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작전하다보면 2-3m짜리 너울성 파도는 꽤 자주 경험할 수 있는데 동해처럼 정신나간 수준의 파도는 드뭄.

그런데 그날은 서해에서 드물게 5m짜리 파도가 보고되고 있는 날이었음.


이 정도 되면 솔직히 버틸 수 있는 배가 거의 없기 때문에 NLL 북쪽에서 닻 내리고 낚시하던 북한 고속정들, 우리 어선들,

우리 해경 경비함, 해군 함정들 모두 다 짐 싸들고 집에 가기 마련임.


...내가 타고 있던 5000톤짜리 양철통만 빼고 말이지.


그 쯤 되면 함교는 거의 24시간 롤러코스터 무료제공 상태가 되고, 주갑판 레벨에서도 고정해 놓지 않은 물품들이 모두

집 나가려고 시도함.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서라도 버텨야 함.(그런데 그게 나였음. 살려줘.)


그렇게 북한 애들도 우리 친구들도 모두 집에 간 황천의 서해 바다에서 혼자서 ㅅㅂ거리고 있던 우리 배에 2함대 사령부

에서 명령이 내려옴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에게 가서 퇴거시키라고.


여기서 함장 휘하 CCC에 있던 모두는 같은 의문을 떠올리게 됨.


첫째, 이 바다에서 중국 어선은 대체 어떻게 조업하고 있는가.

둘째, 대체 해군 구축함으로 중국 어선을 어떻게 퇴거시키란 말인가.


그런데 실제로 중국 어선들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X친 자식들이었고, 해경이 다 집에 들어간 틈을 타서 신나게 불법

조업 중이었음. 결국 우리 배는 파도를 어찌어찌 해치고 전진해서 파티 타임 중이던 중국 어선들 옆으로 접근한 다음

배틀쉽에 나오는 외계인 배마냥 옆에서 기적을 빵빵 틀어대서 어떻게든 쫓아내긴 했음.


그 경험으로 중국 어선들이 얼마나 정신나간 놈들인지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사이좋게

함 승조원 전원이 혐중파가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됨. 그건 다음에 시간 나면 썰 풀어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