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몇몇 사람들은 병사들 중 15~20%의 병사들만이 2차 세계대전에서 적극적으로 사격을 가했다는 주장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해당 주장은 S.L.A. 마셜 미군 중장이 처음으로 개진하였으며, 그로스만의 '살인의 심리학'을 비롯한 여러 저서와 '블랙 미러'와 같은 영상 컨텐츠에서 인용되어 가며 인지도를 키워가고 있다.


 확실히 해당 주장은 매력적이다. 병사들이 전투피로나 같은 인간이라는 종을 본능적으로 죽이기를 거부한다는 주장은 '싸우기를 망설이는 시민병사'라는 미디어에 써먹기 좋은 이미지를 제공해줄 수 있었고, 전투 외상으로 고통받는 군인들의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좋아보인다.


 하지만 해당 주장은 1980년대 들어 여러 학자들에 의해 비판받은 주장이기도 하다. 마셜은 수백 개의 소총병 중대들을 돌아다니며 한 전투에서 누가 발포를 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너무 짧은 인터뷰 기간과 후속 인터뷰 미비로 해당 데이터를 해석해 줄 자세한 맥락을 밝히는 것에는 실패했다. 때문에 발포를 하지 않은 병사들이 전술적, 지형적 이유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였는지, 고의로 인한 경우였는지에 대해선 마셜의 연구에서는 알 수 없다.


 연합군은 태평양의 빽빽하게 우거진 정글에서, 휘트르겐의 울창한 숲에서, 프랑스의 돌담들과 넝쿨로 둘러싸인 보카쥬 지형에서 심각하게 좁은 시야와 맞닥뜨려야 했고, 몇몇 병사들은 적 자체를 찾지 못해 사격을 할 수 없었다. 44년 6월 부터 45년 5월까지 100개 이상의 보병중대에서 지휘관들과의 인터뷰를 수행한 영국의 무기 기술 야전 참모단(Weapons Technical Staff Field Forces)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노르망디 해변에서 보카쥬의 울타리와 숲, 나무와 울타리로 뒤덮인 독일 지방에 이르기까지 병사들의 시야는 제한되었고..(중략) 부대들은 적을 가까이 유인하여 사격을 가해 기습 요소를 극대화해야 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선 보병들이 소총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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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적 요소가 아닌, 훈련 문제와 같은 경우에도 마셜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마셜이 조사하던 미군과 비슷한 시기, 비슷한 환경에서 싸웠던 캐나다군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캐나다군이 그리던 전술적인 이상형은 전장을 화력으로 지배하는 개념이 아닌, 통제되고 고도로 훈련되어 정확한 사격을 가해 적을 격퇴시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최전선의 보병부대들은 '적극적으로 사격'하기보다는 적을 지근거리까지 유인하도록 교육받았다. 


 적을 유인하기 까지 사격은 지양되었고, 적이 완전히 걸려들기 전의 사격은 오히려 아군의 위치를 노출시키는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캐나다군은 마셜이 주장하는 것 처럼 적은 발포자 비율에 고통받기 보다는 오히려 무분별한 발포로 골머리를 앓았다. 2차 세계대전 중 발행된 캐나다 육군의 훈련 관련 비망록에서는 병사들이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자주 발포 한다는 내용이 등장한 데 반해, 불충분한 사격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또한 사무엘 A. 스투퍼와 그의 팀이 2차세계대전의 사회 심리학적 연구를 위해 미군 병사들을 위해 실시한 경험이 없는 병사들이 자주 벌이는 실수들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분별한 사격'은 '전투에서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음'과 '얼어붙음'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저지르는 실수로 나타났다. 다른 출처들에서도 신참 병사들이 과도하게 사격하는 경향이 있으며, '방아쇠를 당기는 행복감'을 통제하기 위해선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이는 훈련을 통해 병사들의 발포 비율을 높여야한다는 마셜과 그로스만의 주장과는 사뭇 다르다.


 너무 적은 비율의 병사들이 적에 대해 사격한다는 마셜과 그로스만의 주장과는 달리 병사들은 발포에 대해 그다지 소극적이지 않았으며, 전술적, 지형적 요인으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비발포 비율'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씩 적었다. 


참고자료


Engen, R. (2011). SLA Marshall and the Ratio of Fire: History, Interpretation, and the Canadian Experience. Canadian Military History, 20(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