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이트의 수도였던 하투사스는 완전히 파괴된 후 다시는 아무도 찾지 않았다.

다른 주요 도시 카라오글란에는 시체들이 정리되지도 않은 채 사방에 널브러져 고고학자들의 발굴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문자는 사라졌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글을 몰랐다. 사람들은 모두가 문맹이 되어 역사는 처절한 암흑기에 빠졌다.

이 시기를 세계사에서는 암흑시대라고 일컫는다.


그리스 문명에선 구전 문화의 전통이 생겨나, 모든 것을 구전에 의존하게 되었다. 수 백년 후 등장할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은 그 구전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기원전 1200년에서 1150년 사이, 이 모든 사건을 초래한 단 하나의 원인은 바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민족들의 대대적 공격’


"바다의 약탈자들이 관측되었다! 보초병들을 급파하고 해안 요새들의 방어를 강화하라!"

"각 신전들에 전령을 파견해 청동 성물들을 가져와라! 창을 만들 청동이 부족하다!"


-필로스 유적지에서 발굴된 어느 미케네 문자판에는 멸망당한 시점에 쓰여진 기록


신전에서 청동을 징발해야 할 정도는 얼마나 급박한 상황일까.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부질없이 필로스는 불타 사라졌다.






카르나크에서 발굴된, 기원전 1200년 기록된 점토판은 이집트 제국이 히타이트 제국에게 대량의 곡물을 수송했다고 적혀 있다.


“케타 지방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가리트에서 발견된 점토판들은 또 다른 기록들을 보여주는데, 그 기록들에 담긴 공포와 상황의 위급함은 읽는 이를 섬뜩하게 한다.


그 기록은 또 다른 도시인 알라시아의 왕이 보낸 구원요청에 대한 답장이었다.


"도와줄 수 없소. 적의 함선들이 몰려와 내 마을들을 불태웠소. 내 모든 병력과 전차들은 하티(히타이트 제국의 중심 지방)를 돕기 위해 파견되어있고, 내 모든 전함들은 루카 지방을 지키기 위해 나가있소. "


"내 나라는 지금 버려진 상태요! 어제 여기 온 일곱 척의 적함들이 이곳에 많은 피해를 끼쳤소."



히타이트에 조공을 바치던 우가리트가 오히려 히타이트를 돕기 위해 구원병을 파병해야 될 정도로 히타이트 제국이 동시기에 위급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편지는 알라시아에 보내지지 못했다. 우가리트에 이어 알라시아 또한 얼마 후 멸망당했다.







우가리트에서 발굴된 또 다른 기록은 카르케미쉬에서 보내온 편지였다. 편지는 우가리트가 요청한 구원요청을 카르케미쉬의 총독이 거절하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적의 배들이 해안에 출몰했단 말이오? 에, 그러니까, 힘내시오. 최선을 다해 버티시오! 그대 왕국의 군대와 전차들은 다 어디 갔단 말이오? 근처에 주둔하고 있지 않단 말이오? 그대의 마을들을 방책으로 둘러싸고 방어하시오. 모든 병력을 송환하여 용기를 가지고 적을 막아내시오!”



이집트는 람세스 3세의 시대에 정체불명의 “바다사람"들의 존재를 언급하고 있다. 메디네트 하부 신전의 벽에 이런 글귀가 있다.


"바다에서 온 자들이 음모를 꾸몄다. 그들의 공격에 모든 땅과 사람들이 모래처럼 흩어졌다."

"그들의 공격에 견딜 수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히타이트, 아르자와, 알라시아, 카르케미쉬 모두 멸망당했다."

"아무루 지방의 사람들은 모조리 몰살당해 마치 처음부터 존재한 적 없는 것 같은 땅이 되었다."

"그들은 이집트를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그들을 위해 불꽃을 준비해두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