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군대 이야기임


어느날 대대장이

대대 장병에게 수영을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전투수영장을 만들고

전투수영장옆에 대대 휴양소를 건설하라고 지시함.


그거 때문에 대대 장병의 일부는 1년가까이 계속 건설 노가다 함.



1. 전투수영장 건설

가뜩이나 가난한 대대라서

사단에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하루 빌려온 포크레인으로 대충 구덩이 파고

나머지 부분은 대대에서 차출되온 병력들이 뛰어들어서 삽질 x나게 해서 모양을 만듬.


근처 개울과 천 바닥을 싹 훑어서 호박돌을 잔뜩 줏어오고

사단에서 구걸해온 시멘트를 대대 병력들이 섞어서 수영장 외벽을 만들어버림

나름 멋지게 겉에 파란색 유성페인트도 칠했음.

결과적으로 엄청 크고 멋진 야외 수영장 완성됨.



2. 대대휴양소 건설

수영장보다 훨씬 더 빡쎘던게 대대휴양소 건설이었는데

근처 산에서 아름드리 통나무를 벌목해와서

대대 두돈반으로 실어온 후 겉을 다듬고


그걸로 대대휴양소 벽체를 만듬.


문제는 이 과정중에 대부분의 노가다를 전문 인부를 쓰지 않고

대대에서 차출된 병력으로 떼웠는데


건물 기초 잡을때랑 통나무 벽체 세울때

삼청교육대에서 목봉체조하던 기분을 잘 느낄 수 있었음.


결국 대대휴양소 짓다가 병사들이 너무 힘들어서

부서장들에게 하소연하고

부서장들도 자기 부서 업무에 차질이 심하니까

부서 업무 핑계대고 점점 휴양소 건설 인원 차출에 비협조적으로 나왔었는데


어느날 대대장이 공사 진행상황 보고받고 작전과장의 쪼인트를 깐건지 어쩐건지

갑자기 대대지휘소로 끌려간 중대장이 중대로 뛰어내려와서

중대 '전병력' 완전군장차림으로 연병장 집합을 걸어버림.


이때 눈치가 없었는지 기싸움 한건지

일부 부서 병사들이 부서업무때문에 중대로 복귀가 좀 늦었는데


단독군장차림으로 개 빡쳐있던 중대장이 연병장으로 천천히 올라오던 그 부서 병사들을 보자마자 바로 날라차기로 날려버림 ㄷㄷㄷ

태권도 단증 딴게 군대가라로 딴게 아니었던지 폼은 완벽했음 ㄷㄷㄷ


암튼 그 사건 이후로 모든 부서가 나름 노가다 인원 차출에 협조적이었고

100일휴가 다녀온 이등병부터 상꺽까지 박박 긁어모아서 노가다에 투입한 결과

대대휴양소 자체는 멋지게 지어졌음.

행보관이 어디서 노래방기기까지 구해와서 아주 멋진 휴양소가 지어졌는데


대대장이 완공식하면서 인자한 말투로


'앞으로 일주일에 1번 주말 저녁에 1박2일로 각 분대별로 돌아가면서 휴양소에서 휴양하라'고 선언함.


그동안의 노가다로 피골이 상접했던 대대 병사들은


'아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구나!' 하면서 잠시 감동했는데



대대휴양소는 딱 6개월 운용하고 병사 사용금지 떨어짐.


알고보니 boq beq랑 너무 가까워서 노래방소리때문에 잠을 못잔다는 이유로

병사들 사용금지되고


대신 대대 간부들 휴양소 겸, 대대 간부 가족들 위로 휴양소로 변경됨.


전형적인 군대엔딩









뭐 흔한 20년전 군대 이야기임.


내가 군 간부들을 결정적으로 불신하게 된 계기이기도 함.



p.s 글쓴이 본인도 대대휴양소 건설 노가다하다가 휴가나왔는데 허리가 너무 줄어서 입대전 잘만 입었던 바지중에

맞는 바지가 하나도 없었고 그 꼴을 본 어머니가 펑펑 우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