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이미 독일의 손안에 있다. 더 이상의 저항은 쓸모없다. 그러니 항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뭔 망할 놈의 개소리람."
독일 편에서 온 삐라를 주워 든 안드레이는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작은 강 건너편엔 수많은 독일군이 있었다. 몇 명인진 잘 모르겠지만 머릿수가 그가 속한 나레프 강의 폴란드군의 수십 배는 되어보였다.
'이런 망할, 잘못하면 저놈들 말이 사실이 될 수도 있겠군.'
"형, 그게 뭐야?" 그의 사촌 동생이 말했다.
"마치에이, 보지 마. 아주 불쾌한 내용이 쓰여있으니까."
"뭔데 그게?"
"독일군 삐라."
마치에이는 그의 손에 들린 그 종이를 보았다.
"이런 빌어먹을 것은 강에나 던져 버려. 물고기들이 먹게 말이야. 난 죽기 전엔, 아니 죽어서도 이 땅을 포기할 생각은 없으니까."
"맞아, 지나가도 내 시신을 밟고 지나가라지. 내 가족이 사는 이곳을 살아서 저들에게 넘겨주진 않을 거니까."

그들은 라기니스 대위가 있는 GG-126 벙커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 바로 옆 벙커 쪽에 있었다. 대위님도 같은 생각이시겠지, 그들은 생각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독일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들 쪽으로 포탄과 총알이 날아왔다. 안드레이와 마치에이와 다른 사람들도 Kb wz. 98a를 쏘았다.
"독일 놈들이 건너오지 못하게 다리를 파괴하라!"
지휘부의 명령이였다.
그들은 정신없이 다리에 폭탄을 쏟아부어 다리를 끊었다. 안드레이가 정신없이 수류탄을 던지고 있을 때, 앞에 어떤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가슴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저기요!.....잠깐만....."
철모 밖으로 조금 삐져나온 헤이즐넛 색의 머리카락과 이제 더 이상 깜빡이지 않는 크게 뜬 연갈색 홍체를 가진 눈. 그의 얼굴엔 진흙이 잔뜩 묻어 피와 함께 굳어 있었지만 안드레이는 한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치에이! 망할 독일 놈들...."
수류탄을 쥔 그의 손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다 죽어 버려, 미친 개새끼들아!"
그는 더욱 미친 듯이 수류탄을 던졌다.
얼마 되지 않아 다리는 무너져 내렸다.
계속해서 총폭탄이 오고갔고 수많은 그의 동료들이 죽어나갔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열심히, 미친 듯이 싸웠다. 하지만 독일군을 상대하긴 역부족이였다. 그들은 결국 벙커 안으로 후퇴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