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의 주 임무
1.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본국 보호
스페인 아르마다와 전투 중인 영국 함대(16세기 작자미상)
영국 해군의 최우선 임무는 본토 침공을 방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영국 본토를 침공할만큼 대규모 함대가 출항하려면 네덜란드와 플란더스 지방, 혹은 프랑스의 항구들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 1세(재위 1558~1603년) 이후 영국은 유럽 본토의 강대국이 이 항구들을 장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지했습니다. 또한 영국 해군 역시 영불 해협과 남부 해안에 가장 큰 규모의 함대(West Squadron)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자국 해안을 순찰했습니다.
2. 적 함대를 항구에 봉쇄
툴룽 항구 봉쇄 1810-14 (1813년, Thomas Luny작)
적의 공격을 방어하려면 적의 위치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적 함대의 위치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유럽 국가들은 16세기 이후부터 전 세계 바다를 누벼왔습니다. 적 함대가 항구를 떠나 출항하고 나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나타나 공격해 올 수 있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 함대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영국 해군은 적국 항구를 봉쇄해 적 함대를 가두어 놓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봉쇄된 적 함대는 항구에서 나가려면 아군 함대와 싸울 수 밖에 없어 발이 묶여 버리고, 반대로 아군은 함대가 발이 묶여 무방비한 적국을 어디든 자유로이 공격할 수 있게 되어 주도권을 갖게 됩니다. 실제로 나폴레옹 전쟁기 동안 영국해군은 프랑스의 주요 군항 브레스트(1793~1815), 툴룽(1810~1814)등을 철저히 봉쇄해 제해권을 확보했습니다.
3. 자국 상선 보호
17세기 유럽은 전 세계와 무`역을 했고, 이는 영국이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동인도 회사는 중국과 인도, 또한 해외에 확보한 자국 식민지와도 활발한 무`역을 하였고, 영국 해군 역시 자국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에 군함을 파견했습니다. 이 전략을 "Permanent Presence at Sea"라 부르는데, 파견된 군함들의 주요 임무는 해적과 적 해군, 혹은 사략으로부터 자국 상선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해상봉쇄를 선언했지만 오히려 영국에 봉쇄당한 나폴레옹을 풍자한 만화.
해외 무`역을 장악한 영국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무`역 의존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장악한 후 영국을 상대로 대륙 봉쇄령을 내렸을 때에도 더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은 오히려 영국이 아닌 나폴레옹 통치 하 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는 무`역 봉쇄로 경제 붕괴 위기에 처하자 대륙봉쇄령을 어기고 무`역을 재개하였고, 나폴레옹은 이를 빌미로 1812년 러시아를 침공하게 됩니다. 영국에 대한 무`역 의존은 러시아 외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당장 프랑스 군 군복 역시 영국에서 수입된 직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었고, 영국군과 전투 중인 프랑스 군 장교들조차 영국 장교들에게 런던 신문을 부탁해 받아 자신이 투자한 영국 주식 현황을 확인하곤 했습니다.(혁명 이후 프랑스는 몰상식한 통화정책으로 경제가 붕괴하였고, 여기에 나폴레옹이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자 때문에 금본위제의 기본규칙인 액면가만큼 금으로 태환해 준다는 것조차 무려 1797년부터 1821년까지 중지시는 바람에 프랑스는 국채조차 아무도 사지 않는 국가 신용불량 상태가 되었습니다)
4. 육군의 해외 작전을 지원
카리브의 프랑스 식민지 마르티니크를 점령하는 영국군(1809)
해군으로는 제해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식민지를 건설하고 해외에서 적극적인 군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육군 병력의 파병이 필요합니다. 영국 육군은 적국 식민지 공격 등을 위한 단기 원정, 새로운 식민지 확보 및 점령을 위한 원정, 나폴레옹 전쟁이나 미국 독립 전쟁 등 장기 원정 등을 수행했는데, 이는 모두 영국 해군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5. 적 함대를 공해 상으로 끌어내 격파
항구 봉쇄를 통해 적 함대를 묶어 놓는 것도 좋지만 그 함대를 격파하면 항구를 봉쇄하느라 아군 함대를 배치할 필요도 없겠죠. 17세기 이후 영국은 지금의 미국같은 초강대국이었습니다. 영국은 자신들의 초강대국 지위가 제해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고, 해군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타국 해군과 영국 해군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되었고, 이에 적 해군은 봉쇄를 당해 발이 묶여도 항구에서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영국 해군은 가능하다면 적 함대가 항구에서 벗어나 공해 상으로 나오게 하여 이를 공격해 격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른 연재글 모음 : https://gall.dcinside.com/m/ttwar/584380
https://ospreypublishing.com/us/royal-navy-17931815-9781472802002/
The Royal Navy 1793–1815The Royal Navy 1793–1815ospreypublishing.com참고자료
The Royal Navy 1793-1815(Gregory Fremont-Barnes), wikipedia, 나폴레옹 시대의 채권 투자 이야기, Historic-uk.com
나폴레옹 전쟁 관련 정보글은 무조건 개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