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년이었음.
안동에 지금은 해체된 모 사단에서 근무하던때였는데
부대는 08년에 해체되었지만 50사 12x연대가 인수했기에 지금도 부대는 있음.
거기가면 위병소 통과하면 메인도로 중앙에 한대, 그리고 메인도로 지나서 사단 연병장 초입에 전시용으로 구형 장갑차 몇대랑 500md가 한대 있음.

4년전에 훈련때문에 거기서 숙영한적 있는데 여전히 있어서 반갑더라고.

저중 연병장 초입에 세워둔 장갑차에서 벌어진 일임.

날씨좋고 포근한 늦봄이었고, 토요일 위병사관이어서 근무서던 중이었음.
평소처럼 면회객받고 처리해서 들여보내고 했는데 우리 연대 상병 하나를 만나러 여자친구가 왔음.
동원사단이라 연대가 한 막사라 잘 알지는 못해도 서로 얼굴은 아는 사이였음. 그래서 애 불러서 면회시키고 그렇게 평범하게 흘러갔음.

근데 얼마안되서 참모장님이 주말 순찰 오셨다고 위병소 오셔서 면회객 현황 물어보시고 뭐 위병소랑 옆에 있던 경비소대 애들 막사도 둘러보시고 그러셨음.
(06년이니 주말에 애들 생활관 들어가서 무슨 말 하셨을지는 니들도 다 예상이 될꺼임. 그래서 자다가 다 튀어나와서 창문열고 환기하고 일광건조하고 뭐 그런거. ㅇㅇ)
당연히 조장한테 상황보라 그러고 내가 수행해서 다녔지.

아까 이야기한 연병장 초입에 작게 공원처럼 꾸며뒀는데 거기 청소가 경비소대 담당이라서 그쪽도 보신다고 가시길래 따라감.

가서 슥 둘러보시면서 애들 시켜서 여기 치워라 저기 치워라 하시면서 가고있는데 앞에 세워둔 장갑차에서 콩쿵하는 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거임.

면회객들 내부도 둘러보시라고 문을 안 잠궈났기 때문에 안에 뭐가 들어갔나 싶어서 참모장님이 뒤에 있는 장갑차 문을 확 여셨음.

그...
타이타닉 베드씬 마냥 열기가 한번 확 나오더니 그...

하여튼 그러고 있더라고. 아까 그 놈이.

무려 기승위로.
그래도 둘 다 상의는 입고있었음.
둘 다 한창 열기가 올라서 하고있다가 문이 갑자기 확 열리니 놀라서 고개를 획 돌리는 바람에 둘 다 그자세 그대로 참모장님하고 눈이 딱 마주침.

걔네나 우리나 서로 한 3초는 굳어가지고 아무말도 못하고 어...하고 있다가 참모장님이 문을 번개같은 속도로 확 닫으셨음.

그리고 아무말도 안하시고 빠른걸음으로 순식간에 이탈하시더라고.
나도 뭐 아무말도 못하고 따라갔지.

순찰이고 뭐고 둘 다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위병소로 가다가 나보고 한마디 하시더라고.

'쟤한테 아무 말도 하지말고 조용히 넘어가라.'
그리곤 쟤 소속 물어보시고 가셨음.

좀 있다 여자친구분 얼굴 벌개져서 위병소로 오더니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한테 '죄송합니다아아...' 한마디하고는 고개도 못들고 퇴영절차 밟고서 뒤도 안보고 가(튀)시더라고.

상병 걘 코빼기도 안보이더니 한참 뒤에 완전 얼어가지고 쭈뼛거리면서 들어오더라고.

나도 아무말도 안하고 면회종료 접수하고 보냈지.
걔도 나한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아아...' 한마디 하더라.

애 탈영하겠다 싶어서 아무말도 없을거라 하고 돌려보냈음.


나중에 보니까 상황보고간 참모장님이 장갑차 문 다 잠그라하셔서 죄다 용접해놨더라고.

웃긴건 나는 아무한테도 이야기안했는데 나중에 보니 소문 다 나있더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