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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커지 침공


2507년 5월 3일, 스커지(Scourge)라 불리는 외계인(이하 해파리)들이 지구 및 주요 인류 행성계를 침략한다. 당시 EAA 우주함대는 이 글과는 별 상관없는 일로 이미 반쯤 작살난 상황이었고, 어마어마한 수로 몰아닥친 해파리에 이미 깨강정이 난 인류 해군은 몇시간 만에 완전히 콩가루 신세가 된다.


궤도 자산이 깨박살 난 지구 및 각 행성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해파리 침략군이 기존 인류 관점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전개됐으며, 각 행성 전역에 남아서 저항하던 EAA 지상군은 수적 열세와 궤도 자산 상실로 인한 지리멸렬한 대응 끝에 전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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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는 별명 그대로 해파리처럼 생긴 기생 생물체인데 지적 생물체를 숙주로 삼아야 제대로 생활할 수 있다.

그래서 놈들은 새로운 숙주를 노리고 인류를 공격한 것이다.

해파리들은 몇번이나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수많은 문명을 쓸어버렸고 그동안 행성간 침공에는 도가 튼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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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교리는 EAA 군과 반대로 행성 전역을 목표로 한 전략급 초거대 침공 작전에 맞춰졌으며, 기존 EAA교리나 성게 습격과는 차원이 다른 종족 단위 총력전 규모의 행성 침공에 인류는 맥을 못추고 그대로 망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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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의 침공은 스텔스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격적인 행성 방어 함대 및 궤도 방어 체계 무력화, 그리고 이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지상군 대규모 전개가 특징이다.

공간 효율적으로 설계된 장비, 자체적인 대기권 돌입이 가능한 고속 강하선, 속도와 근접 화력에 몰빵한 차량들은 이들의 공격적인 성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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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해파리의 주력 전차 같은 격인 "헌터"다.

반중력으로 둥둥 떠다니는데, 덕분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동하며 일반적인 차량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도 쉽게 돌파하고, 상대적으로 얇은 장갑 대신 속도 그 자체를 보호수단으로 삼는다.

주무장인 플라즈마포는 사거리가 짧으나 공격력은 인류의 동급 장비를 한참 능가하며, 짧은 사거리는 높은 속도로 보완한다.

뚱뚱한 한니발 전차와 달리 기동성과 근접 화력에 몰빵한 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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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수단의 경우 대형 차량 강하선인 "디스포일러"가 대표적이다.

마치 지옥에서 기어나온 CD 수납함처럼 생긴 이 물건에 반중력 전차들을 아홉 씩 차곡차곡 쌓아두는데, 교전지역에 도착하면 강하선이 착륙할 필요도 없이 전차들이 알아서 스르륵 미끄러지듯 공중에서 뛰어내려 그대로 전장에 진입한다.

당연히 생긴대로 내구력은 개똥이지만, 해파리들이 다 그렇듯 빠르고 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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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은 장비들을 앞장세운 해파리는 지구와 요람 행성을 모조리 접수한 뒤, 시민들을 자신들의 숙주로 삼고 산업시설들을 점거하여 자신들의 것으로 전용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류의 운명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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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류 개척지 연합


모든 인류가 외계 해파리에게 기생당하는 망가같은 최후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해파리들은 지구 및 요람 행성이 아닌 외곽 개척 행성은 건드리지 않았고, 해파리 침공의 지옥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조리 이 깡촌 행성들로 도망쳤다.


성게가 가르쳐 준 꿀땅들과 달리 인류가 직접 개척한 행성들은 대부분 안락함 보다는 부존 자원에 초점을 두고 선정됐다.

간단히 말해 살기 더러운 곳이라는 뜻. 삽시간에 인류는 빛나는 요람 행성으로부터 먼지 풀풀 날리는 말라붙은 시골 동네로 쫓겨난 셈이다.

이런 깡촌들에 갑자기 부촌에서 몸만 빼온 피난민들이 우르르 몰려든 후 약간의 혼란이 지나, 딱 하나를 제외한 남은 모든 인류 개척 행성들은 UCM, 인류 개척지 연합이라는 단일 정치 체제를 형성한다.


그리고 UCM의 존재 목적은 단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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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Vindictam. 복수를 위하여.

그 하나의 목적은 바로 복수였다.


더이상 풍요와 평화의 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는 자신의 고향을 빼앗겼고, 수많은 동포의 목숨 역시 해파리에게 잃었다.

어렸을 적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초목이 우거진 아름다운 지구와 요람행성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가혹한 개척 행성의 고된 삶에도 꿈을 잃지 않았다.

전 인류는 오로지 해파리를 격멸하고 인류의 고향과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는다는 한 가지 목적 아래 뭉쳤다.

이후 150년의 세월 동안, 인류는 지구를 탈활한 군세를 키우는 데 모든 걸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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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적인 행성 침공을 목표로 삼았으니 만큼, 인류에게는 새로운 장비가 필요했다.

해파리 침공으로 인해 본진이 모조리 털린 상황이라 인류는 역설적으로 기존 체계를 완전히 바꿀 기회가 생겼다.

기존의 비싸고 무거운 EAA 장비는 행성침공에 부적합한 것이 분명했다.

행성을 건너 다른 행성을 침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장비 체계부터 완벽하게 새로 짜야 했다.


다행히도 인류에게는 행성 침공에 참고할 훌륭한 모델이 있었다.

역설적으로, 그건 바로 불구대천의 원수 해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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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새로이 만들어진 UCM군은 여러 면에서 해파리 침공 부대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모든 장비는 고도로 모듈화가 이루어졌으며, 생산성이 극도로 향상됐다.


별들을 건너는 건 그냥 옆동네 마실 다녀오는게 아니다. 최대한 많은 장비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싣지 않는다면 그만큼 전개할 수 있는 병력도 줄어든다.

따라서 보병 화기에서 거대한 중전차에 이르는 대부분의 장비는 최대한 중량과 부피를 줄여 공간이 한정된 수송함에 최대한 구겨넣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의 병력을 배치해야 하는 강하 침공 작전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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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M의 주력 전차인 세이버다.

끔찍하게 생겼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설계됐다.

1.2m 높이의 차체에 단 한 명만의 승무원이 누워서 탑승하는데, 내구성은 그렇다치고 장갑의 방호성능 자체는 이전 EAA의 한니발 주력전차와 동등한 수준이다.

물론 한니발과 달리 극도로 컴팩트한 차체로 인해 유효탄이 발생할 경우 그대로 차량 손실이라고 봐야 한다.


주포인 레일건은 납작한 원반 형태의 포탄을 가속하는 방식으로, 최대 3m 높이까지 뻗을 수 있는 접이식 포탑에 달려 있어 헐다운 전투에 최적화됐다.

적인 해파리의 헌터가 기동성과 근접 화력을 무기로 삼는다면, 세이버는 장갑과 사거리, 엄폐 전투를 무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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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M의 중형 강하선 콘돌이다.

역시나 끔찍하게 생겼고, 역시나 다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만들었다.

저렇게 생겨먹었으니만큼 EAA 시절 강하선 만큼의 내구성은 바랄 수 없는 기체지만, 그만큼 가볍고 빠르며, 공간을 덜 차지한다.


저렇게 전차 셋을 한꺼번에 착착 싣고 다니면서도 부피가 작기 때문에 행성 침공 선단에 가득 싣고 다니기 딱인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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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큰 버전인 알바트로스는 아예 저렇게 램프에 3층씩 총 아홉 대의 전차를 싣고 내릴 수 있다.




이처럼 행성 침공에 최적화된 새로운 병기들을 대량으로 만들던 UCM은 지구 탈환 작전 직전,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 다음 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