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게 바그너가 필요한 이유
러시아의 잔인한 민병대를 지탱하는 숨겨진 권력투쟁
By 안드레이 솔다토프, 이리나 보로간
2023년 5월 12일
2023년 4월 모스크바,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율리아 모로조바 / 로이터
https://www.foreignaffairs.com/russian-federation/why-putin-needs-wagner

The hidden power struggle sustaining Russia’s brutal militia.
www.foreignaffairs.com
- 바그너 그룹이 푸틴에게 왜 필요한지, "쑈이구!!! 게라시모프!!!"를 외치고도 어떻게 무사할수 있는지를 분석한 포린어페어 기고입니다.
선요약
1) 바그너는 스탈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비밀스런 대외개입을 가리고자 만든 비공식 조직의 최신 버전에 불과하다.
2) 바그너의 창립 배경에는 GRU가 있었으며, GRU, FSB, 군부, 그리고 푸틴 자신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권력의 4개 축을 모두 살펴야 바그너의 역할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GRU는 현재로선 바그너가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
3) 푸틴은 집권 초기부터 군부를 통제하기 위한 시도로 친구 이바노프를 앉혔고 그다음엔 쇼이구를 앉혔지만, 잘 되지 않았다. 바그너는 군부에 대항하는 세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 프리고진 자신도 러시아 내에서 본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세력이 푸틴 자신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푸틴에 직접적으로 반기를 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애초에 군부에 대항하는 광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5) 전쟁 중, 그리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군부의 영향력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크렘린은 어용언론을 통해 바그너를 홍보하고 군부를 깎아내리고 있다.
6) 물론 이 효용성도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흐무트에서의 성과가 중요하지만, 푸틴은 실패한 관료(ex. 메드베데프) 또한 숙청하지 않고 곧장 재활용해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프리고진도 비슷할 수 있다.
(이하 본문)
5월 초, 러시아 국방부와 푸틴의 측근이자 PMC 바그너 그룹간의 긴장감이 터지고야 말았다. 몇 달간 바그너 그룹 병사들은 바흐무트 공방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었다.
이제 바그너의 전투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참을 만큼 참은 모양이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서 쓰러진 바그너 병사들의 시체에 둘러싸여있는 소름끼치는 영상을 공개했고, 쇼이구와 게라시모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프리고진은 즉시 더 많은 탄약을 제공하지 않으면,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부대를 철수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수많은 분석가들은 바그너 그룹과 크렘린 사이에 큰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프리고진이 러시아군 지도부 전체를 적으로 돌린 것으로 보았고, 이제 프리고진이 살 날도 손에 꼽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이틀 후,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을 바흐무트에서 철수시키겠다는 위협을 철회했고,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결된 것처럼 보이려고 했다. 그다음 프리고진은 새로운 영상을 올렸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익명의 “행복한 할아버지(happy grandfather)"를 겨냥해 비난하면서 모스크바에 있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러한 일련의 멜로드라마는 결국, 그 엄청난 손실에도 불구하고 바흐무트에서 진전을 보일 세력은 자신들밖에 없다는, 바그너 그룹 자신의 명성을 보전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 빠진 게 있다. 바로 푸틴이 프리고진의 기행(antics)을 용인한 이유, 그리고 바그너 그룹이 실제 러시아군 및 정보기관 계층(intelligence hierarchy)에서 차지하는 위치다.
사실 바그너 그룹이 중요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도 러시아 및 소련이 오랜 세월 비공식 세력에 의존해왔던 역사의 최신 버전에 불과하며, 이는 스탈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더욱이 바그너 그룹은 8년 전 돈바스 전쟁 당시 처음 우크라이나에 등장했고, 유산도 상당하다.
바그너 그룹은 오랜 세월 푸틴의 통치에 잠재적인 위협으로 여겨져온 군부(military) 통제에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서방의 추측과는 달리, 바그너 그룹은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전황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의 권력 역학에도 중요하다.
스탈린의 비밀부대
러시아 내에서 프리고진 및 바그너 그룹의 상대적 강점을 이해하려면, 러시아 국가기관(state)이 최소 4개 부분의 합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1) GRU로 알려진 군사정보기관, 2) 군부, 3) FSB로 알려진 국가보안기관, 4) 그리고 푸틴 자신이다.
GRU는 바그너의 창립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는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에 걸쳐 군사정보부가 겪은 격동의 개혁에 크게 기인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냈던 쇼이구의 전임자 아나돌리 세르듀코프(Anatoly Serdyukov) 하에서, 국방부는 군대 내 GRU의 역할을 줄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쇼이구는 노선을 변경했고, GRU에 새로운 자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조직은 전통적으로 GRU의 감독을 받던 스페츠나츠에서 새로운 인력을 모집해 강화되었다. GRU를 운영하는 장군들에게 있어, 스페츠나츠 출신을 더 많이 영입하는 게 이치에 맞았다. 당시 러시아군은 크림 반도 외에도 시리아 내전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
GRU는 전통적인 스파이 활동처럼 단순히 정보원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무장작전을 수행하는 "능동 정보(active intelligenc)"로 초점을 옮기고 있었다. 그 후 몇 년간 이 스페츠나츠 정신은 GRU 내에서 성장했으며, 스페츠나츠를 담당했던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Vladimir Alexeev) 장군은 GRU 제1부국장으로 승진했다.
"러시아는 스탈린 시절부터 비공식적이고,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deniable) 군대에 의존해왔다."
GRU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와중에, 바그너 그룹의 존재는 러시아 언론에 처음으로 보도되었다. 2015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반 독립 뉴스사이트 Fontanka.ru는 PMC 구성원들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ontanka는 또한 바그너 그룹의 주요 후원자는 프리고진이며, 스페츠나츠 사령관을 역임한 드미트리 우트킨(Dmitry Utkin)이 바그너 그룹의 군사작전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사실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GRU 내부에 바그너 그룹을 포함한 PMC 활동을 감독하기 위한 신규 부서가 창설되었다.
바그너 그룹의 존재가 처음 보고된 지 몇 달 후, GRU 내의 한 관계자가 우리에게 이 신규 부서의 존재를 확인해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개입을 공식적으로 부인할 때, GRU에게 있어 바그너 그룹의 존재는 여러모로 편리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 PMC 활용은 21세기 전쟁의 새로운 패턴에 부합한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PMC를 활용했으며, 바그너 그룹은 PMC 블랙워터(Blackwater)와 일부 유사점이 있다.
그러나 GRU에게 있어, 바그너 그룹은 크렘린이 전세계 분쟁에 개입할 당시 대리 세력을 사용했던 소비에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훨씬 더 오래된 전통의 연속이기도 했다. 2017년, GRU에 바그너 그룹 같은 PMC가 필요한 이유를 묻자, GRU 관계자는 "스페인 내전 당시 소련군이 위장했던 것과 같다”고 밝혔다.
소련 정부가 개입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스탈린이 1930년대 스페인 공화파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군사고문을 보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파견된 모든 소련군 장병들은 가짜 스페인어 이름을 받았다.
이 고문 중 한 명은 전설적인 소련 장교 하지 맘수로프(Hadji Mamsurov, 1903-1968, 오셰트인)였는데, 맘수로프는 스페인에서 산티(Xanti) 대령으로 알려졌으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로버트 조던의 캐릭터에 있어 모티브가 되었다고 추정된다. 2015 년, 마드리드 근처의 스페인 마을은 맘수로프의 후손 및 러시아 정부 관리가 참석한 기념식에서 산티 대령의 기념비를 공개했다.
소련과 러시아군 관계자들은 오랜 세월을 스페인 내전을 "좋은 전쟁"으로 여겼다. 소련군 병사들이 무솔리니 및 히틀러에 맞서 옳은 편에 섰다는 것이다. 공식 러시아 역사서에서 소련군의 스페인 개입은 나치 독일에 대항한 러시아의 기념비적인 투쟁, 대조국전쟁의 예고편으로 여겨진다.
크렘린이 또다시 파시스트와 싸우고 있다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은 GRU의 바그너 그룹 활용에 있어 편리한 핑곗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바그너 그룹에겐 그들만의 산티 대령도 있었다. 드미트리 우트킨은 가명(nom de guerre : 프랑스어)으로 바그너를 사용했으며 우트킨의 공적에는 시리아 내 러시아 용병을 지휘가 포함된다.
장성 통제(gaming the generals)
그러나 훨씬 더 복잡한 의문점이 있다. 바그너 그룹이 군부와 FSB 내에서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느냐다. 2015년 최초 등장 이후, 그리고 특히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바그너 그룹이 수행하는 군사작전의 성격은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
바그너 그룹은 비밀스럽고, 공식적으로 존재가 부정되는 대리 용병부대로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여러 국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대규모 군대로 발전했고, 자체적인 포병 및 공군을 보유하며, 결국엔 러시아 내 도시 거리에 거대한 모집 광고판을 설치하고 자체적인 선전영화 제작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본사 건물로 크고 반짝이는 타워를 세웠다. 또한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반역자 처형"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면서, 러시아군 내에서도 가장 잔인한 세력으로 악명을 떨쳤다.
프리고진이 군 지도부를 점점 더 대담하게 비난하자, 상당수 분석가들은 이게 얼마나 갈까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GRU는 여전히 바그너가 유용하다고 믿는 것 같다. 우리가 접촉한 GRU 내 스페츠나츠 출신 관계자는, GRU가 현재로썬 바그너 그룹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GRU의 지원조차도 프리고진에게 크게 보험이 되진 않는다. 푸틴 정권 하에서 GRU 지원이 그닥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던 사건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GRU와 스페츠나츠 부대는 강력한 체첸 출신 장군 루슬란 야마다예프(Ruslan Yamadayev, 1973-2009)가 운영하는 체첸의 대리 군사대대, 즉 “보스토크 대대”를 감독한 바 있다.
보스토크 대대는 효율적인 부대였고, 야마다예프는 GRU에 충성했다. 그러나 야마다예프 일족이 체첸 대통령 람잔 카디로프와 노골적으로 충돌했을 때, GRU의 비호만으로는 스스로를 보호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2008년 9월, 야마다예프는 벤츠를 타고 모스크바 연방정부 청사(White House : 1993년 헌정위기 당시 전차포 사격을 받았던 그 건물)로부터 불과 몇백미터 떨어진 신호등 앞에 서 있다가, 드라이브-바이 슈팅(drive-by shooting : 차량 타고 접근해 근거리에서 총알 뿌린 뒤 이탈하는 방식)으로 암살당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카디로프가 이를 지시했다고 믿는다.
국방부를 향한 신랄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재 프리고진은 군 내부에서 어느정도 지지를 받고 있다.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의 북동부(하르키우) 공세로 많은 점령지를 잃고 난 이후, 프리고진은 공개적으로 러시아군 지휘체계를 공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바옌코르(военкóр, voenkors : 종군기자)”를 포함, 검열이 심한 러시아 언론은 바그너 그룹 및 바그너의 우크라이나 활동 홍보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 결과 친크렘린 언론은 바그너 그룹의 투지(fighting spirit)를 찬양하는 바그너 그룹 장교와의 인터뷰를 계속해서 내보냈다.
지금도 러시아 언론의 친바그너 보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군 자체부터가 바그너를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에 따르면 바흐무트에서의 영상이 공개된 후, 군 지도부는 전직 우크라이나 주둔군 사령관이자 지금도 러시아군에서 가장 존경받는 장군 중 하나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을 임명, 바그너 그룹에 대한 탄약 및 물자지원을 감독했다.
프리고진에게 한 가지 강점이 있다면, 프리고진 자신을 제외하고는 바그너 그룹에 얼굴마담이 없었고, 러시아군 지도부는 이를 경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리고진은 자기 병사들을 러시아군에서 가장 유능한 전투부대라고 끊임없이 홍보해댔지만, 장교 및 야전사령관을 익명으로 유지하려고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우트킨이라는 이름조차도 일반 러시아인에게는 친숙하지 않으며, 바그너 그룹 병사 및 장교들은 바옌코르와의 인터뷰 와중에도 익명을 유지하고 있다. 바그너 그룹에 대한 군 지도부의 관대함은 중요하긴 하지만, 군이나 크렘린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순간, 그마저도 철회될 수 있다. 러시아군 장성들간엔 전우애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그너에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주요 정보기관 FSB의 입장이다. 전쟁 초반의 실수 이후, FSB는 최근 러시아 기득권층 내에서 입지 및 영향력을 되찾았다. FSB는 러시아 내 반발의 징후를 점점 더 공격적으로 진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FSB, 그 중에서도 군내 방첩부서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군대를 감시하고, 러시아 점령지역 내 모든 형태의 저항을 진압하는 임무를 맡았다. 바그너는 FSB 방첩부의 관할하에 있으며, 프리고진에게는 별로 위안이 안 되는 사실이다.
불량함(badness)의 효용성
그러나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에서 역할을 지속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푸틴 자신이다. 사실 프리고진이 군부 최고지도자 둘(쇼이구, 게라시모프)을 계속 공격하는 모습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 푸틴의 개인적 지원이 아니고서야 프리고진이 역할을 지속하는 게 설명이 안 될 지경이다. 하지만 프리고진이 푸틴에게 있어 가치있는 이유가 대체 뭘까?
그 이유는 푸틴과 러시아 군부간의 복잡한 관계에 있다. 집권 초기, 푸틴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군부를 통제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내부(in-house)에서 이루어지는 광대한 국가, 러시아의 군부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군대 중 하나로서, 전통적으로 외부세계에 자신의 활동을 최대한 숨기려 해왔다.
이는 의회, 법률집행기관 또는 언론을 통한 일반적인 형태의 정부 및 여론의 군부 통제가 러시아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집권 첫 10년간 푸틴은 전 KGB 장군이자 신뢰하는 친구 세르게이 이바노프를 국방장관으로 임명, 군 장악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2007년, 이바노프의 대규모 군사개혁 시도가 실패했음이 분명해지자, 결국 이바노프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푸틴은 이후 또다른 군 외부인사 쇼이구를 통해 더 많은 영향력을 얻으려 시도했다.
"프리고진은 푸틴 통치하의 러시아에서 사악한 궁정광대(court jester)처럼 행동할수록 오히려 좋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1년 이상 전쟁을 치른 지금, 푸틴이 쇼이구를 통해 이바노프 시절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더욱이 푸틴은 전시에 군부가 국가 내에서 더 많은 권력을 손에 쥐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푸틴은 전쟁이 오래 지속될수록 군부의 힘이 더 커지고, 자신이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푸틴은 위협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군부의 힘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군이 전장에서 거두는 전과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요소였다.
그 결과, 푸틴은 장성들을 통제하기 위해 점점 더 비정통적인 방법에 기댔다. 2022년 가을 이후, 푸틴은 바옌코르를 통해 군의 문제점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훨씬 더 중요한 요소는 바그너가 군부에 맞서는 균형세력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엄청난 사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고진에게 있어 이는 윈윈(win-win)이다. 프리고진으로서는 푸틴 자신 외에는 러시아 지배층 내에서 별다른 지원이 없기 때문에, 푸틴에게 정치적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푸틴은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프리고진은 GRU가 느슨하게 관리하고, 군대가 용인하며, 푸틴이 비호한다는 특별지위를 누리고 있고, 점차 중세화되는 크렘린 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지위를 지키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보건대, 프리고진이 가하는 충격적인 비난조차도 계획(design)의 일부일지 모른다.
프리고진이 사악한 궁정광대처럼 행동할수록 오히려 더 좋다. 이는 러시아 역사를 돌아봐도 친숙한 유형이다. 18세기, 차르 표트르 1세는 같은 이유로 자신만의 궁정광대 알렉산드르 멘시코프(Alexander Menshikov, 1673-1729 : 표트르 1세의 친구이자 최측근)를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대공으로 삼았다. 차르는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막대기로 구타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멘시코프는 차르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한가지 이해 못하는 점이 있다면, 푸틴과 프리고진이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러시아는 표트르 대제의 러시아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러시아 사회의 많은 부문, 특히 국가관료들은 공포와 혐오감을 품고 프리고진의 무모한 장난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 바그너 그룹은 그 어떤 러시아군 부대보다 더 많은 탄약을 소모하고 있으며, 이는 바그너 그룹이 프리고진이 약속한 바흐무트 공략을 수행해내는 한 정당화할 수 있다. 전황이 악화되면, 바그너가 수천명의 인명을 희생하고 막대한 양의 전쟁물자를 파괴한 수개월간의 이 엄청난 캠페인은 희소한 자원을 대규모로 낭비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바그너 그룹이 처참한 실패를 겪었다 해서, 푸틴이 이를 사형죄쯤으로 여길지는 또다른 문제다. 푸틴은 오랜 세월 실패한 관료, 정치인 및 기타 심복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왔다. 전 대통령 겸 총리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떠오른다. 다음은 프리고진 차례가 될 수 있다.
끝.
읽어줘서 감사.
하긴 차르정에는 광대가 필요하지
람잔이 다른 친 푸틴파 체첸세력을 암살하고도 건재한거 보면 자신을 향한 충성경쟁에 또라이짓거리를 하는것 까지도 용인하는거 같음.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니...
블옵의 페르세우스같은 놈들이란건데 정작 페르세우스하고 비교하니까 실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