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항공대-공군 역사를 통틀어서 두 집단의 이단아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김. 1920-30년대의 폭격기 마피아와 1960-70년대의 폭격기 마피아임.

1. 폭격기 마피아

이들은 선구자 빌리 미첼 준장의 직계들로 줄리오 두헤 같은 초기 공군력 이론가들의 사상을 수용하고 대형 폭격기를 이용한 전략 폭격 이론을 발전시킴. 이들은 유럽권의 선각자들과는 좀 다른 이론을 전개했는데 유럽권에서는 클라우제비츠 전쟁론과 총력전론을 수용하면서 인적 자원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강조했지만 미국의 폭격기 마피아는 인적 자원에 대한 직접 타격은 지양하고 산업 시설에 대한 강력한 타격을 강조했음.

이를 풀어 보면 유럽권에선 적국 시민들을 폭격으로 살상함으로써 모랄빵을 기도한다면 폭격기 마피아는 물적 토대의 파괴를 통한 경제 붕괴로 모랄빵을 기도한다는 점이 차이점임.

이들은 유럽권과 마찬가지로 많은 견제를 받았는데 육군 내에선 빌리 미첼의 불명예 전역과 연루되어 유탄을 맞았고 그 후에는 해군과 한번 크게 마찰을 빚어서 육항대 산하 폭격항공대가 해군한테 밟힐 뻔한 일이 있었음.

1938년 B-17 편대가 공해상에서 이탈리아의 여객선인 SS 렉스 호를 표적으로 삼아서 공대함 공격을 가정한 비행을 시연한 일이 있었음. (실제 폭격을 하거나 하지는 않고 저공으로 여객선 상공을 통과하며 사진을 찍음. 참고로 커티스 르메이가 항법사로 참가함.)

이 사건으로 미 해군이 이것들이 미쳤구나 뚝배기 깨지고 싶나?를 시전함. 그 전에도 빌리 미첼이 구 독일제국 해군 전함 가지고 복엽 폭격기로 격침하는 쇼를 보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쇼라고 치부해도 이번에는 내습하는 적 해군 함대를 공격하는 주공이 누구인가를 두고 육항대에서 선을 넘은 것이 되어서 해군쪽에서 딥빡했던 거임. 결국에는 미 해군이 해상으로 내습하는 적을 전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남.

2. 전투기 마피아

이들도 한 똘기로 역사를 장식하게 되는데 이들은 선배들이 쌓아 놓은 성과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모든 걸 바꿔 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음.

이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 일단 전투기가 짱이고
- 전투기는 무조건 작고 가벼워야 한다. 레이더니 그런 거 다 의미없다.
- 가시거리 외(Beyond Visual Range : BVR) 전투 그거 뻘짓이다. 그만하자.
- 장거리 침투 해서 뭐 할 건데? 그냥 기동전 수행할 육군 도와서 CAS나 하자.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면 그럴만한 나름의 사정이 있었음. 이 때면 한창 센추리 시리즈 개발될 때인데 고성능 레이더를 단다, 장거리 항속을 한다, 핵폭격 능력 갖춘다 하면서 명색이 전투기인데 자동차에 비유하면 제로백 3초대의 직빨만 좋은 덤프트럭을 만들고 있었음.

이렇게 된 데에는 아직 제트엔진 기술이 원숙하지 못해서 제대로 성능 발휘를 하려고 엔진을 쌍발로 달고, 진공관 시대다 보니 전장 성능 올리려고 진공관 많이 달면서 성능은 올라가도 무게가 엄청 커지게 되고 무게도 무거워지고 신뢰성은 답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임.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게 된 계기는 베트남 전쟁과 스태그플레이션이었음. 베트남 전에서 월맹 공군의 경쾌한 전투기들에게 고전하면서 전투기들인만큼 어쨌든 기동성을 놓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음. 다만 그렇다고 해서 크고 아름다운 걸 좋아하는 미국이 어디 간 건 아니라서 팬텀 이후 개발하는 주력 전투기들을 보면 크고 아름다운 레이더를 달고 쌍발 엔진 달면서도 순간 선회, 지속 선회 등 격투전에 도움이 될 성능에 대한 고려를 하며 개발되었음.

그리고 스태그플레이션은 그들의 소망을 실현시키는 기회를 제공함. 당초 팬텀을 대체할 전투기 사업은 F-X 개발 사업(후에 F-15가 될)을 할 때 가변익에 쌍발 엔진에 크고 아름다운 엔진 달 예정이었음. 아무리 미국이라도 이것만 가지고 공군과 주방위군 공군 전투기를 모두 대체하려니 등골이 아작날 게 뻔했음.

그래서 이 때 소위 하이-로우 이야기 나오면서 F-X 전투기를 보조할 전투기로 LWF(Light Weight Fighter) 사업을 하게 되어서 최종적으로는 F-16을 개발하게 됨.

하지만 전투기 마피아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의 사상을 총합해 만든 F-16은 고성능 ASEA 레이더를 달고 장거리 항속을 위한 어깨뽕 컨포멀 탱크를 달고 하면서 돼지가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