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І будуть люди, 국내 방영명 '러브 앤 피플')라는 드라마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우크라이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총 12부작임.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의 생활양식이 자세히 묘사됨.
근데 내용이 너무 암울함.
처음에는 우크라이나 중부의 어느 평범한 농부집안에서 있었던 치정문제로 인한 사건을 중심으로 다룸. 뭐 어느 중년남자하고 재혼한 젊은 신부가 잘 생긴 동네머슴하고 바람났다 그런 이야기임. 이것 때문에 칼부림이나고, 머슴은 시베리아로 끌려 감.
그래도 농사가 워낙 잘 되는 땅이다보니 먹을게 풍족하고 사람들이 항상 즐겁고 동네분위기가 밝음.
근데 1차대전이 일어나고, 적백내전이 일어나면서 동네에 볼셰비키들이 들어 옴.
처음에는 뭐 짜르하고 비슷하겠지 생각하던 주민들한테 빨갱이들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함. 처음에는 종교를 금지해서 사제들이 죄다 쫒겨남.
주민들은 이걸 따르네 마네 하면서 갈등하는데, 반골기질로 유명했던 어느 노인이 '모스깔리 좆까라 그래' 하면서 적군 병사 몇명 죽인 다음 사람 모아서 게릴라전 벌임. 근데 결국 다 토벌 당함. 그걸 본 자식들이 또 총 들고 보복으로 동네에 주둔중이던 NKVD 간부 쏴버리고 아주 지랄남.
반발이 점차 줄어드니까 볼셰비키들은 이젠 각자 가지고 있던 땅을 다 내놓은 다음 집단농장에서 일하라고 강요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달리 농노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자작농의 비율이 매우 높았음. 당연히 사람들이 땅 안 내놓으라고 함. 그러니까 죄다 쿨라크(부농)로 몰아서 시베리아 보내버림.
중반까지 웃고 울고 떠들던 등장인물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죽거나,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잡혀가거나 하면서 점점 줄어듬.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사람도 그냥 훅 가버림.
그리고 대망의 1931년, 땅까지 다 뺏어간 마당에 흉년이 들었는데 소련정부가 이제는 각 마을마다 곡물 할당량을 채워야 해서 그냥 다 뺏어 감. 사람들 먹을 거 없음.
그 유명한 홀로도모르가 온 거임. 심지어 당에 충성하는 이장새끼조차 이게 맞는건가 싶어함. 밀이삭이랑 나무열매 줍다가 끌려가는 사람들도 나옴.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은 미리 도시로 떠나서 배급 받아먹는 노동자가 된 케이스임.
마지막 화에서는 소설 '둠스데이북' 마냥 마을사람들 거의 다 죽거나 사라짐. 그 정겨운 시골마을이 아무것도 남지 않고 황량한 폐허처럼 변함.
화면색도 초반의 오색찬란한 컬러가 아니라 점차 회색의 무미건조한 색감으로 바뀜.
게다가 결말이 상당히 초라하고 쓰레기 같은 연출로 끝나는데, 알고 보니까 제작비 문제 때문에 조졌다고 함. 참고로 이 드라마 전체 제작비가 우리 돈으로 약 22억원이었음.
내용을 극단적으로 축약하자면, 막장 로맨스물로 시작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로 끝남. 우리나라로 치면 토지랑 비슷한 스토리인데, 토지는 적어도 해방엔딩으로 끝나지만 이건 진짜 꿈도 희망도 없음.
신기했던 게, 무언가를 먹는 장면이 되게 많이 등장함. 밥 먹는 장면, 간식 먹는 장면, 술 마시는 장면..
왓챠랑 웨이브에 '러브 앤 피플'로 등록되어 있으니까 궁금하면 한번 보는걸 추천함.
원작자 아나톨리 디마로프(Анатолій Дімаров)는 이 소설을 1960년대 출판하려 했다가 '홀로도모르 같은 건 없었다'라는 이유로 소련정부한테 출판빠꾸 먹음. 그 뒤로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1부만 출판하고 나머지는 짤리고 하다가 소련이 망하고 한참이 지난 2004년에서야 완전판이 출판되었음.
재밌는 점은, 작가는 독소전쟁 시절 나치독일에게 점령 당한 우크라이나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역사소설인 '고통과 분노'를 썼음. 이 작품에는 위의 작품에서 살아남은 등장인물들이 다시 등장함. '고통과 분노'는 위대한 조국전쟁을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는 이유로 소련문단의 극찬을 받았음. 하지만 작가는 스스로 이 점을 되게 부끄러워 함.
참고로 작가는 2012년에 야누코비치 정권으로부터 문화훈장을 수여대상자로 추서됐는데, '국가를 나락으로 몰아넣는 악인에게 훈장을 받고 싶지는 않다'고 하면서 거부했음. 그래도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이 성공하는 것은 보고 사망했음.
어째 제작과정도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따라갔노
근데 토지도 후반가면 제작비랑 쪽대본 촬영 때문에 날려먹은 스토리가 많음.
어머니 아나키즘은 그 아이들을 사랑하신다네 - dc App
그리고 30년 후반에서 40년 초까지의 지옥도를 보고싶다면 '볼린' 보셈
추서는 사망 후 서훈하는 거.
쏘비에트 루스끼 놈들에게 우크라이나는 그냥 식민지요, 코자크는 노예였을 뿐이었다... 이러니 CNT나오기 전에 여기서 아나키스트 군대가 나왔지, 안그러고 베기겠나 !
홀로도모르는 없었다 씹ㅋㅋㅋ
식민지도 아니고 ㅋㅋㅋ 농작물수탈 땅 수탈 ㅋㅋ - dc App
빨갱이들은 발 디디는 곳마다 원한을 남겼지만 우크라이나는 그중에서도 참 ㄷㄷ
빨간새키들이 바라는 지상락원은 도대체 어디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