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 연평도 포격 이후로 설날에 고향 내려갔을 때였음

마을 근처 조그마한 언덕과 산 중간 어디쯤 되는 지형이 있는데 남쪽 기슭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음

분명 산기슭에 없던 울타리도 들어서고 있었고, 단순히 집을 짓는 다기엔 굴삭기가 꽤나 깊이 들어가 있는 걸 봄.

마을 어르신에게 물어보니 서울서 사람와서는 집을 짓는다고 하길래 귀농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일반적인 집 공사 현장은 아니어서 뭐지 싶음.

설날이니까 고형내려와서 마을 사람들 인사한다는 핑계로 슬쩍 공사 현장 찾아가서 건축 반장 같은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지하에 창고를 크게 두고 벽도 두텁게 하는거 봐서는 뭔가 피난건축물 같다고 이야기를 함.

순간 생존주의의 끝판을 보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몇년 뒤로도 고향 내려갈때마다 마을 어르신들한테 그 집이야기 물어봤는데 한번은 트럭으로 물건을 싣고 들어가더라까지 들음.

점점 환상이 생기는 집이었는데 한 5년전인가? 설날에 그 집 옆에 또 공사가 들어가는걸 보고는 와 씨발. 이번에는 어떤거지? 같이 생존주의 뜻이 있는 사람이 이사오나? 아니면 비상용 물자 관련 건물인가? 했는데 걍 조립식 창고가 들어섬 뭐지 했는데 그해 추석에 건물주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됨.

처음에는 진짜 피난 목적의 건물이었는데 3년쯤까지 거의 한적한 별장처럼 쓰게 되었는데 막상 즐길거리도 볼거리도 그닥인 동내라서 쓴 돈만 아깝네 하다가 그냥 귀농해서 농사 조그맣게 한다는 이야기였음.

그때 청년반장(자칭)이 옆에서 피식 하고 쪼갤때 진짜 할말이 없더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