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노트가 가혹했니 석유 금수니 그런 얘기도 있지만, 해군성 및 군령부, 다시말해 해군의 입장만 놓고 보자면 결국에는 피아간 병력량의 차이가 가장 컸습니다
해군 당국 또한 시시각각 발표되는 미국측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해군 군비 계획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었고, 더 이상 개전이 미뤄지면 일본측이 항상 상정해오던 대미 전력 6할을 보장하지 못한채 더욱 승산이 없는 싸움에 빠져든다는 일종의 공포감에 사로 잡혀있었습니다
미일간의 건함 경쟁을 막고 있던 런던/워싱턴 체제를 항상 불만으로 생각하고 있던 군령부였지만, 막상 그 방지턱이 사라지면서 미국이 저 멀리 달려 나가는걸 보고 있자니 똥줄이 타고, 그나마 손이 닿는 지금이라도 미국 발목을 잡아보자는 생각이었겠지만...
결과는 다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참으로 참피스러운 발상이 아닐수가 없다
정치/경제적으론 익히 알려진 바대로였고 군사적으로는 이랬구만..
사실 미국과의 전쟁을 피할수 없다는 상황 그 자체라면, 진짜로 미국 덩치가 답안나오게 커지기 전에 선빵놔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생각과 그 결론에 의해 나온 점감요격 개념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는 생각함. 사실 점감요격 말고 일본해군이 달리 미해군을 상대로 할만한 선택지가 있었긴 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전쟁을 안 한다는 선택지는 없는가
ㄴ그러려면 중일전쟁 그만둬야 하는데 당시 일본 군부(=실질적 정부)에 그런 선택지는 아예 없었던걸로
전쟁 안한다는 선택지를 고르면 들고있던 권력 놔야되는데 그게 될까
워스파이트/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문제는 20년대부터 그것만 파던 애들이 정작 본전에서는 제대로 연구도 안 해본 항공격멸전이니 대치전이니 했다는 거겠지요
사실 일본애들도 1943년부터 패색 짙어지던 시기 이전까지는 나름대로 꽤 합리적인 구석이 많았는데, 엉뚱한 부분에서 구멍 뚫리고, 국력 자체에 한계가 있으니 뭘 해도 결과론적으로 보면 머저리같은 결과물이 탄생했다는게 참 아이러니함.
뭐, 일본이라서 그렇다 라는 말도 그럴수 있고, 그 주제에 감히 미국을 상대해서 그렇다 라는 말도 수긍할 수 있지만..
여튼 뭐 일본이 무슨 지랄똥을 싸대도 미국 이길 가망따위는 전혀 없었으니.
어쩌다보니까 주력인 전함전이 아니라 항공전이나 대치전도 하게된건 미국도 동일한 상황 아니던가. 영뽕들은 몰라도 미갈은 일단 한번 의심해보라고 했읍니다
후발국/근시안적 외교력이 얼마나 위험한 지 나라 하나 말아먹으면서 몸소 보여줬으니 그걸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발악아니겠나요
문젠 일본은 거기에 관한 연구도 부족했고 병력 요구량도 허겁지겁 수정해서 남방에서의 항공격멸전이 일본에게 불리해진 43년이 되서야 증산이네 마네 했다는거죠, 미국이야 불리한 전략 전술을 커버할 정도의 군비가 있었고
일단 내가 다른거 관련으로 잘 아는건 아니다마는, 상선 손실 관련으로 치지면 전쟁 발발하고 나서의 예상 손실치를 1차대전 당시 전훈을 참고로 했던거 자체를 예로 들어보자면 결과론적으로 놓고보면 정말정말 안일하고 앞뒤 안맞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함.
이쪽이야 호이 같은거 주구장창 하니까 결국 국력부족이 모든 것의 발목을 잡은거야 잘 알긴 하지만 당초 전시 경제 체제가 43년 부터 유의미한 생산량을 보여줘서 42년에 증산 결정 해봤자 별 차이 없으요. 애초에 신기종 개발과 라인 양산도 공밀레 빨로 시전하던 상황이었고.
당시 이 판단을 했을때에는 나름대로는 수긍했고, 미국 잠수함대가 한창 죽쑤던 시절까지는 나름대로 그 판단이 맞아떨어지긴 했는데 그거 때문인지 거기에 대해서 너무 고려를 안하고 있었다고 생각함.
참 웃기는게 미국의 전력증강을 극도로 걱정하는 작자들이 1943년 9월 이전, 미국 잠수함대가 죽쑤던 시절의 상선 손실치만을 보고 지레 안심해서 미국 잠수함대가 차근차근 자신들의 문제를 일신하고 전력을 키워올거라는 판단 자체를 너무너무 늦게 했다는게...
사실 1943년 9월 이전에도 몇번, 미국 잠수함에 의해서 안좋은 징후들이 몇 차례 일어나기도 했었는데 그걸 특이사례라고 생각했던건지 뭔지, 사실상 손놓고있었음.
중일전쟁 때부터 국민총동원체제 돌입해놓고 43년부터 전시 증산 체제가 돌아갔다는게 참 이상하다는 것은 차치하고, 애당초 대함 공격력에 스텟 몰빵한 해군 항공 전력을 제공권 다툼이 주인 항공대치격멸전에 넣을 생각했다는것 자체가 너무 안일했다는거죠
사실 징후가 심상찮다는건 1943년 9월경에 일본 해군 일선에서는 나름 판단을 하고 있었음. 그러니까 해상호위총사령부를 발족해서 이에 대응하려 했겠지. 근데 그거랑 동시에 절대방위권이 선포되어버렸으니 뭐 사실상 발족하자마자 딱히 할게 없었던 상황을 지들 스스로 만들었지. 뭐 그게 본인들이 의도한 바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바도 있지만.
하여튼 뭔가, 결정하는데에 있어서 판단 자체는 합리적이나 정작 통일성이 고려되지 아니하고, 일부는 일본이라는 국가 그 자체의 국력의 한계도 심하게 적용된 사안이니 이건 진짜 ㄹㅇ루다가 꿈도 희망도 없어.
일본애들이 2대전동안 해온 일이라는게 뭐 늘상 이런식이지 뭘 ㅋㅋㅋ
심각하게 생각해서 해방함 확충하고 호위총대 만든들, 암호 파훼되고 호위전력, 수송전력 죄다 모지란 상황인데 뭐가 달라지겠나요, 사실상 선단 싸움은 방어가 안되면 물량이라도 밀어붙여야 수송량이 늘어나는 구조인데
그점에서 생각해보면 또 골때려지는게, 통상을 위한 상선 물량 문제는 상선 규모를 확충해도 완전 엉뚱한 쪽으로 빠져버린다는것도 또 문제임. 1944년 들어서 일선 병력수송 임무도 갑자기 늘어나버렸다보니 육군이고 해군이고 뻑하면 상선단에서 상선들 징발해버리는 일도 많았으니...
여튼 1944년되면 전반적으로 일본의 상선 건조량도 전 대비 2배가량 증가하는 나름 똥파워는 보여줬는데 하필이면 그 생산량을 초과하는 상선 손실이 발생했던것도 1944년. 특히 1944년 10월은 상선 손실관련으로 문자그대로 피크였던 기간이었고 10월 24일에만 하루에 26척의 상선이 미국 잠수함의 한끼 식사로 전락하던 최악의 날이었음.
44년 절대국방권 설정을 통해 남양군도에 대한 대륙에서의 병력 전용이 늘었고, 그에 따라 상선 수요가 폭등했다는 사실이 분명 존재하죠. 문제라고 한다면, 개전 이후 일본의 상선 획득에 제1목표는 탱커였고, 정작 고속우수화객선 같이 병력수송의 핵심선형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점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 또한 한정된 조선능력을 국가전쟁수행에 필요한 전략물자 환송에 올인한 만큼, 정말 부적절한 판단이었나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거기에 한술 더떠서 유류 수송에 필요한 탱커의 건조수랑이 충분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안그래도 없는데 해군에서는 함대 급유함으로 쓴답시고 또 징발했(다가 박살났)고, 1만GRT 넘는 대형에 21노트 넘는 고속화객선 역시도 건조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꾸준히 손실만 있었으니까.
그나마 병력수송을 할때도 군 작전 개념으로 충분한 호위라도 붙였으면 몰라, 어중간하게 해방함/기뢰소해함/특설구잠정 위주의 호위함 편제에 그나마 붙는 호위항모란 것들이 훈련도 제대로 안되어 있는 병력들 동원해서 투입했다가 좆망하고, 어중간한 호위로 병력수송선 상실할때마다 증원병력들 수천명 수장당하는 꼬라지 생기고. 잔치났어 아주.
레이테 해전에서 개박살나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쭉 이어지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호위함들을 많이 배치하지 못한것도 근본적으로는 호위함 전력증원 부족과 그놈의 미해군 함대와의 결전을 상정하고 전력을 아끼는데에서 온 문제가 워낙 크니 여러모로 꿈도 희망도 없어.
태평양전의 텐노잔이라 불리던 44년 아호작전에서도 구축함 수가 절대적으로 불리해 전진 기지인 타위타위로 나간 뒤로는 상시 미잠의 위협에 시달려 제대로된 함대 기동조차 못 해보고 마리아나 결전에 들어갈 형편이었으니, 남양군도로 향하는 육군 전력을 호위할 전력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마리아나의 대패 이후는 말 할 것도 없겠네요
마리아나는 둘째치고, 역설적으로 보면 연합함대 패망인 레이테 해전 이후에는 또 엉뚱한 방면으로 상선단에 붙는 호위전력도 나름 튼실해지게 되는데, 문제는 그나마 미해군의 발목을 조금이라도 붙잡던 연합함대는 개박살나 사실상 아무런 족쇄도 없지, 할거 없어진 미해군 태스크포스가 이제는 필리핀-대만 일대로 직접 진출하면서 상선대를 상대하네?
44년 12월 이후로 미국 잠수함에 의한 상실이 줄었다고 해서 안심할거 전혀 없었고, 상선단 전멸이라는 과정은 잠수함으로는 힘든 상황인데 태스크포스가 달려드니까 상선단 전멸이라는 결과물까지도 등장했음. 여러모로 답 안나와. 이제서야 잠수함 상대할만한 대잠작전 개념이 세워질까 말까할 때에 이젠 호위함들이 태스크포스 함재기들까지 상대해야 할 판이었으니.
솔직히 이 꼬라지 났으면 나같으면 진작에 빤쓰런했음. 근데 똥고집인지, 근성인지 뭔지 최종적으로는 상선단 13만명중 10만명 죽어나가는 저 상황에 또 전쟁수행의지는 핵처맞기 전까지는 또 잘도 남아있었다.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