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물리학 교양서라면 거의 항상 나오는 EPR역설이라는 게 있음


양자역학의 전제인 불확정성원리를 반박하기 위해 아인슈타인, 로젠, 포돌스키가 제안한 역설인데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두 입자를 관측하지 않은 상태에서 떨어트려 놓은 다음에, 어느 한 쪽을 관측하면 다른 한 쪽을 자동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보가 순간적으로 전달된다는 소리임

이걸 대중적으로 친숙한 슈뢰딩거 역설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해보자면

일단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두 입자를 각각 스핀 검출기가 달린 고양이 상자에 넣어놨다고 쳐보자

이 두 입자는 한 쪽 스핀이 업이면 나머지 한 쪽은 무조건 다운이고, 어느쪽이 업스핀일지 확률은 1/2인데 아직 스핀이 뭔지는 관측되지 않았음

근데 스핀이 업이면 상자 내부의 스핀검출기에 연결된 장치가 독극물을 뿌려서 고양이가 죽고 스핀이 다운이면 안 뿌려서 살음

그럼 슈뢰딩거 역설마냥 두 고양이는 관측되기 전까지 뒈진 상태랑 산 상태가 1/2씩 중첩돼있겠지?

그 상태에서 상자를 1광년 거리로 떨어트려놓은 다음, 고양이를 관측해버리면

내부의 입자와 고양이의 파동함수가 붕괴하면서 스핀이 업 또는 다운으로, 혹은 생존여부가 뒈진 혹은 산 상태로 고정될 거 아녀?

만약 그 고양이가 죽었다고 쳐보자. 그럼 그 관측자는 1광년 떨어진 다른 고양이가 살았다는 정보를 즉각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임.

모든 정보전달은 광속을 초과할 수 없는데 씨발 이게 말이나 되냐 그냥 우리가 알 수 없는 변수가 있어서 고양이는 관측 전에 이미 뒈진 상태였던 것이다 양자역학은 사기극이다 하는 게 아인슈타인 주장이고 이걸 숨은 변수 이론이라고 부름.

하지만 아직까지 양자역학이 정설 취급받는 걸 보면 그 주장이 어떻게 됐는지는 대충 알겠지?

이 순간적 정보전달을 이용해 통신에 써먹겠다는 것이 짱개과기대 연구일 텐데, 이걸 정말 통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솔직히 회의적임.

왜냐면 전달되는 정보가 그냥 랜덤이잖아. 관측자가 스핀을 임의로 정할 수 없으니 그냥 말 그대로 돌려돌려돌림판 결과만 초광속으로 알 수 있다는 건데 유의미한 정보전달이 불가능하지 않나?

그래서 내가 알기로는 이걸 그나마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분야가 암호화 쪽이고 중국과기대도 그쪽으로 연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걸 진짜 초광속 통신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될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