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당나라랑 바로 충돌해봐야 손해가 너무 크다고 굉장히 현실적으로 판단해서
적당히 '너님 킹왕짱인거 인정할테니 우리 고구려는 그냥저냥 이웃정도로나 대하셈' 모드로
국가를 지키려고 하니까 그거 갖고 연개소문이 트집 잡아서 반정해버리고 당나라에 대놓고
대결 모드로 가버린 것부터 망테크의 서막 아니었냐? 그때 안시성주 포함 변경백 입장인
귀족들이 일단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 내리고 참아가면서 당태종 공격 막았기에
망정이지 그때도 사실 까딱 했으면 당태종 선에서 고구려 작살도 가능한 상황 아니었음?
연개소문 사망 후 아들들끼리 벌어진 내분 때문에 고구려가 제대로 망조 걸린 것만 봐도
연개소문의 잘못이 확실히 있다는게 드러났었고
신라가 백제 공격에 못 견뎌서 광개토대왕때처럼 가드해달라고 사정하러 왔을때 일단 도와줄테니
그 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차츰 논의하자는 모드로 가도 되는데 대놓고 속내 말해서 김춘추가 하 ㅅㅂ
고구려하고도 말 못하겠다 결론 내리게 만든 일화 봐도 연개소문의 판단력이 그리 좋지는 않은건
확실해보임
기본적으루 부족국가체계를 6세기까지도 탈피 못한게 문제라고 봄
그거 감안해도 연개소문이 너무 대놓고 당나라를 적대한건 꽤 안좋은 의미로 놀라움 백제 공격을 가드해달라고 절망적인 심정으로 요청해온 김춘추를 안 좋은 의미로 놀라게 만들어버린 것도 그렇고
연개소문 개인도 안좋은의미로 놀랍긴 한데 일본에까지 전해진 내전소식같은걸 보면 나라 자체가 엔간치 씹창이어서 발생한 결과라고 봄
백제 상대로 싸우다 전사한걸로도 모자라 육시까지 당한 고국원왕때부터만 해도 군 최고 사령관 이미지를 많이 굳혀왔던 고구려 왕의 권위가 그리 강했던게 아니란 말임?
그럼 내전이 왜남
고구려의 내정에 관한 기록들이 많지 않아서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고구려의 관직들은 대게 아비의 관직을 자식이 세습하는 정치 구조가 꽤 오래 이어져왔음. 그리고 이런 정치적 지위를 세습한다는 건 마찬가지로 그 가문의 땅과 사병들 또한 세습한다는 것이고, 여기에 정치적 배경까지 세습한다는거니. 이런 놈들이 한두놈도 아니고 정치집단에서 이런 놈들이 바글바글하면 말 그대로 서방의 봉건제 국가와 비슷할 정도로 따로국밥 성향이 강했다고 볼 수 있음. 이런 구조에서 내전이 안터지는게 사실 더 드문 일이긴함.
그냥 애초에 중앙집권화가 약하고 워낙에 지방부족세력들이 강해서 내분이 끊이질 않았음
연개소문이 반정하면서 갈린 귀족들이 많아서 그 뒤에 당과의 전쟁에서 재대로 집중이 안되었다는 이야기도 꽤 설득력 있다고 봄. 어찌되었든 귀족들 중심으로 병력들이 모여야되는데 절반은 갈렸으니
고구려가 뭔 짓을 했어도 이미 당나라와 멸망전 뜨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음. 중원 통일 후 얻은 막강한 국력 + 고구려를 제외한 주변국들 대부분을 복속시킨 상황을 생각하면, 당나라 황제가 야심 안 갖는게 이상한 거지. 정복 전쟁에서 '상식'을 찾으면 안 됨. 나치는 뭐 상식적이라서 폴란드 때리고 벨기에를 넘었겠음?
당나라 입장에서 고구려는 신라나 백제가 그랬듯, 알아서 숙이고 들어간다고 봐줄 수 있을 만한 체급이 아니었음. 수나라 때 113만명씩 동원해서 아예 총력전을 걸었을 정도로 반드시 없애야 할 가상적국 1순위였지. 후대의 발해처럼 토번 같은 만만치 않은 세력이 서쪽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으면 모를까. 상대가 치겠다고 작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쟁을 피하겠음?
당태종 이세민, 소정방, 설인귀라는 당나라 올스타 멤버에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전성기 당나라군 수십만을 상대로. 1차, 2차, 3차 전쟁을 치루면서 적어도 자기 생애엔 나라 망하는 꼴을 안 본 것만 평해도 연개소문은 할만큼 한 거임. 오죽하면 중국에서 연개소문을 귀신, 마왕 취급하는 경극을 만들어 기렸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