마스 P. 헨더슨 대위 : 변호사 겸 민주당원, 레아의 부랄친구

통신장교, 엘스워스 브라운 중위

당번병, 마머듀크 클로키 하사

다재다능, 오웬 존슨 하사

공돌이, 댄 레일리 하사



1919년 1월 1일, 레아는 자신 및 부하들의 4일 휴가증을 55여단장 스폴딩 준장한테 제출함. 당시 중립국인 네덜란드는 AEF 일반명령 6호로 총사령부 직속허가 없인 휴가갈 수 없는 나라였는데, 레아는 본직인 변호사 일을 풀로 발휘해서 법적 꼼수를 찾아냄 (여단장 허락만 있으면 파리 제외한 타 지역엔 장교휴가 허가하는 항목이 있었음)



그렇게 휴가증을 맡아낸 레아는 패거리한테 “익사이팅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여행 가보쉴? 을 제안했고, 이 양키새끼들은 바로 드가자~ 거리면서 그날 오후에 114연대 주둔지에서 출발함. 좀 골때리는 건 처음엔 연대장 관용차량 타고 갔는데, 차가 고장나는 사소한 찐빠가 있어서 옆 115포병연대 소속 8기통 캐딜락 트럭을 긴빠이침



레아는 네덜란드 입국 이유를 ‘취재 여행’이라고 구라치고 (이새끼 신문사 사장 ㅇㅇ) 여권은 ‘상원의원 레아’ 자격으로 발급받아서 네덜란드 공관에서 통행증을 발급받고, 미군 장병 입국을 불허하던 네덜란드 국경도 스무스하게 통과했음



네이메헌 근처에서 정차한 레아 파티에는 콘스탄트 뵈터란 잼민이가 달라붙었는데, 레아가 야 너 아메론겐 가는 길 아니? 물어보자 잘 안다고 대답한 뵈터는 즉석에서 모험 동료로 영입당함. 근데 양키새끼들 이름 발음 어렵다고 걍 ‘한스’라고 부름 ㅋㅋ



아른헴에 도착한 레아는 드디어 파티한테 사실 우리 카이저 납치팟이란 걸 털어놓고 빠질 놈은 빠지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빠짐. 대신 니같으면 미쳤다고 성에 들여보내 주겠냐고 꼽은 먹음...



1월 5일 오후 8시 반, 권총을 좌석 아래 숨겨둔 양키파티는 팔병신이 거주 중인 아메론겐 성에 들어옴. 네덜란드 초병이 일행을 수하했는데, 레아는 미군 풀정복 차림으로 곧장 걸어나와서 독일어로 보초한테 당장 우리 성 안으로 안내하라고 명령함



놀랍게도 보초는 얘들을 들여보내 줌... 다만, 안채는 아니고 관리자용 별채 쪽으로. 레아, 헨더슨, 맥페일, 뵈터는 서재 같은 공간에서 차를 대접받음



얼마 후, 집주인이 도착해서 왜 왔노? 를 정중하게 물어보자, 레아는 비~밀, 카이저한테만 알려줌을 시전함. 집주인은 카이저한테 내선으로 전화를 검. 카이저는 레아가 이유 털어놓기 전엔 접견을 거절함



이후엔 계속 집주인이랑 레아 사이에 온 이유 말해라, 카이저 나오면 말한다 실랑이질을 하다가, 레아가 집주인한테 사실 여기 온 건 AEF 공식임무는 아니고 그냥 사적인 일이라고 시인하고, 바깥에 있던 브라운 중위가 네덜란드 경비병들이 더 증원된다고 알려주러 오자 납치시도 때려치우고 철수하기로 결심하고 오후 10시 30분에 빤스런함



그 와중에 맥페일은 응접실 탁자에 놓여 있던 황실 청동제 재떨이를 긴빠이침;;



딱 휴가 끝나기 전에 자대복귀한 레아는 1919년 1월 26일 쇼몽으로 불려가서 도대체 네덜란드에서 뭔 사고를 친 거냐고 쿠사리를 먹음. 그런데 담당 수사관이 중립국 무단입국이랑 관용차량 사적이용으로 조질려고 했는데, 각각 법적 꼼수랑, 관용차량 사적으로 쓰는 딴 장군들 내가 함 버스터콜 해봐? 장군님들 싹 다 기소해 볼꺼? 로 넘김 미친새끼...



그러던 중, 카이저가 ‘상원의원 루크 레아가 이끄는 미국인 무리’가 초대받지 않고 머무는 사저에 와서 난동을 피워서 자신을 불안하게 했다며 레아를 기소하길 부탁했는데, 레아는 제발 좀 기소해서 그 죄목으로 나 좀 잡아가소, 미국 돌아가면 ‘카이저를 불안하게 한 남자(오피셜)’로 떼돈 긁어모아야지 이런 드립이나 침



결국 이 납치미수사건은 흐지부지됐는데, 그래도 당시 퍼싱한테까지 사건 상세보고가 올라감. 누가 재떨이 하나 긴빠이쳤단 거까지...



그 재떨이 긴빠이친 당사자 래리 맥페일은 빠따충으로 더 유명한데, 브루클린 다저스 (LA 다저스 전신) 단장, 뉴욕 양키즈 사장 등 역임했고 아들 손자도 다 MLB 간부임. 앤디 맥페일이 이새끼 손자 ㅇㅇ





소-스 : McCall, J.H., Jr. (2009). "Amazingly Indiscreet": The Plot to Capture Wilhelm II. The Journal of Military History 73(2), 449-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