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로스의 아시아 원정(페르시아 전쟁)은 아버지 대부터 준비해오던 사업을 이어받은 것. 즉 필리포스 2세 때부터 아시아 원정은 이미 가능성이 있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였음. 이는 실제로도 딱히 과대망상이 아니었고 소아시아에서 마케도니아는 필리포스 2세 생전에 페르시아 군에 대해 상당한 우세를 기록했으며 상대 지휘관이 그리스 계일 때에 패퇴했음.


페르시아에 대한 그리스 중장보병의 군사적 우세는 이미 일전 아나바시스로 알려진 그리스 용병대의 탈출 사건으로 전례가 있었음. 크세노폰이 이끄는(처음부터 이끌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리스 용병단은 페르시아의 내전에 참전함. 첫 전투에서 그들이 지지한 세력이 패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용병단은 페르시아 심장부에서부터 소아시아를 거쳐 그리스까지 우직하게 철군을 성공해 반수 이상 살아돌아온 것.


이렇듯 소아시아와 발칸에서 오랜 동안 실전 경험을 다져온 헬레네스의 전투력은 알렉산드로스의 극적인 페르시아 전쟁 이전부터 이미 그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음. 이렇게 오랜 세월의 분쟁을 겪으며 다져진 힘은, 훌륭한 지휘관의 아래 하나로 뭉쳐진다면 언제든 부가 풍부한 아시아를 향해 분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


딱히 알렉산드로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지휘 역량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 알렉산드로스는 실제로 천재적인 지휘관이었음. 다만 좀 더 긴 역사적 맥락에서 페르시아 전쟁이라는 사건을 본다면, 이 전쟁의 결과에 대한 찬사를 알렉산드로스 1인의 천재성에 바치는 것은 역사적이라기보다 영웅주의에 가까운 해석법일지도 모름. 군갤에서는 한 인물의 전술 내지 전략에 집중하다보니, 즉 인물에 포커싱을 맞추다보니 인물 1인에 집중한 역사관이 만들어지기 쉬운데, 조금 눈을 돌려서 이러한 거대한 사건의 주변부를 본다면, 실제로는 이 사건에 관여한 여러 객관적 요인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임.