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브레즈네프 시대를 소련의 전성기라고 보는데 이건 소련의 통치가 성숙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간주하고 그 덕분에 공산주의가 전성기의 퍼포먼스를 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물론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오일쇼크 시대의 높은 석유 가격 덕분이었음. 원래 산유국이란게 국제유가가 높으면 어지간해서 하는 일들이 실패하기 어려움.
소련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나라를 어떻게 평가하던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한가지는 넓은 영토와 방대한 막대한 자원, 상당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중앙집권적이고 관료제화된 국가였다는 것임. 이는 효율성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역사적인 규모의 프로젝트들을 담대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함. 이렇게 거대한 시스템에 오일달러라는 연료가 무제한으로 투입되기 시작하니 연비가 좆망이더라도 성과물이 뭐가 나와도 나오는거임.
그런데 고르바초프 대에 들어오면 석유값이 좆망을 타고 있었음. 아프간 전쟁과 체르노빌을 소련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하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고 사태를 해결할 자원이 더 이상 소련에 남아있지 않았다는데 있음. 미국은 아프간에 이라크까지 전쟁을 동시에 두탕을 뛰었지만 그럼에도 지금 미국 경제에 돈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안 나옴. 미국의 국제적인 주도적 위치가 요즘 예전같지 않은게 미국이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중국, 러시아가 90년대 공산주의 붕괴 시기에 비하면 폼이 올라왔기 때문임. 더 내려갈 구석이 없는 저점에서 앞으로 더 나아갈 방향이 국력 상승 밖에 없었기 때문이지 미국이 약해진건 아니라는 말임.
이렇게 저유가로 인한 경제 빈혈의 문제는 옐친 시절에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결과는 우리가 기억하는 90년대의 병신 유사국가였음. 비효율적 병신 소련 시스템을 수리해야 되는데 정작 수리비를 벌어올 수단이 석유 밖에 없고 근데 석유는 팔아봤자 돈이 안 됨. 소련 시절 자산을 국외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제대로된 협상을 했다면 이걸로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가장 기초적인 경제 지식도 부족하고 봉급도 제대로 안 나와 생계마저 곤란한 전 소련 관료들은 서방 자본가들에게 향후 수백년간은 다시는 구경 못할 대형 호구로 인식이 되었던거고.
그래서 푸틴이 집권해서 뭐가 바뀌었는가 하면.... 가즈프롬이 벌어오는 돈이 늘었다는거? ㅋㅋㅋㅋ
푸틴과 비슷한 시기에 집권해 비슷하게 인기를 끌었던 지도자가 있는데 우고 차베스라는 놈임.
이 나라도 한창 잘 나갈 때는 어두운 면이 잘 안 보였었음. 유전은 유지보수가 안 되어서 점차 망가져 가고 있었지만 유전 국유화로 세수 확보를 한 것만 주목받았고 극빈층의 중산층 진입을 위한 민간 경제 영역 일자리 증대 같은 국가 경제 발전 정책이 부재했음에도 그저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를 늘릴 뿐인 복지정책이 찬사를 받았었음.
러시아는 산업기술력이 있으니 베네주엘라보다는 인프라 관리 상황이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러시아에는 막대한 사람들이 수급자이고 이런 오일 머니에서 나오는 복지 비용을 통해 푸틴이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은 차베스와 다를 것이 없음. 출처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군갤에 번역기사 올리려고 보던 외신 기사에서 봤던 러시아의 수급자 비율을 보고 이게 좀 정상은 아니라고 봤던 기억이남.
크림 사태 전후해서 밀덕이나 우주 덕후들이나 공통적으로 느끼기 시작한게 있는데 러시아의 신형 장비의 연구개발이나 생산이 한도 끝도 없이 밀리며 지지부진해지기 시작했다는거임. 이 문제도 결국 저 그래프가 모든 설명을 해줌. 부패 문제가 심각한 것도 원인이겠지만 우주에 ISS 건설하고 T-90, SU-35 배치하던 시절에는 러시아에 비리가 없었나? 근데 그 때보다 상황이 비교도 안 될만큼 심각해진데는 추가적인 원인이 있다는 말 밖에 안 됨.
그런 의미에서 나토에서 러시아의 석유 산업을 금융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고 있는건 매우 효과적이고 치명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함. 석유 가격상한제에 가입한 국가들에게는 러시아가 공식적으로는 석유를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정작 중국과 인도가 가격제한제가 적용된 가격으로 러시아 석유를 구입하고 있음. 즉 러시아 경제는 인위적으로 형성된 저유가 상태에 처하게 되었다는 의미임. 서방은 러시아 석유가 세계 경제에서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원하지 않음.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세계 시장의 석유 공급량의 총량은 유지가 되어야 된다는 딜레마가 있음. 러시아 석유가 완전히 차단되어 버리면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여력도 같이사라져버리는 것을 넘어 서방 경제가 망해버림. 상대방 좆되게 만드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지만 그래도 내가 좆되는 것보다 우선수위일 수는 없으니까.
결국 현재의 러시아 석유 공급가는 50달러대로 추정되는데 최근의 달러 인플레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예전 40달러대 가격인거임. 이 가격대의 석유로 러시아 경제가 굴러갈 수 있는가 하면 당연히 답이 안 나오지. 나비올리나가 뒷목을 잡는게 괜한 일이 아님. 이거 아무리 주판알을 튕겨봐도 막다른 골목임. 저유가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가 차베스 사후의 베네수엘라처럼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브레즈네프 사후의 소련처럼 점점 비틀거리다가 손쓸 수 없는 상황으로 갈거임. 특히 지금처럼 막대한 전비를 매일 태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파국이 가속화 될 수 밖에 없음.
그 증거로 우리는 러시아가 자신들의 경제가 건재하다는 프로파간다를 점차 듣기 어려워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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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때는 이미 만시지탄
애초에 고르바초프는 본인 잘못도 있지만 브레즈네프 잘못까지 뒤집어쓴 것도 꽤나 많다고 봄. 그 훈장덕후가 고유가만 믿고 일을 제대로 안해서 감시가 덜한 자치공화국들의 민족주의가 커졌고, 아프간 전쟁은 너무 오랜 수렁이었음.
자치공화국들의 소수민족주의 진흥은 스탈린부터 계속하던거임. 소련보고 affirmitive action empire라고 부르는 역사학자도 있더라
+ 가스값까지 지금 천가 2달러 바닥까지 뚫어버릴기세 ㅋㅋㅋ 기사 찾아보면 유럽 천가는 하다하다 2년만에 최저경신이라함
브레즈네프는 북괴 70년대지
석유값 10달려되면 북진 해야겠네 - dc App
언제부턴가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취급을 당하게 됐네 불쌍하진 않은데
'눈 내리는 나이지리아'
실제로 최근 루블화 천천히 홍콩 가고있음
아 나도 가끔 살펴보는데 이제 전쟁 직전 수준까지 흘러내려버렸더라고. 루블화도 금년 내로 다시 한번 빨간불이 들어올 듯.
경제적 분석추
요즘 기름값 싸더라 가솔린 쟁여두고싶을정도
군사 갤러리에 잘 어울리는 명민하고 훌륭한 분석글이다. 가장 강력한 군사력은 가장 강력한 경제력에서 나온다.
미국 이라크 아프간 전비지출 징징은 잇엇는데?
고유가 시절 일벌였다가 유가 떨어지니깐 감당안되서 망한거지...남아공 아파르트헤이르, 중남미 경제불황 다 이런 식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