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실 여러가지 오해가 섞인 이야기인데, '일부러 맛 없게 만들었다'는 그 유명한 삶은 감자보다 조금 더 맛있었다는 미군 초콜렛의 이야기가 와전된거임
당시 D 레이션이라고 나왔던 저 초콜릿은 말이 초콜릿이지 귀리 등이 들어간 식사 대용품, 즉 사실상의 에너지바였고 용도는 사기 진작용 간식이 아니라 급할때 먹으라고 만든 비상식량이었음
당연히 용도가 다르니 저기서 맛을 제거하란 말은 뭐 아주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아니었음, 특전식량 같은 거 구성품 보면 비슷한 압착 곡물바 같은 게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ㅇㅇ
물론 저 초콜릿의 경우는 상당히 특수했고, 그 뒤로 사람들이 너무 불평하니까 맛을 개선한 버전도 나오긴 했음. 물론 비상/구급용 식량의 기준을 맞추느라 사제 초콜릿보다는 못했지만
근데 저런 '특수한' 용도의 식량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투식량의 경우에는, 그냥 그 맛이 걔네가 만들 수 있었던 최선이라고 보면 댐...
미군의 경우에도 MRE 맛 개선하려고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고, 국군도 요즘 신형 즉각취식형 그건 의외로 나쁘지 않게 나오잖음.
즉각취식형 구성을 보면 의외로 신경쓴 노력이 보이기도 함.
고기 같은 건 그냥 넣으면 식감이 맛대가리가 없어지니까 소세지로 넣든 미트로프로 넣든 해서 어떻게든 식감을 살리고 무난한 양념으로 절여줬고
밥도 그냥 쌩밥으로 준 게 아니라 볶음밥으로 해서, 데우고 난 다음에 조금만 뒤적여주면 비주얼 식감 다 괜찮게 나오고 담백해서 반찬이랑 먹기 좋고
김치는 다들 무난하게 먹는 볶음김치로 한 덕에 살짝 시큼하게 맛을 잡아주면서 그냥 생김치랑 달리 쉽게 변질되지도 않고
그냥 맛만 고려하면 되는 사제 제품이랑 달리 제한 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생각보다 더 괜찮은거라고 생각함
단지 국군꺼는 맛이 두 종류라고는 해도 사실상 한 가지 맛이라는 게 문제지만...
아무튼 저렇게 해서 천칼로리가 넘는 고열량 식단에 도톰하고 튼튼한 포장에 발열팩까지 해서 단가가 국방상용물자 쇼핑몰 기준 8천원쯤 나오던데 그정도면 나름 합리적이지 않나?
질문에선 오뚜기를 언급했는데 오뚜기 레토르트 제품들이라고 딱히 맛있지는 않음ㅋㅋ
그래서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일반적인 전투식량은 맛있으라고 만든 게 저거다'고, 두번째 질문은 사실 조금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는 문제임
프로틴바 같은 걸로 올인원 전식을 만들면 안되냐고 물었는데, 만들 수야 있겠지만 그걸로 천칼로리를 채우려면 한 끼도 못 먹고 물리는 수가 있음.
대충 쿠11팡에서 찾은 사진인데, 저거 큰 거 세개가 들어있는 한 박스가 700칼로리임. 저걸로 기존 전투식량 수준의 칼로리를 채우려면 5개를 먹어야됨(활동량이 많은 상황에선 평소랑 다르게 하루 3~4천 칼로리는 먹어줘야됨)
내가 가끔 밥 먹기 귀찮을 때 우유랑 해서 저걸 두개까지는 먹는데 세개 이상은 물려서 못 먹겠더라. 먹기 간편할 수야 있겠지만 전식 대신 저런 걸 지급해서 주는 건 사실상의 사료고 전쟁 나간 병사들이 저거 먹다가 눈 돌아가지는 않을지 걱정해야 될 수준임
그리고 무엇보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전장의 상황이 그렇게 긴박한 게 아님. 실제로 전쟁이 난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해선 따로 식사를 추진해서 먹이고, 아무리 급하더라도 전투식량 까서 먹을 정도의 여유는 있음.
에너지바 같은 특수한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은 진짜 극한까지 구를 걸 상정하는 특수부대 정도고 일반 병사의 경우엔 걍 급하면 한끼 굶었다가 나중에 까서 먹으면 되는 정도가 대부분임
게다가 식사 추진을 못 받고 참호나 진지에 틀어박혀서 ㅅㅂ ㅅㅂ 거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밥같은 밥이 필요한 법임. 아무리 맛대가리가 없어도 국군 기준으로 밥에 반찬 셋에 파운드케이크에 초코볼까지 주는데, 땅속에 틀어박힌 상태로 할짓도 없는 상황에선 저거라도 까먹어야지 안 그러면 뭐 하겠음?
비효율을 감수하고 부식을 여러 종류로 나눈 것(미군의 경우에는 메뉴도 여러개로 나눴고) 자체가 병사들의 모랄을 신경쓴 일임, 국군 전식에는 없지만 외국군 전식에는 흔히 들어있는 껌, 커피, 사탕 등등이 전식의 의의를 가장 잘 나타내는 거라고 봄 나는
뭣보다 그런 에너지바는 필요하면 사제 물품 가져다가 줄 수 있으니까 굳이 개발할 이유가 없는 것도 있겠고...
세줄요약:
일부러 맛없게 만든다는 건 옛날 d레이션 얘기가 와전된 것
전투식량은 레토르트 식품인 걸 감안하면 그래도 먹을만은 함
전쟁 나간 병사들한테는 전식이라도 챙겨줘야지 효율만 따져서 에너지바 같은 것만 먹이면 모랄빵난다
미군 MRE도 별도의 조리없이 먹을수 있는 행동식 형태의 전식 따로 있지 않나? - dc App
있겠지? 근데 그런 건 따로 뭐 특수한 종류 아닌가
답변 ㄱㅅ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