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던 부대가 규모가 커지면서


거기 대빵 TO 바뀌고(대위->중령) 내 자리 TO도 바뀌고(하,중사 -> 중위) 나는 상급부대로 복귀했거든?


내 자리로 온 그 중위하고는 몇번 얼굴도 본적 있었어, 원래 상급부대에 있던 양반이었으니까..


왔다갔다 하면서 "아 저 있는 부대로 오시는거죠? ㅋㅋㅋ잘해봐요ㅋㅋㅋㅋ"하고 농담과 인사도 건냈었지.


그런데 몇 달 뒤 그 양반이 뜬금없이 죽었다는 거야.


인트라넷 경조사에 올라와서야 알았지. 근본있는 군인집안인지 선산의 가족묘에 묻을 모양이더라고.


왜죽었는지는 뭐 안적혀있지.


나중에 수소문해서 슬쩍 들려온거로는 거기 새로온 대빵 중령이 졸라 잔인한 양반이었고, 그 양반의 괴롭힘을 못이기고 자살했다더라


그런데 그랬으면 그 대빵은 조사를 받아야지, 조사도 안받아.


그냥 죽고 시체 발견된 날에 '아 죽었구나' 하고 바로 발인 찍고 장례 3일 하고 바로 묻는 뭔가 쉬쉬하면서 감추고 묻어가려는 모양세라서 나는 괭장히 뭔가 미심쩍음을 느꼈어.


마침 내가 원래 있던 군부대 출입증을 반납 안하고 가지고 있었는데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 대충 차로 편도 90분 거리라서 주말에 슬쩍 들러서

원래 알던 병사들 보고 싶어 왔다고 둘러대고 PX 데려가서 먹을거 사주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다녔어.


소문은 진짜 였어, 병사들 앞에서 서류 던지고 욕하는건 기본이고, 밤새도록 일시키고 욕하고 그냥 군대에서 간부가 하급간부한테 괴롭힐수 있는 수단은 전부 사용한 모양이었음..... 나는 뭐 이걸 어디 알릴수도 없고 그냥 "그렇구나....."하고 말았지.



며칠 안지나서 본부 주임원사 불려가서 반납안하고 가지고있던 출입증 뺏기고 욕먹고, 대대장실 불려가서 샤우팅 먹고 군인정신과 보안에 대한 훈육을 들어야 했지.


다음날이었나 휴가다녀온 대대 주임원사하고도 몇담을 했는데, 이양반은 부드러운 태도로 나한테 커피 한잔 건내주고 그냥 안쓰러워하는 태도를 보였던걸로 기억해.


그때 물어봤지 "그 양반 어떻게 죽..."


말 막더니 그런거 말하고 다니지도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래, 그냥 잘 해결된거라고...



이후로 나는 간첩질 하고 다닌 폐급 하사로 찍혀서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능한 투명인간으로 남은 군생활을 보내고 제대함.


군대는 참 어메이징한 곳이야.....


이미 제대한지 오래되었고 오랫동안 봉인해두고 잊고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서 그냥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