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열차는 병사, 차대에 묶인 야포, 그 야포들을 둘러싼 더 많은 병 들로 미어터질 듯했다. 특히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이, 노랗게 물든 저녁 노을 속을 기차가 지나갈 때의 장관이었다. 창문들을 가득 메운 미소, 거무스름한 얼굴, 비스듬히 기운 포신, 나부끼는 진홍색 스카프들, 이 모든 것 들이 청록색의 바다를 배경으로 미끄러지듯 우리 앞을 서서히 지나쳐 갔다.
서있어도 될 만큼 상태가 괜찮은 부상병들이 객차를 넘어와 지나가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성원을 보냈다. 차창 밖으로 목발을 흔드는 병사도 있 고, 붕대 감긴 팔로 주먹 쥔 손을 쳐들며 공산당식 경례를 하는 병사도 있었다.
트럭 한대분의 신병들이 선로를 자랑스레 미끄러져 나아가고, 불구가 된 병사들은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왔다.
늘 그렇듯 차대 위 대포들은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들며, 전쟁은 결국 영예로운 것이라는 결코 헤어날 길 없는 치명적 감정을 되살아나게 하는, 전쟁의 우화와도 같은 전경이었다."
덤으로 조지오웰이 생각한 파쇼vs빨갱이 전망은 이랬음
"어느 쪽을 택하든 전망이 어둡기는 매한가지 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화국 정부를 위해 싸우는 것이, 그보다 더 노골적이고 발전된 파시즘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 니다. 전후에 공화국 정부가 어떤 실책을 범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프랑코 정부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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