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문제 있을 땐 美기업 투자 중단시킬 수 있어

반도체·AI·자동차 등 주요 산업 정조준

바이든 정부서도 첨단산업 투자제한 조치 추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 등에 투자하는 걸 제한하는 법안이 미 의회에 발의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중(對中) 첨단기술 분야 투자 제한 행정명령과 궤를 같이 한다.


10일(현지시간) 미 하원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로사 델라우로·빌 패스크렐 의원,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의원은 ‘특정 국가’ 등에 대한 핵심 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국가핵심역량보호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가핵심역량위원회를 만들어 핵심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해외 투자를 감독하도록 했다. 해외 투자가 국가 안보와 충돌한다고 판단될 때는 위원회가 투자 축소나 중단을 권고할 수 있다. 위원회가 금지한 투자 활동을 강행하거나 투자 사실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최대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국가핵심역량보호법에서 핵심산업으로 규정한 분야는 반도체와 AI, 양자컴퓨팅, 대용량 배터리, 핵심 광물·소재, 원료의약품(API·질병을 치료하거나 완화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효성분) 등이다.


법안은 규제 대상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정조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델라우로 의원은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기다릴수록 중국과 중국공산당에 더 의존하게 된다”고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통상전문매체 인사이드 US트레이드는 중국 외에도 러시아와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등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의회 움직임과 별도로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존스홉킨스대 강연에서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특정 기술에 대해 미국 기업이 특정한 형태의 해외투자를 하는 걸 제한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미국이 이런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다음 주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를 전후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노동총연맹(AFL-CIO)과 미국철강노동조합 등 노조단체들은 국가핵심역량보호법에 찬성을 표명했다. 반대로 미국 산업계에선 이 법안이 너무 포괄적이고 기업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화(bel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